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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상큼한 그녀

봄처럼 화사한 최은경 아나운서의 육아 & 결혼 이야기

“아이 낳기 전에는 남편과 둘이서도 행복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아이 없으면 하루도 못살 것 같아요”

기획ㆍ김유림 기자 / 글ㆍ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ㆍ홍중식 기자

2006. 03. 08

‘통통’ 튀는 이미지가 트레이드마크인 최은경 아나운서. 올해로 방송경력 11년째에 접어든 그에게 22개월 된 아들 키우며 느끼는 소소한 기쁨 & 새로 시작한 사업 이야기를 들었다.

봄처럼 화사한 최은경 아나운서의 육아 & 결혼 이야기

지난 2002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은경 아나운서(33). 올해로 방송경력 11년째에 접어든 그는 현재 MBC ‘해피타임’ ‘가족 愛 발견’, EBS ‘생방송 60분 부모’ 진행을 맡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 개의 코너를 맡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 스케줄이 꽉 차 있다는 그가 최근에는 홈쇼핑 사업까지 시작했다.
출장차 일본에 갔다가 코엔자임 Q10 성분이 들어 있는 마스크 팩을 처음 접한 뒤 마스크 팩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와 손잡고 ‘최은경의 코엔자임 Q10 인텐시브 케어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그는 초보 사업가임에도 홈쇼핑 방송 첫날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일터와 집 시계추처럼 오가며 아이 중심의 생활 하고 있어

지난 95년 KBS 아나운서 21기로 방송에 발을 내디딘 그는 당시 ‘톡톡 튀는 신세대 아나운서’로 이름을 날렸고 지금도 연예인 뺨치는 다양한 표정과 재치 있는 말솜씨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여전히 본업은 방송임을 강조한 그는 2004년 6월 첫째를 낳고 두 달 만에 방송에 복귀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98년 세 살 연상의 이상엽씨(36)와 결혼한 그는 요즘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집을 나서기 전 아이와 30분 동안 놀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현재 23개월 된 해영이는 엄마와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하고 특히 요즘 들어 숨바꼭질에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자신이 술래가 되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직 놀이에 대한 개념을 잘 몰라 엄마가 숨는 걸 훔쳐보면서 마냥 즐거워한다고. 잘 놀다가도 그가 옷만 입으면 어떻게 아는지 옷을 벗으라며 떼를 쓰기도 하는데 그것도 잠시, 외할머니가 눈앞에 나타나면 금세 그에게 “안녕 빠빠”를 외친다고 한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는 자그마한 몸짓이 정말 예뻤어요. 더 이상 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하지만 아이들은 자라면서 점점 더 예뻐지더라고요.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되기 때문에 아이와 노는 시간이 더 즐거워요. 특히 아이는 심부름하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기저귀, 쓰레기통에 갖다 버려라’ ‘물 컵 가져와라’ 하고 말하면 딴짓을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행동에 옮겨요.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귀엽고 사랑스러워요(웃음).”
일하는 도중에도 아이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는 그는 아이를 한번이라도 더 볼 요량으로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한다고 한다. 방송 중간 중간에 단 30분의 여유만 있어도 집에 들르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방송국이 있는 여의도와 압구정 집을 오간다고.
봄처럼 화사한 최은경 아나운서의 육아 & 결혼 이야기

해영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밥을 일찍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치는 물에 씻어주고 대부분의 음식은 어른들이 먹는 것과 별반 차이 없다고. 그는 “이유식을 따로 챙겨 먹이지 않아도 돼 어머니가 수고를 조금 덜으셨다”며 웃었다.
평소 일터와 집을 시계추처럼 오간다는 그는 친구들도 집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학교 때 친구들은 초등학생 학부형이 돼 자주 못 만나고, 결혼한 아나운서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는데 아이들의 나이가 비슷비슷해 함께 만나면 엄마, 아이 모두가 즐겁다고.
그는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주시는 친정어머니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어머니의 수고 덕분이라고. 어머니는 그가 일하는 중간 중간에 전화를 걸어 그에게 아이의 목소리도 들려주신다고 한다.
결혼 후 줄곧 방송생활을 해온 그에게 “아기가 부담스러울 때는 없냐”고 묻자 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신혼 초에는 아이가 생기면 불편한 점이 많을 거라고 단정했던 그가 막상 아이를 낳아 키워 보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결혼 후 6년 동안 아이 없이 신혼을 만끽했던 그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이 없이도 남편과 둘이서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아이가 없다면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싫다”고 말했다.

봄처럼 화사한 최은경 아나운서의 육아 & 결혼 이야기

“예전에는 저나 남편이나 아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둘 다 밖에서 한 시간만 있다 들어와도 아이가 보고 싶다고 안달이에요. 엄마 아빠가 될 준비가 전혀 안돼 있던 두 사람이 아이를 낳고서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남편의 얼굴을 쏙 빼닮았는데 크면서 점점 더 아빠를 닮아간다고 한다. 처음에는 딸이었으면 좋겠다던 남편도 지금은 아들이어서 든든하다며 좋아한다고.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걸 좋아하는 남편은 하루빨리 따뜻한 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남편 이상엽씨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이를 끔찍하게 좋아하게 된 두 사람은 요즘 둘째를 낳는 문제를 두고 친정엄마와 공방 중이다. 당장 둘째를 갖지 않으면 첫째도 놔두고 당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친정어머니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신의 섭리에 따르되, 당분간 둘째를 가질 계획은 없다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라 아이와 놀 때도 지칠 때까지 놀아줘
그는 신혼 초에 비해 살림 솜씨는 점점 줄고 있는 것같다고 했다. 신혼 초에는 가계부를 쓰고, 한번 맛있게 먹은 음식은 그대로 재현해내 눈썰미와 손맛이 좋다는 소리도 종종 들었지만 임신을 하고부터 살림을 멀리하기 시작해 지금은 어머니에게 전적으로 살림을 맡기고 있기 때문. 그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맛있게 먹는 것으로 감사를 표한다”며 “나보다 덜 바쁜 남편이 어머니를 도와드리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73cm의 키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모유 수유 덕분에 금세 예전 몸매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산후 1백일까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어른들의 말에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 외에는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하지 않았는데도 살이 자연스레 빠졌다는 것. 그는 아이 낳기 전에는 남편과 함께 테니스, 골프 등 운동을 자주 즐겼지만 요즘은 따로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일요일마다 청계산을 오르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봄처럼 화사한 최은경 아나운서의 육아 & 결혼 이야기

“추운 날씨 때문에 집을 나서기 전까지는 ‘갈까 말까’ 하고 고민을 몇 번이나 해요. 하지만 산 입구에 도착하면 ‘역시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상쾌해지죠. 매주 남편과 함께 둘이서 산에 오르는데 가끔 남편의 후배가 동행하기도 해요.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겨울보다는 여름에 하는 등산이 더 좋지만 겨울에는 겨울대로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인 그는 아이랑 놀아줄 때도 아이가 피곤해할 때까지 열심히 놀아준다고 한다. 아이와 항상 붙어 있지 못하다 보니 ‘같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놀아주자’는 마음이라고.
“아이가 웃음이 참 많아요. 짜증도 잘 부리지 않고 항상 즐거워하는 걸 보면 마음이 놓여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해맑게 자라주면 좋겠어요. 인성은 어려서부터 좌우된다고 하는데 아이가 어른이 돼서도 행복이 뭔지 아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현재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3월부터 다시 학교에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인 그는 아직까지 강단에 서겠다는 욕심은 없지만 공부는 앞으로 계속할 생각이라고. 장기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최은경. 밝은 성격과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가 앞으로도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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