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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첫아이 낳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김주하

“결혼과 임신을 경험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 깨닫고 있어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ㆍ조영철 기자

2006. 03. 08

오는 6월 출산 예정인 MBC ‘뉴스데스크’ 김주하 앵커. 기자와 앵커를 겸하고 있는 그는 봄 프로그램 개편에 맞춰 앵커직에서 물러나 기자로 취재활동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를 가진 후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는 김주하 앵커 프라이버시 인터뷰.

오는 6월 첫아이 낳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김주하

지난 6년간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온 김주하 앵커(33). 지난 2월 초 여의도 MBC 본사에서 임신 7개월에 접어든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아랫배가 제법 불룩하게 불러 있었다.
“입덧을 안 해서 그런지 벌써 몸무게가 12kg이나 늘었어요. 5개월 때부터 ‘만삭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만큼 배가 많이 나왔죠(웃음).”
97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0년부터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온 그는 지난해 6월 기자직으로 직종을 바꿔,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3월 보도국 개편에 맞춰 앵커에서 물러난 후에는 당분간 기자로만 활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출산 후 앵커로 돌아올지, 기자로 돌아올지는 회사 방침에 따르겠지만 앞으로는 어느 한쪽에만 집중할 계획이에요. 그동안 둘을 겸하면서 어느 한쪽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컸거든요.”

“뉴스 진행할 때 아이가 발로 톡톡 차면 ‘이 녀석아, 가만있어’ 하며 달래요”
김주하 앵커는 지난 2004년 10월 외국계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강필구씨(36)와 결혼했다. 아이를 좋아하는 남편은 임신 사실을 알고 난 후 육아책 10권을 한꺼번에 선물할 만큼 기뻐했다고 한다. 그는 계획에 없던 임신이라 얼떨떨했는데 남편과 시어른들이 눈물을 흘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임신을 실감했다고 한다. 양가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 서로 봐주겠다며 기분 좋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사실 저는 병원 가는 날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만큼 일에 쫓기면서 살아요. 지금이 정확하게 몇 주인지 모를 정도니까요. 오히려 남편이 육아책을 읽고 제게 정보를 주는 편이죠.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요. 남편이 아이를 좋아해서 셋은 낳아야 할 것 같아요. 그나마 많이 양보를 한 게 그 정도예요(웃음).”

임신한 몸으로 날마다 뉴스를 진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임신 후에도 오전 8시에 꼬박꼬박 출근해서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야 퇴근하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더군다나 뉴스를 하다 보면 험한 소식을 접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그만의 태교법이 궁금했다.
오는 6월 첫아이 낳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김주하

남편 강필구씨는 그의 임신 사실을 알고 육아책 10권을 한꺼번에 선물할 만큼 기뻐했다고 한다.

오는 6월 첫아이 낳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김주하

지난 2월 초 MBC가 마련한 ‘시청자와의 만남’ 시간에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젊은이들과 자리를 함께 한 김주하 앵커.


“뉴스를 진행하다 보면 배 속의 아기가 툭툭 발로 차는데 그럴 때마다 ‘이 녀석아, 가만히 있어’라며 달래죠. 임신을 하면 하루 10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고 하던데 저는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틈만 나면 자려고 노력해요. 하루 4,5시간밖에 못 자거든요. 또 원래 고등학교 수학문제 풀기를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단원씩 풀곤 하죠. 엄마가 뉴스를 많이 접하고 수학을 좋아하니까 ‘논리적인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웃음).”
그는 임신 후 가장 힘든 일 가운데 하나로 옷 입는 문제를 꼽았다. 임부복은 거의 원피스 스타일이라 뉴스 진행에 맞는 의상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오는 6월 첫아이 낳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김주하

“오늘 입은 옷도 어제 뉴스를 마치고 동대문시장에 가서 구입한 거예요. 제 경우는 뉴스를 진행할 때 상반신만 보이니까 윗옷만 협찬을 받고 밑에는 주로 편한 바지를 입는데 임부복이 대부분 원피스 스타일이다 보니 그게 가장 불편하더라고요.”
지난 1월까지는 의사가 당장 일을 그만두고 쉬라고 경고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어 한시름 놓고 있다는 김주하 앵커. 그는 결혼 후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는 결혼 전에는 ‘일이 곧 나’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에는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새벽 5시에 출근해서 다음 날 새벽 한두 시에 퇴근을 해도 기쁘게 일했죠.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가정이 화목하면 세상이 행복한 뉴스로 넘쳐날 테니까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성실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

이제 곧 5년 넘게 진행해온 ‘뉴스데스크’를 떠나게 될 김주하 앵커. 그는 뉴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순간으로 2002년 월드컵을, 가장 갈등했던 순간으로 지난해 황우석 교수 사건을 보도할 때를 꼽았다.
“2002년에는 월드컵 중계가 끝나면 곧바로 ‘뉴스데스크’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 질 때, 비길 때, 이길 때를 가정하고 1백 개가 넘는 큐시트를 준비할 만큼 바빴지만, 그때만큼 기쁘고 흥분되는 순간이 없었어요. 반면 지난해 황우석 교수 사태 때는 갈등을 많이 했죠. 앵커의 가장 큰 실수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황우석 교수 사건의 경우 방송하는 순간까지도 ‘혹시 이게 아니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을 지울 수 없어서 늘 두려움을 안고 방송을 했거든요.”
김주하 앵커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여대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여성으로 꼽힐 정도로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내 삶의 모토가 다음 여성들에게 조금 더 나은 자리, 더 좋은 위치를 주도록 노력하자인데 그 꿈을 조금은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신한 채로 ‘뉴스데스크’를 계속 맡아달라는 시청자들의 말씀을 들을 때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실감해요.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니까요. 기자를 하든 앵커를 계속하든 앞으로도 제게 맡겨진 일을 기쁘고 성실하게 해내는 게 다음 세대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성실하게 자라기를 바란다”는 김주하 앵커. 그가 남은 임신과 출산 기간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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