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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달리기 건강법

52세 나이로 100km 울트라 마라톤 여성부 1위 차지한 김순임

기획·구가인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2006. 04. 06

42.195km가 성에 차지 않아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아줌마, 김순임씨. 달릴 때는 힘들지만 한계를 극복했다는 쾌감 때문에 또다시 달리게 된다는 그를 만나 52세의 나이에도 날씬한 몸매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배워봤다.

52세 나이로 100km 울트라 마라톤 여성부 1위 차지한 김순임

지난 2월 경남 고성에서 열린 100km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서 11시간23분30초의 기록으로 여성부 1위를 차지한 김순임씨(52). 사람들은 그를 보고 두 번 놀란다. 처음에는 그가 대회에 참가한 11명의 여성 중 최고령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그 다음에는 스물넷, 스물다섯 살 두 아들을 둔 아줌마임에도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 놀라는 것. 실제로 160cm에 55kg, 보기 좋게 근육이 붙어 탄력 있는 몸매에 긴머리를 하나로 묶고 달리는 그의 뒷모습은 결코 아줌마스럽지(?) 않다.
“등산이나 수영도 했지만 마라톤을 시작하면서부터 몸매가 더 단단해지고 보기 좋게 라인이 생긴 것 같아요. 가끔 혼자서 달릴 때면 총각들이 ‘아가씨’로 착각하고 쫓아오기도 하죠(웃음).”
김순임씨는 하루 1시간씩 한강 둔치를 뛴다. 지난 겨울 영하 15℃에 이르는 맹추위에도 달리기를 거르지 않았다는 그에게 달리기는 밥 먹고 잠자는 것과 같은 하루 일과인 셈.
“2000년 4월, 경남 통영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이사왔어요.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서울에서 근무를 하게 됐거든요.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심심했어요. 서울에 아는 곳은 시집밖에 없어서 외롭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이웃집 문을 두드리며 ‘놀자’고 말할 성격도 못 됐던 그가 선택한 것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달리기. 김순임씨는 그해 5월부터 매일 1시간씩 중랑천 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2000년 6월 임진각에서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렸어요. 신문에서 보고 ‘참가나 해보자’ 하는 생각에 신청하고 무작정 뛰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4등을 했어요. 폼이 좋다며 누구에게 배웠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고요.”
그때까지 김순임씨는 달리기에 관련된 책을 사 보거나, 전문가에게 자세 교정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저 운동화 끈 동여매고 모자 눌러쓰고 단순무식하게 달렸던 것. 내친김에 그해 10월에는 춘천 마라톤 풀코스 대회에 도전했고, 3시간52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입상권에는 못 들었지만, 첫 도전치고는 좋은 기록이었다. 이듬해인 2001년 같은 대회에 도전한 그는 3시간30분대를 기록했다. 그 이후부터 김순임씨는 집안 행사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달렸고 주말에는 전국을 돌며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대회 신청을 안 하면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하는 식으로 늘어지면서 연습에 게을러져요. 하지만 대회를 앞두면 목표가 있으니까 긴장하게 되고 연습도 집중해서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한 달에 여덟 번이나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적도 있다고 한다. 토·일요일마다 대회에 출전했던 것.
“오전 9시나 10시쯤 대회가 시작해 하프는 1시간 30분, 풀코스는 3시간 30분이면 끝나요. 대회를 마치고 점심식사하고 집에 오면 가뿐하게 하루를 마치죠.”

“친구들은 모두 골다공증, 갱년기 증세 등으로 고생하지만 저는 흰머리도 없어요”
그가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처음 도전한 2004년 8월. 당시 울트라 마라톤 붐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그해 여름 날씨가 너무 더워 낮이 아닌 밤에 뛰는 울트라 마라톤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그는 12시간을 조금 넘는 기록으로 여성 참가자 중 2위로 들어왔다.
“원래는 딱 한 번만 할 생각이었는데 그 다음 달에 양양에서 열린 ‘설악컵 국제울트라 마라톤대회’에도 출전했어요. 밤 9시 남대천 둔치에서 출발, 100km 코스를 달렸는데 13시간13분20초를 기록해서 여자로는 1위, 전체 순위로는 14위로 골인했죠.”
초콜릿과 비타민, 음료수 한 병이 든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도로는 물론 산길을 뛰어다녔고, 눈을 비비고 볼을 꼬집어가면서 잠과 싸웠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뛰게 만드는 걸까.

