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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섹스 클리닉

‘성교통 치료법 & 성병 예방법’

“성교통, 성기 가려움증 등 문제가 있을 때 원인을 먼저 찾는 게 중요해요”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ㆍ김성남 기자

2006. 01. 09

성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비뇨기과 전문의 임필빈씨. 지난해 10월 6세 연하 미국인과 결혼해 화제를 모은 그가 국경을 뛰어넘은 결혼 뒷얘기와 함께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성교통, 여성이 꼭 알아야 할 성병의 징후 및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일러줬다.

‘성교통 치료법 & 성병 예방법’

임필빈씨와 지난해 10월 결혼한 에릭 켐벨씨.


TV와 신문 칼럼 등을 통해 성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해 화제를 모은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 임필빈씨(35). 6세 연하 미국인 에릭 켐벨씨(29)와 지난해 10월 결혼,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 그의 얼굴엔 행복이 듬뿍 담겨 있었다.
“에릭은 매사에 책임감이 강할 뿐만 아니라 성실하고 정직한 남자예요. 제가 살이 찌든 마르든 항상 섹시하다고 말해주고요. 절대 저한테 살 빼라는 말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죠.”
그가 에릭을 만난 것은 2003년 여름. 10주 일정으로 동유럽과 러시아를 횡단하는 여행길에 올랐던 에릭은 원래 중국까지 갈 계획이었는데 당시 중국에서 사스(SARS)가 유행하자 발걸음을 한국으로 돌렸다고 한다. 부산에 사는 한국인 친구 ‘현숙’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현숙은 제 옛날 남자친구의 여동생이에요. 남자친구와는 헤어진 뒤에도 계속 연락하고 지냈는데 어느 날 현숙이가 전화를 걸어와 에릭을 저희 집에서 이틀 정도 재워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서울역 광장에서 에릭을 처음 만나 집으로 데려가는 동안 대화를 나눴는데 괜찮은 남자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미국 코넬대학과 대학원에서 교통공학을 전공한 에릭은 임필빈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과 솔직함에 끌렸다고 한다. 한국에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운 두 사람은 에릭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3개월에 한 번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꼭 만났고 멀리 떨어져 지내는 동안에는 인터넷 화상 채팅으로 사랑을 확인했다고.
“2004년 5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제가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게 되어 에릭을 자주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1월31일, 에릭과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샌프란시스코의 바닷가를 거닐던 중이었는데 에릭이 한쪽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며 청혼을 했죠.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꿈꿔왔던 저는 두말없이 ‘예스’라고 대답했어요.”
양가 부모도 결혼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혼을 보름 앞두고 한국에 도착한 에릭은 현재 경기도 일산에 있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여성의 성적 즐거움 빼앗고 고통 안겨주는 성교통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여성 비뇨기과 질환과 여성 성기능 장애(욕구 장애, 오르가슴 장애, 성교통)를 연구했다는 그는 한국 여성이 꼭 알아야 할 성기능 장애와 성병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여성 성기능 장애는 여성이 성행위를 할 때 만족을 얻지 못하거나 만족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하는데, 그 원인이 단순하지가 않아요. 해부학적·신경학적·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항우울제와 혈압강하제, 향정신성 약물과 수면제, 경구 피임약 등도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예요.”
남편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거나 성행위에 대한 부끄러움,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거나 심리적인 불안감도 성기능 장애를 초래한다. 또한 폐경기에 접어들어 질벽이 얇아지고 윤활작용이 떨어져도 성교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그는 한국 여성들은 성기능 장애가 있어도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반면 미국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려고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성적으로 흥분이 안되는 성 흥분 장애,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극치감 장애, 성교통 등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이 적지 않다는 것. 이 외에도 자신에게 성교통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려는 여성이나 아이를 낳은 후 성욕이 생기지 않는다며 성욕을 되찾고 싶어 병원 문을 두드린 여성들이 많았다고.

‘성교통 치료법 & 성병 예방법’

