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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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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다 황보라

EDITOR-FEATURE 김지영 기자 EDITOR-FASHION 안미은 기자

2018. 05. 28

대세 ‘신 스틸러’ 황보라. 드라마 ‘보그맘’에 이어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도 해피 바이러스로 활약 중인 그가 이달 ‘여성동아’의 표지 모델로 나섰다.



슬리브리스 톱 버쉬카. PVC 레인 코트 자라. 데님 팬츠 타미힐피거. 진주 장식 샌들 지니킴.

슬리브리스 톱 버쉬카. PVC 레인 코트 자라. 데님 팬츠 타미힐피거. 진주 장식 샌들 지니킴.

구김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해맑은 얼굴로 황보라(35)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목소리는 실로폰 음처럼 경쾌했다. 그의 등장만으로 스튜디오 안에는 햇살 같은 생기가 감돌았다. 

예전에는 황보라 하면 2005년 방영된 컵라면 CF를 떠올리는 이가 많았다. 이 광고의 빅 히트 덕분에 한동안 ‘왕뚜껑 걸’로 불리던 그에게 요즘은 ‘신 스틸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해 MBC 드라마 ‘보그맘’에서 명품 파워 블로거 ‘구설수지’ 역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면서부터다. 현재 방영 중인 KBS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도 그는 천방지축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배우 송사란 역으로 매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요즘 짬을 내기 힘들 정도로 스케줄이 꽉 차 있다고 들었어요. 

‘우리가 만난 기적’에 출연하면서 6월 6일부터 방영되는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찍고 있어요. 웹툰이 원작인데 거기서 저는 사랑받는 비서를 꿈꾸는 질투의 화신으로 나와요. 촬영장에서 맏언니이긴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승기와 수지 씨가 주연을 맡은 사전 제작 드라마 ‘배가본드’에도 일찌감치 캐스팅됐어요. 그 드라마에선 데뷔 후 처음으로 제 고향인 부산 사투리를 쓰는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았죠. 

어떻게 배우가 됐나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차태현 선배님의 팬 사인회에 갔다가 길거리 캐스팅이 됐어요. 서울로 올라와 2~3년간 연습생으로 지내며 걸 그룹 데뷔를 준비했죠. 음반 녹음과 앨범 재킷 사진 촬영까지 다 마쳤는데 어머니가 계약을 미루셨어요. 그 바람에 저 대신 오연서 씨가 전혜빈 씨, 조은별 언니와 함께 ‘러브(Luv)’라는 그룹으로 데뷔했어요. 이후 저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2003년 SBS 10기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해 배우의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배우가 되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 미술 공부를 그만두고 서울로 온 것도 연기를 해보고 싶어서예요. 걸 그룹을 준비할 때도 ‘나는 가수보다 배우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어요. 은별 언니처럼 노래를 잘하지도, 혜빈이처럼 춤을 잘 추지도 못했거든요. 특히 ‘인간극장’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성이 풍부해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어요.



오프 숄더 블라우스 자크뮈스. 실크 와이드 팬츠 자라. 드롭 이어링 아르뉴. 스니커즈 아디다스.

오프 숄더 블라우스 자크뮈스. 실크 와이드 팬츠 자라. 드롭 이어링 아르뉴. 스니커즈 아디다스.

레이스 블라우스 푸시버튼. 브리프 마르지엘라. 이어링 엠주. 오버 니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이스 블라우스 푸시버튼. 브리프 마르지엘라. 이어링 엠주. 오버 니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this page_오프숄더 셔링 원피스, 샤 스커트 모두 스타일난다. 슬링 백 샌들 레이첼콕스.

this page_오프숄더 셔링 원피스, 샤 스커트 모두 스타일난다. 슬링 백 샌들 레이첼콕스.

opposite_레터링 티셔츠 바네사브루노. 프릴 원피스 로에베. 이어링, 초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롱 네크리스 아이노.

opposite_레터링 티셔츠 바네사브루노. 프릴 원피스 로에베. 이어링, 초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롱 네크리스 아이노.

레이스 블라우스 푸시버튼. 십자 이어링 엠주.

레이스 블라우스 푸시버튼. 십자 이어링 엠주.

그간 출연했던 작품에 비친 이미지를 토대로 진실 게임을 해볼까 해요. 컬러풀하고 열정적이다? 

맞아요. 아주 열정적이고 긍정적이에요. 색깔로 치면 원색이랄까요. 하하하. 확고한 주관이 있고 밝은 에너지로 주위를 환기시키려 해요. 누구에게나 편하고 유쾌한 사람이고 싶거든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요.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아요.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울기도 잘 울죠. 뒤끝도 없고요. 그래서 ‘쿨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상대에게 어떤 식으로 말하나요. 

