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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신나는 나들이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어린이 연극 구경,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까지~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주영 ■ 사진·김형우 기자

2004. 03. 08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대학로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많이 있다. 매일 인형극을 공연하는 어린이 전용 소극장을 비롯해 궁궐, 박물관, 미술관 등이 눈길을 끈다. 아이와 함께 도심 속의 문화 거리, 대학로 일대를 즐기는 법을 꼼꼼하게 알아보았다.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봄기운이 느껴지는 어느 날, 여의도에 사는 서경이(10·윤중초 3)는 엄마와 대학로 나들이를 했다. 동생 우진이(6)가 태어난 후로 엄마와 단둘이 외출할 기회가 없었던 서경이는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는 오늘 나들이에 무척 신이 난 모양. 교내 축구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할 만큼 씩씩한 서경이는 마로니에공원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즐거워했다.
먼저 인형극 한편을 보기 위해 서경이와 엄마 윤소영씨(36)는 연극 티켓박스를 찾아 예매부터 했다. 오늘 서경이가 보기로 결정한 연극은 ‘장화 신은 고양이와 놀기’. 마침 한국문화 예술진흥원이 관람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랑티켓 해당 작품이어서 서경이는 8천원짜리 관람권을 5천원 할인된 3천원에 구입했다. 8천원권인 경우 성인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엄마는 8천원에 구입했다. 매번 장난꾸러기 동생 때문에 혼자 인형극을 봐야 했던 서경이를 위해 엄마는 오늘만큼은 서경이랑 같이 연극을 보기로한 것.
연극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이 남자 서경이와 엄마는 마로니에공원 앞에 있는 마로니에미술관을 찾았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는 아니지만 예쁜 색감의 그림이 서경이의 시선을 끌었다. 마로니에미술관 입장료는 엄마와 서경이 모두 무료. 미술관 탐방을 끝낸 서경이와 엄마는 마로니에공원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마로니에공원은 주말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길거리 공연이 열리는 등 축제 분위기가 나는 곳.
오늘은 평일이라 공연은 없지만 한가롭게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 초상화를 그려주는 길거리 화가도 서경이에게는 더없이 신기한 볼거리였다. 이때 길거리 간식은 허전한 뱃속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서경이 얼굴만한 공룡알빵(1개 1천원)과 붕어빵(4개 1천원)은 서경이와 엄마가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 맛나게 느껴졌다.
어느덧 연극 공연 시각이 되어서 서경이와 엄마는 하늘땅소극장으로 향했다. 같이 연극을 보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박수 치고 소리도 지르면서 신나게 연극을 본 후에는 무대에서 출연 배우들과 촬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다음 서경이와 엄마가 들른 곳은 의학박물관. 서울대병원 후문에서 어린이병원을 지나 시계탑이 있는 건물에 있다. 우리나라 의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학박물관에는 조선시대 수술기구에서부터 종두 기구, 상아청진기 등 다양한 의학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경이는 물소뿔로 만든 조선시대 안경을 무척이나 신기해 했다. 그 다음 ‘의료기구체험반’이라는 체험 교육을 받았는데 거기에서는 인체 각 장기의 실제 표본과 해부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의학박물관 입장과 의료기구체험반 참여는 모두 무료.
대학로 나들이는 늦은 점심식사로 마무리했다. 서경이와 엄마가 찾은 곳은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난 누들파티. 집에서 한번도 요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서경이는 양은냄비에 담긴 물이 끓자 라면을 직접 끓이겠다고 나섰다. 서경이가 엄마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만든 요리는 바로 치즈라면(2천5백원). 치즈라면과 함께 먹는 베이컨고추김밥(3천원)도 입맛을 돌게 했다. 식사를 마친 서경이와 엄마는 동생 우진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서경이가 아쉬운 눈치를 보이자 엄마는 다음에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대학로 일대는 그야말로 문화의 거리. 하지만 다소 반경이 넓기 때문에 하루에 모든 곳을 둘러보자면 아이와 엄마 모두 힘에 부칠 수 있다. 그러므로 한번에 다 둘러보려고 욕심을 내지 말고 일단 아이가 좋아하는 연극 한편을 정해놓고 그외 박물관이나 미술관 한곳을 둘러본 다음 남는 시간에는 마로니에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길거리 공연을 구경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남동생 우진이가 태어난 후로 엄마를 독차지할 기회가 없었던 서경이는 엄마와의 나들이로 신이 났다.


짚풀생활사 박물관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던 여러가지 민속자료를 전시한 곳으로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짚과 풀에 관한 박물관이다.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밀접한 멍석, 망태기와 소쿠리, 가마니, 비옷인 도롱이, 짚신 등 다양한 생활 소품을 직접 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다. 문의 02-743-8787 홈페이지 www.zipul.co.kr

마로니에미술관
마로니에공원 안에 자리잡은 마로니에 미술관은 시간 날 때마다 한번씩 둘러보면 좋은 미술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 무휴. 6~10세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교육을 신청하면 전시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2-760-4603 홈페이지 www.kcaf.or.kr
창경궁
세종대왕이 아버지인 태종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지은 궁이다. 창경궁에 입장할 때는 종묘를 통하거나 정문인 홍화문을 이용하면 되는데 종묘로 통하는 문은 일찍 닫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창경궁에는 다른 궁궐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보물 제846호인 풍기대. 영조 때 만들어진 풍기대는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재던 것이다. 일제시대 때 일본인이 이곳에 동물원과 식물원, 박물관 등을 만들어 창경원으로 격을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1980년부터 제 모습을 찾았다. 문의 02-762-4868 홈페이지 www.ocp.go.kr

