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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듀, 김삼순!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네 주인공 김선아, 현빈, 정려원, 다니엘 헤니가 말하는

글·송화선 기자 / 사진·iMBC 제공

2005. 08. 11

각기 다른 개성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끈 김선아, 현빈, 정려원, 다니엘 헤니 등 네 명의 주인공은 ‘어떻게 묶어도 커플이 되는 사상 최강 라인’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드라마 인기몰이의 원동력이 됐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데뷔 이래 최고의 순간을 맞은 네 명의 연기자가 말하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김선아

“악몽 같던 한라산 촬영, 잊지 못할 거예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명실상부한 최고 스타 자리에 오른 김선아(30)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특별히 어느 한 장면만을 고를 수 없다”는 말로 이 드라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뚱뚱한 몸매와 볼품없는 조건 탓에 걸핏하면 애인에게 차이지만 결코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씩씩한 노처녀 김삼순을 연기한 김선아는 우리 시대 여성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제작발표회장에서 커플링을 자랑하며 열애 사실을 솔직하게 밝히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삼순이스러운’ 쿨함을 발휘해 인기를 모았다.
“김삼순은 많은 여성들이 바라는 바를 시원시원하게 터뜨리는 캐릭터라 연기를 하면서도 신나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촬영 분량이 워낙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재미있다며 응원해주는 분들 덕분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죠.”
김선아가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꼽은 것은 지난 7월5일 비 내리는 한라산에서 찍은 진헌과 삼순의 재회 장면. 삼순이 진헌과 헤어진 뒤 이별을 다짐하며 홀로 한라산에 오르는 장면을 촬영하느라 그는 우비를 뒤집어쓰고 해발 2000m에 이르는 한라산 정상까지 직접 올라가야 했다고.
“혹시 헬기 타고 올라간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비 내리고 안개 낀 날 어떻게 헬기가 뜨겠어요. 비바람 맞으며 한라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오니 10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삼순이가 진헌이 보온병에 담아온 미역국을 먹은 전망대 난간 밑이 백록담과 1700m 대피소 사이 지점이에요.”
그는 이날 산을 내려오며 “다시 내가 한라산에 오르면 이름을 김삼순으로 개명해버리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 탓에 하루 한 시간씩 새우잠으로 버티던 김선아는 이날 촬영의 후유증으로 결국 링거까지 맞았다고.
최근 절친한 친구인 탤런트 김원희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뒤 ‘공개 연애’ 중인 남자친구와 결혼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듣는다는 김선아는 “모두 다 살찐 내 모습을 싫어하는데 남자친구만 빼지 말라고 했다”며 그에 대한 사랑을 밝힌 뒤 “하지만 아직은 일에 집중할 때라 결혼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푹 쉬며 체력을 보충한 뒤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현빈
“삼순이와 함께 했던 무수한 육탄전들이 그리워지겠죠”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지난해 10월 종영된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우수에 찬 눈빛의 경호원 ‘강국’ 역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현빈(24).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싸가지’는 없지만 묘하게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레스토랑 사장 현진헌 역을 맡아 또 한 번 스타덤에 올랐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성공으로 그는 이제 외모, 연기력, 흥행력 삼박자를 갖춘 확실한 ‘주연급 스타’로 손꼽히게 됐다.
현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은 것은 삼순과 삼식이 벌인 무수한 육탄전들. 현빈은 1회부터 김선아와 짝을 지어 서로 잡아끌고, 때리고 맞는 신을 수없이 연기했다. 상대방과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 장면들을 찍느라 고생은 했지만 “예전부터 김선아의 팬이었기 때문에” 촬영 내내 즐거웠다고.
잊을 수 없는 촬영을 하나 더 꼽는다면 1회에 등장했던 샤워 신이라고 한다. 이 장면을 찍을 때 현빈은 속옷이 카메라에 잡힌다는 PD의 지적 때문에 옷을 하나도 걸치지 못한 채 촬영에 들어갔다고. 최소한의 촬영 스태프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모두 나간 상태에서 촬영이 진행됐지만 그래도 많이 쑥스러웠던 순간이라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현빈은 이 장면에서 멋진 근육을 선보이기 위해 ‘아일랜드’ 종영 후 공백기 동안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레스토랑에서 손님을 위해 ‘오버 더 레인보(Over the rainbow)’를 연주하는 장면, 김삼순과 함께 ‘젓가락 행진곡’을 치는 장면 등을 위해 피아노 연주도 배웠다고.
이처럼 완벽한 준비 덕인지 요새 그는 어디를 가나 “삼식이다~”라는 환호성을 들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빈의 바람은 드라마 ‘아일랜드’가 끝난 뒤에도 지금까지 ‘강국’이라는 이름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오랫동안 ‘삼식’이라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다.