“환자 자신이 성교통을 질환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해요. 과거에는 성교통의 원인이 심리적인 요인이라 여겨 정신과 치료를 받곤 했어요. 또 남편에게 섹스를 못한다고 무시당하기도 했고요. 어디 그것뿐인가요. 환자도 성교통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그저 섹스는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섹스할 때 아픈 것이 팔자’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부인과에서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 중 하나인 성교통은 섹스를 할 때 질과 외음부 주변, 혹은 요도 등 다른 인접 장기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말하는데 원인이 다양하다고 한다. 출산 시 아물지 않은 상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고, 육체적·심리적·환경적으로 편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교를 하느라 골반 근육이 덜 풀어지고 질 분비물이 충분치 않았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고.
“40대 중반 이후의 경우 호르몬 부족으로 질벽이 얇아지고 탄력성을 잃어 삽입섹스할 때 통증이 나타나기도 해요.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난소, 난관 등 다른 곳에 퍼져 있는 ‘자궁내막증’도 성교통의 원인이 되고요. 이 경우 성교통뿐 아니라 월경 통증도 점점 심해지는 게 특징이에요. 자궁근종과 대장염, 난소에 물집(난소낭종)이 있을 때도 성교 시 압박을 받아 통증을 동반하기도 하죠.”
그는 성교통의 치료는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외음부뿐만 아니라 자궁, 골반 등의 진찰이 필요하다는 것. 질이 건조해 성교통이 나타날 경우 에스트로겐 크림을 질 주변에 바르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욕조에 4분의 1컵 정도의 베이킹 소다를 따뜻한 물에 풀어 10~15분간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고.
질이 아닌 외음부가 건조하게 느껴질 때는 비타민 E 또는 스킨오일을 바르는 게 좋다. 또한 질이 너무 좁거나 수축력이 떨어져 있다면 윤활제를 바른 유리나 플라스틱 막대를 넣어 질의 지름을 늘리기도 한다고.
“성교통이 있을 경우 외음부를 씻을 때 향기나는 보디샴푸는 피하고 무자극 비누를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화장지나 생리대도 향이 없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 되고요. 순면 속옷과 헐렁한 겉옷, 그리고 외음부를 압박하는 팬티스타킹 대신 밴드스타킹을 신는 게 좋아요.”
그는 “성교통은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건강과 즐거움을 빼앗아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섹스 파트너와의 관계를 나쁘게 만드는 주범”이라며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도 성교통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편의 팬티에 지저분한 분비물이 있으면 성병 의심
그는 성교통과 함께 질에서 이상한 냄새나 분비물이 나오면 성병이 의심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성병의 종류는 세균 감염에 의한 성병(임질, 매독, 클라미디아)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성병(음부포진, 곤지름이라 불리는 콘딜로마), 원충 감염에 의한 성병(트리코모나스), 곰팡이균 감염에 의한 성병(칸디다)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여성은 자신의 질 분비물에 늘 신경을 써야 해요.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시큼한 냄새가 나고 흰색이지만 성병이 발병할 경우 분비물의 양이 흘러내릴 정도로 많거나 악취가 나고 색이 진하거나 고름, 치즈같이 엉겨 있어요. 특히 세균 감염에 의한 성병은 섹스 후 질 분비물에서 생선 냄새가 나거나 회색을 띠고 있어요. 이런 경우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해요. 특히 임산부는 태아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남녀 모두에게 가장 많은 성병은 임질이라고 한다. 소변 볼 때 따갑고 아프며 자주 소변을 볼 뿐만 아니라 요도 끝이 가렵기도 하고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 임질을 의심해야 하는데, 대부분 항생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어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부부관계를 중단하고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가끔 임질의 증상이 남편에게는 나타나지 않고 그대로 아내에게 옮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억울하게 남편으로부터 부정한 여자 취급을 받기도 하죠. 성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남편의 팬티에 지저분한 분비물이 묻어 있지 않은지 자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그런 점에서 남편에게 하얀색 팬티를 입히는 것이 좋고요.”

‘성교통 치료법 & 성병 예방법’

임필빈씨는 일부 성병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태아에게 전파될 수도 있으므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독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성병 중 하나로 성교뿐만 아니라 격렬한 키스만으로도 전파되기도 한다고. 최근에는 항생제 남용으로 잠복 매독이 많아 환자가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매독의 초기증상은 성기 주변에 통증 없이 궤양이 생기는 정도. 클라미디아는 여성 감염자가 많은 성병으로 증상은 나쁜 냄새가 나거나 아랫배에 통증이 있는 등 가볍지만 직장염, 요도염, 각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음부포진은 음부나 질, 자궁, 회음부(음부와 항문 사이), 그리고 항문에 생기는 것으로 아프고 가렵고 따가울 뿐 아니라 성기가 짓무르기도 해요. 곤지름은 성기나 항문 주위에 닭벼슬 모양으로 사마귀가 번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잠복기가 2~3개월로 길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낼 수도 있어요.”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되면 악취가 나고 녹황색의 질 분비물이 나온다고 한다. 성기 부위가 가려운 것이 특징이지만 가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전염성이 강해 이 병에 걸린 남성과 섹스를 한 여성은 대부분 감염된다고 한다. 칸디다의 증상은 두부나 비지를 으깬 것 같은 하얀색의 걸쭉한 냉과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고.
그는 “가끔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다 성병에 걸려 병원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성병은 혼자 치료해서는 소용이 없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질과 트리코모나스는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치료해야 한다는 것.
“일부 성병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여성은 자궁 등에 감염돼 불임, 자궁경부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임신을 했다면 태아에게도 성병이 전파될 수 있는 만큼 임신부는 임신 전 성병 검사를 하고, 임신 후 다시 검사를 해야 합니다.”
그는 “주부들도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성병에 관한 상식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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