“울트라는 하프나 풀 코스를 뛸 때와 또 다른 묘미가 있어요. 하프나 풀은 1위로 들어가기 위해 옆에 사람이 쓰러져도 그냥 지나가요. 하지만 울트라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기 때문에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누고 힘들어하면 배낭에 있는 간식을 꺼내서 서로 나눠 먹으며 격려 해준다는 점에서 인간적이에요. 게다가 완주를 할 때마다 한계를 넘어섰다는 성취감도 크고요.”
그래서일까. 대회를 끝내고 나면 발톱이 서너 개 빠지고, 너무 힘들어 매번 “또다시 (울트라 마라톤에) 출전하면 성(姓)을 간다”고 말하지만 김순임씨는 울트라 마라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그는 달리기를 하면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며 주부들도 달리기에 빠져볼 것을 권한다.
“제 친구들은 모두 골다공증이다, 갱년기다 해서 골골하는데 저는 그런 걱정을 안 해요. 염색을 하지 않아도 흰 머리카락이 없고요. 게다가 어느 집이건 걱정거리 한 가지씩은 있잖아요. 주부들은 늘 걱정거리를 껴안고 사는데 달리기를 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응어리를 풀 수 있죠.”

김순임씨 조언! 달리기 이렇게 해야 해요~
어떤 신발과 옷차림이 좋을까

52세 나이로 100km 울트라 마라톤 여성부 1위 차지한 김순임
매일 달리기를 연습하려면 좋은 러닝화를 구입하는 게 좋다. 특히 초보자일 경우 관절과 인대가 단련되지 않은 만큼 충격 흡수를 잘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발이 부어 있는 오후에 신발가게에 가 신어본 후, 쿠션이 좋은 신발을 고른다. 너무 두꺼운 신발은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30mm 정도가 적당하다. 발끝은 1cm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며 발과 발등 사이가 느슨하면 물집이 생기고 너무 조이면 혈액순환이 나빠져 피곤해지기 쉬우므로 이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

옷차림은 가볍고 뛰기 좋은 것이면 된다. 하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 면 100%의 옷은 팔다리에 휘감겨 달릴 때 불편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대신 쿨맥스 소재 옷이 습기를 빠르게 배출시키고 잘 마르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 또 햇빛으로부터 눈이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나 챙이 달린 모자를 착용하고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바르는 것은 필수. 반면 겨울철에는 차가운 바람으로부터 근육을 보호해줄 수 있는 차림이어야 한다. 일반 훈련복에 방풍을 위해 윈드브레이커나 재킷을 입고, 롱 팬츠를 덧입어 보온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속에 레깅스나 타이즈를 신어도 좋고 모자, 장갑, 마스크, 목도리도 챙겨야 한다.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려도 되나

52세 나이로 100km 울트라 마라톤 여성부 1위 차지한 김순임
빠르게 걷기부터 시작해서 충분히 워밍업을 거친 후 본격적인 달리기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비만인 여성은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기초체력을 충분히 쌓은 후 달려야 무릎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처음 걸을 때 자세가 중요하다. 걷기의 경우, 어깨를 뒤로 해 가슴을 펴고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준다. 턱은 가슴 쪽으로 살짝 당기고 시선은 20~30cm 앞을 보고 바른 자세로 걸어야 척추가 곧아져 심장기능이 강화된다. 또 팔은 양손에 주먹을 가볍게 쥐고 가슴 앞에서 모아지도록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발은 양 발의 엄지발가락과 뒤꿈치 안쪽이 스칠 정도로 옮기는 일자걸음이 몸에 배도록 연습한다. 매일 30분씩 1주일 이상 빠르게 걷기를 연습한 후 달리기에 들어간다. 운동의 강도는 맥박수를 재 ‘220-내 맥박수의 60% 수준’에서 차츰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500m를 달려서 숨이 차고 힘들면 60% 정도인 300m를 2~3주 정도 달려본다. 달리고 난 후 피로가 2~3일간 유지되면 운동 강도를 조금 더 줄인다. 1주일에 3~4회, 처음에는 1회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5분 이상 몸을 풀어주는 것은 기본. 머리는 숙이지 않고 70~80m 전방을 보며 가슴을 펴고 자세를 바르게 해 지면과 수직을 이루게 한다. 양쪽 발과 무릎은 나란히 가볍게 스치듯이 평행 이동한다. 장거리 달리기의 경우 뒤꿈치가 지면에 먼저 닿고, 다음에 발의 가운데 부분, 마지막으로 발의 앞부분이 지면을 차고 나가도록 한다. 호흡은 복식으로 길고 깊게 한다.

장소는 어디, 시간은 언제가 좋을까

처음에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의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 주변의 장소를 이용한다. 초보자의 경우 학교 운동장의 흙길은 관절에 부담을 덜 줘 좋다. 운동장을 달릴 경우 2~3바퀴에 한 번씩은 달리는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한쪽 방향으로만 달리면 한쪽 다리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 코스를 두세 개 정도 확보해 다양한 곳에서 달리는 것도 매너리즘 탈피를 위해 좋은 방법이다. 운동시간이 언제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새벽은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 바람직하지 않으며 혈압이 올라가는 아침보다는 오후나 저녁이 좋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같은 강도로 달릴 경우 아침에 가장 많은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김순임씨의 경우, 오전에 운동 하는 편이다. 개운하게 운동을 하고 오후에 볼일을 보면 하루를 알차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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