서울대학교 의학박물관
서울대학병원 안에 있는 박물관으로 다양한 의학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상아로 만든 청진기, 쿠싱 뇌하수체 스푼 등 우리나라에 서양의 근대 의학이 들어오면서 사용했던 의료 기기들과 의학 서적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이 자리잡은 서울대학병원 건물 역시 1908년에 세워진 대한의원 본관 건물로 우리나라 초기 근대 건축과 근대 서양 의학을 상징하는 문화재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 인체의 장기 표본을 보며 간단한 의학 실험을 해보는 ‘의료기구체험반’과 심장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해보는 ‘심장 이해반’ ‘심폐소생실습’ 등이 마련되어 있다. 1회당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미리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문의 02-760-2636 홈페이지 snuh.snu.ac.kr/~museum/

국립서울과학관
1945년에 세워진 과학관으로 국립중앙과학관(042-601-7979)의 서울 분원이다. 공학, 물리, 에너지, 우주 등 어렵게 생각되는 기초 과학의 원리를 3차원 그래픽과 터치스크린, 가상현실, 화상 전화 등을 통해 직접 실험해볼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자연사 전시실에는 어류, 곤충류, 파충류 등 생물을 서식지별로 나눠 전시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과학 교실과 다양한 강연회가 준비되어 있다. 영화관에서는 과학에 관련된 영화를 매일 상영하며 과학공작교실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과학 현상 중 재미있는 내용을 실험과 실습, 강연회를 통해 배워볼 수 있다. 회원에 가입하면(개인회원 연회비 5천원, 4인 기준 가족회원 2만원) 입장료 무료. 비회원의 경우 어른 1천원, 학생 5백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며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2-762-5206 홈페이지 www.nsm.go.kr/seoul/html/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샘터파랑새극장
1984년 개관한 샘터파랑새극장은 낮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인형극, 놀이연극, 뮤지컬 등을 매달 프로그램을 바꾸어 공연한다. 아이들이 극장 안에서 맘껏 뛰어 놀며 연극을 보는 동안 엄마는 운치 있는 1층 커피숍에서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다. 요즘은 <토끼와 자라 그 후>를 공연하고 있다. 낮 12시,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공연을 하고 있으며 월요일은 쉰다. 문의 02-763-8969

하늘땅소극장
어린이 소극장으로 유명한 하늘땅소극장에서는 하루 세 차례(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공연이 펼쳐진다. 하늘땅소극장에서 올리는 연극의 특징은 아이들이 직접 극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공연중인 <장화 신은 고양이와 놀기>에서는 공주선발대회를 열어 공주로 뽑힌 아이는 분장 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 3월에는 먹을 거리에 관한 내용을 담은 <오늘 반찬은 뭐할까>를 올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출연배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3천원)가 마련되어 있다. 문의 02-747-4222

체험교실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연극도 보고 고궁 투어도 하는 달팽이 체험교실
극단 달팽이에서 올리는 연극도 보고 무대 뒤 모습과 조명, 효과 등 연극에 관한 모든 것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근처 창경궁 투어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공연 관람 후 연출자 및 배우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포스트워크숍은 2천원, 무대장치와 조명·콘트롤룸·분장실을 공개하는 백스테이지 투어는 2천원,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가 있는 창경궁 프로그램은 5천원이다. 백스테이지 투어와 포스트워크숍은 공연 관람이 필수지만 창경궁 투어는 별도로 신청해도 된다. 단 창경궁 프로그램은 1주일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한다. 문의 02-765-1638 홈페이지 www.edutheatre.org

마로니에미술관 미술학교 ‘발자국 소리가 큰 아이들’
입시 위주의 미술교육이 아니라 자유로운 창작과 실기 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표현력, 미술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신개념 어린이 미술교육 프로그램. 5세(유치원)부터 13세(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씩 교육한다. 선착순 대기 접수가 가능하며 한달 수강료는 재료비 포함해 월 15만원이다. 문의 02-760-4566

열살 서경이와 엄마가 함께 떠난 대학로 문화 생생 체험

어린이 연극을 구경한 후에는 주연배우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왼쪽). 직접 라면을 끓여 먹고 길거리에서 파는 공룡알빵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서경이와 엄마.


누들파티
마로니에공원 끝에 있는 누들파티는 손님이 직접 라면을 끓여 먹는 곳. 계란라면, 김치라면, 콩나물라면 등 라면 종류도 다양하다. 주문을 하면 노란색 양은냄비와 라면, 재료를 갖다준다.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물도 조절하고 면도 적당히 익혀 먹을 수 있다. 문의 02-744-9285

디마떼오
이탈리아식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디마떼오. 이탈리아에서 온 주방장이 직접 피자를 만들어낸다. 얇은 피자 도우 위에 놓인 신선한 토핑 재료들이 입맛을 돋운다. 문의 02-747-4444

학림다방
5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찻집. 인테리어는 거의 예전 그대로며 클래식 음악 위주의 선곡도 바뀌지 않았다. 연극을 보러 간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에 엄마가 잠시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 02-742-2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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