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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지영 기자의 스타 건강학

방송인생 30주년 맞은 인기 MC 임성훈의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 이겨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5. 01. 03

올해로 방송인생 30주년을 맞는 임성훈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방송가를 누비고 있다. 스스로 ‘운동 중독’이라고 밝힐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그가 처음으로 공개한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방송인생 30주년 맞은 인기 MC 임성훈의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지난75년 TBC ‘가요올림픽’ 진행을 맡으며 전문 MC로 첫발을 내디딘 후 부드러운 이미지와 편안한 진행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방송인 임성훈. 그가 어느덧 방송인생 30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의 모습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별로 변한 게 없다. 전보다 머리숱이 좀 줄고 주름살이 약간 늘었을 뿐이다. 또한 그는 지금도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세븐 데이즈’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호기심 천국’ 등 4개 프로그램 진행을 거뜬히 소화할 정도로 20~30대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여전히 젊고 건강해 보이는 그에게 비결이 뭐냐고 묻자 주저 없이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운동 덕분”이라고 말한다.
“제가 방송만큼 좋아하는 게 운동이에요. 그래서 매일 짬짬이 운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몸 관리가 됐어요. 다른 동년배보다 얼굴이 어려 보이는 것도 운동을 통해 땀과 함께 노폐물을 흘려서 그런 것 같아요. 운동을 하면 피부와 건강 모두 좋아지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죠.”
[Health secret]“권투, 쿵후, 산악자전거, 헬스… 안 해본 운동이 없어요”
그는 자신에게 운동은 “매일 먹어야 하는 비타민 같은 것”이라며 “운동 중독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안절부절못한다”고 털어놓는다. 오죽하면 그의 아내가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질투’를 했을까.
그는 중2 때 자신을 때린 덩치 큰 아이들을 혼내줄 요량으로 태권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운동의 매력에 빠져 권투, 쿵후, 산악자전거, 헬스, 골프 등 종목을 바꿔가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쿵후는 한동안 전영록씨와 함께 열심히 배웠어요. 산악자전거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서 몇 년 전에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시간이 없어 못하고 있어요. 대신 틈틈이 집 근처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고 주말에 한 번씩 골프를 쳐요. 골프는 배운 지 이제 2년밖에 안 됐어요. 원래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데 골프는 심심한 운동인 것 같아서 일부러 배우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끼워주지 않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배우게 됐죠. 하지만 지금도 저는 산악자전거나 헬스 같은 동적인 운동이 더 좋아요.”
그는 예전에는 운동 시간을 피해 약속을 잡을 정도로 운동에 몰두했지만 요즘은 그때처럼은 못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하고 있다고 한다.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 이제는 요령이 생겨 시간이 많든 적든 두 가지를 병행해 효율적으로 운동한다는 그는 “보디빌딩을 하느냐”는 말을 들을 만큼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부실한 식사.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과 함께 적절한 영양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아침식사를 못하는데다 나머지 두 끼도 제때 충분히 먹지 못한다는 것.
“지난 가을 8년 동안 진행하던 아침토크쇼를 그만두었는데 아침방송을 하면서 나쁜 버릇이 생겼어요. 매일 새벽에 일어나다보니 입맛도 없고 부담스러워 방송이 끝난 후 아침 겸 점심을 먹었는데 그게 습관이 돼서 이제는 아침을 먹어보려고 해도 잘 안 돼요.”
하지만 그는 아침을 먹이려는 아내의 정성을 생각해 요즘 오전 11시부터 12시 사이에 아침 겸 점심을,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 저녁을, 밤 11시쯤에 한 끼를 더 먹는다. 또 매일 비타민을 챙겨 먹고, 몇 달에 한번씩 보약을 먹는다고 한다.

방송인생 30주년 맞은 인기 MC 임성훈의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보약도 아내가 하도 먹으라고 성화를 해서 먹는 거예요. 보약보다 건강에 더 좋은 건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고 식사하는 거죠. 그래서 보신탕만 빼고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술은 어쩌다 한번씩 마시지만 담배는 전혀 안 피워요.”
그가 담배를 끊은 건 지난 95년,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 때문에 갑작스럽게 목에 이상이 오면서부터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아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검사 결과 ‘목 두 군데 성대 결절이 생겼고, 담배를 끊지 않으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그날 병원을 나오면서 호주머니에 들어 있던 담배와 라이터를 통째로 버린 그는 이후 다시는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눈 뜨면서부터 자기 전까지 피웠으니 목이 성할 리가 없었죠. 의사선생님이 ‘방송 그만 하고 싶으면 담배 계속 피우라’고 하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라고요. 담배를 못 끊어서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가족들이나 저 자신한테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담배를 끊고 확실히 몸이 좋아졌어요. 일단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슴이 답답하던 증상이 없어졌고, 또 고등학교 때 불렀던 아주 높은 고음의 팝송도 소화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노래방에 가면 친구들이 목소리가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해요(웃음).”
[Life style]“아내와 함께 운동하면서 사랑도 더욱 깊어졌어요”
그는 아침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고 말한다. 항상 그런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일하는 것이 신나고 재미있다고. 방송생활 30년 내내 그가 MC로서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도 거기에 있다.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은 마음이 즐거워야 해요. 제가 우울하면 프로그램의 분위기까지 우울해지니까요. 저는 프로그램을 맡을 때마다 신인 때 같은 새로운 각오,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임해요. 그러다보면 열심히 하게 되죠. 타성에 젖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어진 일에 만족하면서 매일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거예요. 그래서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살았을 뿐인데, 어느새 방송생활 30년이 됐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아요. 30년 동안 한 우물을 열심히 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큰 굴곡 없이 꾸준히 일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해요.”
그는 그동안 줄곧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지만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한 적은 없다.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결례를 범하고 싶지 않아 그런 제의가 들어와도 일부러 사양해왔다고 한다.
“그동안 일이 계속 들어와 따로 재충전을 위해 쉬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재충전할 수 있어요. 재충전이 꼭 휴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저는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아내와 함께 보면서 객관적이고 냉철한 조언을 구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 나가는데 그것도 재충전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아내도 일부러 좋은 말은 안 해주고요. 오랫동안 제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더니 아내도 방송인이 다 됐어요. 첫 방송만 봐도 프로그램의 성패를 가려낼 정도로요.”
그는 일할 때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놀 때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 논다고 한다. 또 그가 나타나면 일단 분위기가 뜨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후배들은 노는 자리에 그를 꼭 부른다고.

