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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희망의 얼굴들

‘여성 정치시대’ 활짝 연 39명의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

■ 글·최호열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4. 05. 10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원이 39명으로 늘어나 남성중심의 대결정치가 아닌 화합과 정책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치를 이끌어갈 39명의 면모를 알아보았다.

‘여성 정치시대’ 활짝 연 39명의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

위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박영선, 김현미, 조배숙, 한나라당 김영선, 김희정, 전여옥, 민주노동당 이영순, 민주당 이승희 당선자.


10년전만 해도 정치권에서 여성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액세서리 정도로 여겨졌다. 2백99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2~3명에 불과하던 여성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 때 9명, 2000년 16대 총선 때 16명으로 늘어나더니 지난 4월15일 치러진 17대 총선에선 39명으로 늘어났다. 여성의원 비율이 30~40%에 이르는 정치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본격적인 여성 정치인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숫자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로 당선된 여성의원이 두 자리 숫자(10명)에 가까스로 이르렀다는 점이다. 두텁게 느껴졌던 지역에서의 여성차별 벽이 깨지고 있다는 증거다. 열린우리당에서 이미경(54·서울 은평갑), 한명숙(60·고양 일산갑), 조배숙(48·전북 익산을), 김희선(61·동대문 갑), 김선미(43·경기 안성) 등이, 한나라당에선 박근혜(52·대구 달성), 김영선(44·고양 일산을), 전재희(55·경기 광명을), 이혜훈(40·서울 서초갑), 김희정씨(33·부산 연제) 등이 당선됐다.
이중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총재와 이미경, 김영선 의원은 3선, 김희선, 전재희, 조배숙 의원은 재선의 중진이어서 한층 성숙한 정치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희정씨는 33세의 최연소 당선자로 국회에 젊은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의원들이 대거 늘어난 데는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한 덕이 크다.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총선 전부터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홀수순번(또는 짝수 순번)으로 할당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새천년민주당이 받아들였다. 그 결과 56석의 비례대표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명의 여성이 당선될 수 있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비례대표 1번으로 장향숙 전 여성장애인연합 대표(46)가 당선된 것을 비롯,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60), 이경숙 전 여성단체연합 대표(51), 홍미영 전 인천시의원(49), 박영선 대변인(44), 김현미 전 청와대 비서관(42), 김영주 전 금융노련 부위원장(49), 강혜숙 청주대 무용과 교수(57), 이은영 외국어대 교수(52), 윤원호 전 부산여성단체협회장(61), 유승희 당 총괄조직실장(44), 장복심 대한약사회 부회장(58) 등 12명이 국회에 진출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비례대표 1번으로 김애실 외국어대 교수(58)가 당선된 것을 비롯, 박찬숙 전 아나운서(59), 송영선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51), 기자 출신 전여옥 대변인(45), 이계경 여성신문사 명예회장(54), 나경원 변호사(41), 김영숙 서울서래초등학교 교장(61), 고경화 당 보건복지 수석전문위원(42), 진수희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49), 안명옥 대한의사협회 이사(54), 박순자 당 부대변인(46) 등 11명이 당선됐다.
진보정당으로 처음 국회에 진출한 민주노동당에서는 심상정 전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45), 이영순 전 울산 동구청장(42), 79년 YH사건의 주역인 최순영 전 부천시의원(51), 현애자 전 제주도여성농민회 회장(42)등 4명이, 민주당에서는 손봉숙 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60)과 이승희 대변인(48) 등 2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이들 39명의 여성의원들이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지 주목된다.
한편, 여성의원이 대폭 늘어나자 국회 사무처에서는 16대 국회에서 논란 끝에 무산되었던 여성의원 전용 건강관리실을 설치, 벌써부터 달라진 여권신장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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