솔직하되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해요. 그렇다고 상대의 기분을 맞추려고 에둘러 표현하진 않아요. 모든 이야기를 부담 되지 않게, 유쾌하게 하죠. 

생각도 행동도 자유분방하다? 

보수적인 면도 있어요. 연장자에 대한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고, 제 자신보다 주변 사람과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자유분방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무남독녀로 외롭게 자라선지, 아니면 유교적인 가풍 때문인지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고요. 35세를 넘기면 임신 가능성이 떨어진대서 40세 전에는 결혼하고 싶어요. 아이는 한두 명이면 족한데, 꼭 갖고 싶어요. 

엉뚱하다? 

남들의 눈엔 저의 솔직함이 엉뚱함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캐릭터에서 저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으니까요. 

섹시하다? 

잘 모르겠네요. 이건 잘못 본 걸로요. 하하. 

군살이 없어요. 평소 몸매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걷는 걸 좋아해 걷기 모임을 해요. 하정우 씨가 만들었는데 연예인을 포함해 회원이 20명 정도 돼요. 정우성 씨도 최근 들어왔어요. 지금 벌금이 4천만원가량 쌓였어요. 하루에 1만 보를 채우지 못하면 무조건 벌금 1만원을 내고, 7등 안에 들지 못해도 순위에 따라 벌금을 물어야 하거든요. 7등 안에 들려면 2만5천 보는 걸어야 해요. 쉬지 않고 빠르게 걷기로 3시간 걸려요. 기본 1만 보를 채우려고 집에서도 가만히 있질 못해요. 

효과가 좋은가요. 

걷기만으로 10kg을 감량해 3년 동안 그 몸무게를 유지하는 회원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1만 보 걷기를 하면서 허리 디스크가 많이 치유됐고요. 걷기를 할 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꽁꽁 가려야 해요. 안 그러면 건강해지는 대신 기미를 얻게 돼요. 

평소 즐기는 옷차림은요. 

신축성이 좋은 트레이닝복이나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을 즐겨요. 캐주얼 스타일을 미니멀하게 입는 걸 좋아하고요. 

지금 파우치 속에는 뭐가 들었나요. 

하트(Haart) 신상 쿠션과 립밤요. 걷기 모임 교장인 하정우 씨의 그림과 콜래보레이션한 제품인데, 물기를 머금은 듯한 촉촉함이 오래가서 동안 피부를 만들기에 더없이 좋더라고요. 커버력도 뛰어나고요. 메이크업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아주 좋은 성분만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디자인도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하트 하니 문득 궁금하네요. 어떤 사랑관을 갖고 있을지요. 

어릴 땐 제가 상대를 좋아하는 사랑을 선호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배우는 사랑받아야 하고 그래야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닮고 싶은 롤 모델이 있나요. 

영화 데뷔작인 ‘좋지 아니한가’(2007)를 같이한 천호진 선생님요. 아주 감성적이고 소년 같은 면을 지니셔서 지금도 좋은 음악을 만나면 한번 들어보라며 보내주세요. 선생님이 지난해 말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남긴 소감도 참으로 감동적이었어요. 아내에게 ‘다시 태어나도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하셨거든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배우이기 이전에 너무나도 멋지고 매력적인 남자로 느껴졌어요. 저도 선생님처럼 멋있게 나이 들고 싶어요. 

배역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비중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어요.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고 하잖아요. 선배님들이 ‘연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자기 걸 가지고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기회가 온 듯합니다. 요즘, 작품에서 존재감이 확실해 보여요. ‘여자 성동일’ 같다고나 할까요(웃음). 

저는 여자 송강호가 되고 싶은걸요. 하하하. 송강호 선배님은 사투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떤 역이든 무겁지 않게, 보는 사람이 편하게 연기하세요. 그런 면을 배우고 싶어요. 

오늘 촬영을 마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 

황사가 없는 하와이로 날아가고 싶어요. 여행을 좋아해 쉴 때마다 떠나려고 해요. 남의 인생을 사는 배우에게 여행은 마음을 비우고 좋은 에너지를 충전하기에 더없이 좋은 취미죠.

사진 안연후 디자인 김영화
제품협찬 로에베, 레이첼콕스, 마르지엘라, 바네사브루노, 버쉬카, 스타일난다, 아디다스,아르뉴, 아이노, 엠주, 자라, 지니킴, 자크뮈스(jacquemus.com) 타미힐피거, 푸시버튼
헤어 이일중 메이크업 홍명연(에스휴) 스타일리스트 박선용 어시스트 마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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