정려원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 얻게 해준 엘리베이터 눈물 신 잊을 수 없어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드라마를 촬영하는 내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작품은 끝났지만 당분간은 ‘내 이름은 김삼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연기자로 다시 태어난 정려원(25)은 지난해 그룹 ‘샤크라’를 탈퇴하고 연기자로 변신하며 겪은 갖가지 어려움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정려원이 꼽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연기자 정려원을 각인시킨 5회 ‘엘리베이터 눈물 신’. 갑작스러운 위암 선고를 받고 말없이 미국으로 떠나 혼자 투병 생활을 하고 돌아온 희진이 진헌의 집에 찾아갔다가 그의 냉대를 받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3년이라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진헌만을 사랑해온 희진과 아직 희진을 잊지 못하는 진헌이 엘리베이터 문을 사이에 두고 각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희진과 삼식을 연결시켜주자”는 말이 나올 만큼 깊은 공감을 얻었고, 이후 정려원은 ‘눈물의 여왕’으로 불리게 됐다.
“그 장면을 찍으며 비로소 연기가 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연기의 매력은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끼도록 할 수 있다는 데 있죠.”
9회에 방송된 현빈과의 키스 신처럼 재미있는 기억도 있다. 정려원은 당시 현빈의 목을 감싸쥐는 자세로 키스를 해야 했는데, 생전 처음 하는 키스 연기에 긴장한 나머지 팔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한동안 오른팔에 쥐가 났다고.
“대본에서 키스 신을 보고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긴장했어요. 그래서 현빈에게 ‘진짜로 하는 거냐, 가짜로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장난하냐, 당연히 진짜다’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고민하며 간신히 촬영을 마쳤죠(웃음).”
정려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촬영 일정이었지만 배우들이 서로 장난치며 웃을 수 있을 만큼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며 “이번 작품의 기억을 잘 간직해 다음에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니엘 헤니
“처음 먹어본 산낙지의 느낌이 지금도 생각나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  촬영 에피소드’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찍은 첫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다니엘 헤니(27). 그가 꼽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은 10회에 방송된 산낙지 시식 신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희진을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의사 헨리 김 역을 맡은 헤니는, 위암 투병 중인 희진이 산낙지와 낙지볶음을 먹으려 하자 헨리가 자신이 먼저 맛보겠다며 입에 넣는 장면을 찍느라 생전 처음 산낙지를 먹어봤다고 한다.
드라마 속에서 헨리가 입 안에 달라붙는 산낙지에 당황해 내뱉는 “오, 낙지가 내 혀를 물어뜯잖아”라는 대사는 처음 산낙지를 입에 넣고 느낀 헤니의 소감 그대로를 표현한 것이라고.
“미국에 살 때는 일부러 한국 음식점에 찾아가 밥을 먹을 만큼 한식을 좋아했어요. 매운 음식도 잘 먹고요. 하지만 살아 있는 음식을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죠.”
어머니가 한국계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자신은 미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는 헤니는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김선아, 현빈, 정려원 등 영어에 능숙한 동료 배우들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요새는 하루 5시간씩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 출연 전 디지털카메라 ‘올림푸스’, 가전 브랜드 ‘클라세’ 등의 CF 모델로 활동했던 헤니는 최근 의류 브랜드 ‘빈폴’, 과일 음료 ‘미닛 메이드’, ‘아시아나항공’ 등과 추가로 모델 계약을 맺는 등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빈폴’의 경우 할리우드 배우 귀네스 팰트로와 동반 촬영하게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헤니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해외 활동과 한국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태어난 지 넉 달 만에 미국 가정에 입양된 헤니의 어머니는 조만간 우리나라에 입국, 생모를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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