방송인생 30주년 맞은 인기 MC 임성훈의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프로그램을 맡을 때마다 신인 때 같은 새로운 각오,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는 임성훈.


“제가 있으면 재미있대요. 방송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해도 분위기를 잘 맞추거든요. 같은 유머라도 살을 붙여 재미있게 말하고요. 그래서 후배들이 저를 어려워하기보다 편한 선배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게 편하고요.”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둔 그는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지낸다. 큰아들은 현재 방송국 PD이고, 작은아들은 가수 지망생인데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키워 지금도 그의 엉덩이나 옆구리를 툭툭 치며 장난을 걸어올 정도로 부자간에 거리낌이 없다고 한다.
“노는 모습이 딱 유아 수준이에요. 저도 30대 초반의 아빠가 꼬맹이들과 노는 것처럼 아이들을 대하거든요. 우리 아이들은 엄마한테도 우악스럽게 굴어요. 팔 꺾고, 매달리고 그러죠. 그래도 두 아이 모두 반듯하게 자라줘서 기특해요.”
그는 그동안 아이들을 야단친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이들을 혼내는 것은 아내 몫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그에게는 항상 따뜻하고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당부하면서 스스로 악역을 자청한다고. 또한 그와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지금까지 여행이나 피서 한번 제대로 가지 못했으면서도 투정을 부리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준다고 한다. 그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아내 덕분”이라면서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하면서도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가 오랫동안 수고했으니까 이제는 제가 챙겨줘야죠. 사실은 골프를 배운 이유 중 하나도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였어요. 제가 1년 정도 먼저 배운 다음 아내도 배우게 해서 요즘은 시간 나면 함께 다른 부부들과 골프를 치러 다녀요. 우리 부부는 진짜 못 쳐서 공 찾으러 다니는 게 일인데도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면 골프 배우기를 정말 잘했다 싶어요.”
방송을 그만두고 나서도 지금처럼 아내와 함께 운동을 즐기며 그간 못 다한 부부의 정을 나누고 싶다는 임성훈. 그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부부간에 믿음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서로 믿고 아끼는 마음만 변치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Mind control]“무슨 일이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차분한 목소리로 방송을 진행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 봐도 편안해 보인다. 하지만 학창시절 그는 못 말리는 다혈질이었다고 한다. 연세대 재학 시절 응원단장으로 활동할 때는 그의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화를 내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체육관 바닥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고.
“권투 경기를 볼 때도 가만 앉아 있지 못했어요. 제가 응원하는 선수처럼 주먹을 휘두르며 내내 서서 봤죠. 그때는 정말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욱하는 성격이었는데 방송생활을 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책임감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책임감이 워낙 강해서 어떤 일이 주어지면 저 자신에게 부담을 많이 주거든요. 그래서 뭐든 좋은 쪽으로 편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마냥 편해 보이는 그도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우위를 지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프리랜서 방송인이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한때 그가 담배를 세 갑씩 피운 것도 그 때문.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특히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하고 나면 심신이 가뿐해진다고.

방송인생 30주년 맞은 인기 MC 임성훈의 건강관리법 & 젊게 사는 비결

“운동과 일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해요. 일만큼 소중한 게 운동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건강하지 못하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수니까요. 방송일을 안 했으면 저는 운동선수가 됐을지도 몰라요. 운동할 때 굉장히 집중이 잘 되거든요(웃음).”
그가 연세대 재학 시절 응원단장으로, 또 가수로 대학가에서 명성을 떨친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당시 그에게 가수활동은 취미생활이나 다름없었고, 진짜 꿈은 따로 있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TBC에서 대학가의 명물들을 MC로 기용하면서 우연히 방송계에 발을 들인 그는 특유의 넉살과 재치를 발휘하며 인기 MC로 급부상했다. 또한 이후에도 꾸준히 승승장구해 이제는 ‘국민 방송인’으로 불릴 만큼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방송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대학 때 노래를 좋아해서 기타 하나 달랑 메고 신중현씨를 찾아가 오디션에 합격한 후 같이 앨범도 냈고, ‘시골길’이라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전업 가수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어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여러 나라에 가서 보람 있는 일을 하는 외교관들의 모습이 어릴 때부터 참 멋져 보였거든요. 그래서 제 딴엔 외국어 공부에 열중해 중국어나 일어를 곧잘 했죠.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요(웃음).”
비록 오랜 염원이던 외교관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미련도, 후회도 없다는 임성훈.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그동안 정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방송을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사양했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즐겁고 재미있게 방송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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