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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명희 기자의 스타건강학

생활 운동으로 건강 다지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

빠르게 걷기,스트레칭…

글·김명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헤어 & 메이크업·파크 끌로에(02-518-4004) ■ 코디네이터·박미순 ■ 의상 & 소품 협찬·YK038(02-3442-0151) 르꼬끄스포르티브(02-548-3956) 쿠가이(02-541-1522) ■ 장소협조·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02-455-5000)

2006. 12. 22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 뮤지컬 ‘서브웨이’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그를 만나 쌍둥이 딸을 키우면서도 누구보다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치는 강한 체력과 날씬한 몸매 비결을 들어보았다.

생활 운동으로 건강 다지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가야금홀에서 공연 연습을 하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40)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난다. 경쾌한 몸놀림이 20대 못지않다. 가녀린 몸 어디에서 저렇게 강한 에너지가 뿜어져나오는지 놀랍기만 하다.
“뮤지컬 배우는 쉴 새 없이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수죠. 제가 몸이 약해 보여도 젊은 친구들보다 체력이 강할걸요.”

Beauty · Health Secret
“공연 연습 전 스트레칭으로 몸매 가꾸고 빠르게 걷기와 콩 요리로 골다공증 예방해요”
20대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그는 뮤지컬 연습이 최고의 운동이라고 한다. 하루 6시간씩 공연장을 뛰어다니며 노래하고 춤추다보면 자연스럽게 전신운동이 된다는 것. 또 연습을 시작하기 전 30분 동안 다른 배우들과 체력보강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연습 전에 하는 스트레칭이 몸매를 잡아주는 데 아주 효과적인 것 같아요. 연습이 없는 날에도 집에서 혼자 스트레칭을 하는데 찌뿌드드하던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끼죠.”
평소에도 그는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운동을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공놀이를 좋아해 연애 시절엔 남편 주원성(42)과 “같이 놀기 위해” 탁구와 당구를 배웠고 요즘엔 시간이 날 때마다 동료들과 스쿼시를 한다고.
“근력을 키우는 데는 헬스가 좋다는데 저는 외롭고 지루하더라고요. 운동도 재미가 있어야 계속할 마음이 생기잖아요. 달리기도 그냥 하면 금방 지치지만 공을 쫓아서 뛰면 재미있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몰라요.”

생활 운동으로 건강 다지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

무대 위를 휘젓고 다니는 그를 보면 ‘타고난 춤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는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학창 시절엔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해 쩔쩔 매는 ‘몸치’였다는 것.
“공이 저를 향해 날아올 때마다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는데 어느 순간 용기를 내서 한번 받아봤더니 아프지만 쾌감도 있고 흥분이 되더라고요. 그 뒤로 공으로 하는 운동에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폐경기 여성들의 심리를 경쾌하게 그린 뮤지컬 ‘메노포즈’에 출연했다. 극 중에서 폐경 뒤 골다공증에 걸려 글루코사민을 끼고 사는 이혼녀 역을 맡았던 그는 그 영향으로 골다공증 예방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빠르게 걷기와 고른 영양 섭취가 그가 일러준 비결.
“근력운동과 함께 빠르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골밀도가 낮아지는 걸 예방할 수 있대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 외출할 땐 걸어서 다녀요. 걸음은 원래 빠른 편이지만 더 빨리 걸으려고 노력하고요. 음식은 살림을 도와주시는 시어머니 덕분에 늘 건강한 식탁을 접할 수 있어요. 어머니가 청국장, 된장찌개 등 콩 요리를 즐겨 만들어주시는데 콩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아주 좋대요.”
날씬한 그도 다이어트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을까. 그는 “20대 때는 지금보다 몸무게가 더 나갔지만 일부러 살을 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때는 지금보다 살집이 있었지만 일부러 다이어트를 할 생각은 안 했어요. 뮤지컬 배우는 어느 정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살을 빼면 힘이 달리거든요. 지금도 근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는 거지,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을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공연을 쉴 때 살이 좀 붙는다 싶으면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죠.”

My Job · Sweet Home
“불임 극복하고 인공수정으로 얻은 쌍둥이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90년 ‘캣츠’ 공개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전수경은 ‘뮤지컬 전문배우 1세대’로 불린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학창 시절에는 대학가요제에 출전, 동상을 받았을 정도로 다재다능했지만 175cm의 큰 키가 늘 콤플렉스였다고.
“원래는 연기자가 꿈이었어요. 체격이 작고 예쁘장했더라면 아마 연기를 했을 거예요. 하지만 키가 커 연기는 부담스럽더라고요. 우연한 기회에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수상을 하고, 노래를 하는 뮤지컬을 하니까 제가 더 부각이 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도 큰 키는 한동안 콤플렉스였죠. 다른 여배우들이 하이힐을 신을 때 저만 굽이 없는 고무신을 신어야 했고 무대에 서면 남자 배우들과 키가 똑같아서 스스로 위축될 때가 많았어요. 다행히 ‘코러스 라인’에서 노래가 많은 비중 있는 조연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죠.”
이후 그는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스’ ‘라이프’ ‘키스 미 케이트’ 등 굵직한 공연의 주연을 맡아 맹활약을 해왔다. 그가 배우로 성장하는 사이 한국 뮤지컬로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데뷔 초창기 때는 번역가가 없어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번역하기 일쑤였고, 공연 전날까지 무대가 준비 안돼 ‘여기 계단이 있다고 치고~’ 연습하다가 공연 당일에 실수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어요. 요즘엔 그런 일은 없으니 행복하죠. 배우나 관객 수준도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웬만한 공연은 거의 다 섭렵한 베테랑 배우인 그도 가끔은 실수를 할 때가 있다고 한다.

생활 운동으로 건강 다지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

전수경은 11월24일 막을 올린 뮤지컬 ‘서브웨이’를 통해 여러 뮤지컬의 인기곡을 들려주고 있다.


“얼마 전 ‘맘마미아’ 공연 때 무대 위에서 스커트가 벗겨졌지 뭐예요.(웃음) 우아한 척하면서 몸을 한번 튕기고 퇴장하는 장면이었는데 갑자기 관객석에서 ‘우~와’ 하는 함성이 들리는 거예요. 돌아보니 제가 입었던 랩스커트가 무대 위 저만큼 떨어져 있고 전 속에 입은 수영복 차림이더라고요.”
순간 그는 ‘무대에 다시 나가 스커트를 주워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그냥 들어갔다고 한다. 실수조차 여유롭게 넘길 만큼 연륜이 쌓인 전수경. 무대를 집처럼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그가 뮤지컬 배우 주원성과 결혼한 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남편과는 90년 ‘캣츠’ 공연 때 처음 만나 3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키가 크지 않은 편인 주원성은 “나는 꼭 너와 결혼할 거야, 2세는 키가 커야 되거든”이라는 말로 프러포즈를 대신했다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시원시원하고 유머러스한 성격도 좋았고…. 다만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외출할 때 저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는 게 좀 불만이지만요.(웃음) 결혼 후 같은 공연에 출연한 적이 많지만 서로 실수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아요. 칭찬해주고 더 잘하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편이죠.”
불임을 극복하고 9년 만에 인공수정으로 얻은 다섯 살배기 쌍둥이 딸 지온이와 시온이는 그의 가장 소중한 보석. 1분 간격으로 태어난 두 딸은 외모와 성격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한다.
“지온이는 A형에 곱슬머리, 오른손잡이인 반면 시온이는 B형에 직모, 왼손잡이예요. 또 지온이는 고집에 세서 절대 양보를 하지 않는 반면 시온이는 ‘엄마는 착한 어린이가 좋아’라고 하면 금방 포기하고 양보하는 성격이죠. 하나가 장염으로 설사를 할 때 다른 하나는 변비로 고생하기도 하고…. 쌍둥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다를 수가 없어요.”
여느 맞벌이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만만치 않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엄마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아 공연장마다 ‘두 팔로 아이들을 안고 몸이 부서져라’ 끌고 다니기도 했는데 다행히 요즘은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고 놀 만큼 커서 약간의 해방감을 느낀다고.
“한번은 제주도 공연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 공연장 구석에 두고 연습하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울어대던지…. 저도 같이 목 놓아 엉엉 울었어요.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아이들도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요즘엔 ‘엄마, 우린 가면 안 되지? 그럼 풍선껌만 사주고 가’라고 말할 정도예요.”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요즘 ‘예쁜 처녀가 되고 좋은 남자 많이 만나고 시집가서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할 만큼 깜찍한 구석이 있다고 한다. 그는 “해준 것도 없는데 부쩍부쩍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라며 “아이들이 커서 무엇이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ind Control
“캐스팅에서 제외됐을 때 정리해고당한 것 같았지만 그로 인해 인생의 지혜를 배웠어요”
배우생활을 하며 그 역시 크고 작은 시련에 부딪힌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됐던 건‘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격언이었다고.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 한 공연이었는데 앙코르 공연 캐스팅에서 빠진 적이 있어요. 직장인으로 말하자면 정리해고된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 일이 생기면 세상이 멈추고 다른 사람들 모두 나를 위해 뭔가를 해줄 줄 알았는데 세상은 그냥 돌아가고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사람도 없더라고요.(웃음) 그 일을 겪으면서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저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어요.”
전수경은 지난해 남편과 함께 ‘한뼘 드라마’에 출연, 드라마에 데뷔한 데 이어 내년 봄 개봉하는 영화 ‘최강 로맨스’에도 캐스팅됐다. 뮤지컬 배우로서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다른 일에 도전, 활동 영역을 넓힘으로써 한계를 극복해나갈 생각이라고.
“중년 여배우 홀리 헌터가 언젠가는 “이 나이가 되니 이제야 연기가 뭔지 알겠는데, 역할이 줄어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중년을 위한 배역이 많지 않은데다 그마저도 어린 배우를 찾기 때문이죠. 저 역시 그런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드라마나 영화 등 할 일은 얼마든지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대사가 주어지는 것과 달리 자기가 주인이 돼 방송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라디오 진행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는 11월24일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서브웨이’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서브웨이’는 거리의 악사들이 지하철을 타고 뉴욕, 런던, 서울,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을 여행하며 ‘뮤지컬 모험’을 즐긴다는 내용. ‘맘마미아’ ‘시카고’ ‘에비타’ 등 인기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를 들을 수 있고 특히 실물 크기의 런던 지하철이 등장해 볼거리를 선사한다고 한다. 그는 “‘서브웨이’는 한무대에서 여러 뮤지컬의 인기곡들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커스와 삼바 원형곡예, 비보이(B-boy)의 브레이크 댄스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어 그동안 뮤지컬 공연에서 소외됐던 중장년층들이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습하랴, 공연하랴, 쌍둥이 딸 키우랴, 남들보다 몇 배 바쁘게 살지만 늘 활력이 넘치는 전수경. 그는 진정 아름다운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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