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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제의 현장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천국의 계단’ 종방연에서 만났다!

■ 글·구미화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4. 03. 04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 등 초호화 캐스팅에, 눈물샘을 자극하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 화제를 모은 SBS ‘천국의 계단’이 지난 2월초 막을 내렸다. 시청률 40%를 웃돌며 권상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고,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등의 유행어를 낳은 ‘천국의 계단’ 종방연 현장을 찾아갔다.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 종영을 하루 앞둔 2월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우봉홀에서 열린 ‘천국의 계단’ 종방연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기억상실, 사악한 계모,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 등 상투적인 레퍼토리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방영 내내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 특히 안암에 걸린 정서(최지우)가 송주(권상우)의 등에 업혀 죽음을 맞는 마지막회는 방영 이후 최고의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42.4, TNS 미디어 43.5%)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SBS 송도균 사장, 구본근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을 맡은 이장수 PD, 주인공 권상우 최지우 김태희를 비롯해 중견 연기자 정한용 이휘향 김지숙, 주인공들의 아역을 연기한 이완 백성현 박지미 등 출연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신현준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SBS 박은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송도균 SBS 사장은 “지난해 드라마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SBS에서 ‘천국의 계단’은 ‘구원의 계단’이었다”는 찬사와 함께 이장수 PD를 비롯한 제작진에게 감사패와 격려금을 전달했다. 또한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였던 롯데월드측에서 이장수 PD와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 등 4명의 주인공에게 롯데월드 평생이용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장수 PD,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큰절배우들은 NG 장면 함께 보며 박장대소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천국의 계단’에 대한 치하가 이어지자 이장수 PD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런 사랑도 있구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구나’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같이 일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한다”며 모든 공을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돌리고, 참석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얘기하는 순서가 이어지자 권상우는 “드라마를 하면서 이런 자리(종방연)에 참석하긴 처음이다. 그런데 최지우씨는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잘돼서 이런 자리에 많이 섰다고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지우는 “촬영 내내 날씨가 너무 추웠다. 이장수 감독과 스태프, 권상우씨와 선배 연기자들 모두 너무 고생했다”며 ‘천국의 계단’은 자신의 연기가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천국의 계단’은 권상우 최지우 등 신세대 스타 외에도 정한용 이휘향 김지숙 하재영 등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특히 극중 태화(신현준)의 생부로, 노숙자 역할을 소화하며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정한용은 다른 출연진과 함께 축배의 잔을 부딪히며 “‘천국의 계단’이라는 좋은 작품을 통해 ‘재데뷔’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이장수 감독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혹독한 추위 속에서 열정을 다해준 권상우 최지우 모두 후배지만 정말 대견스럽다”며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과 모든 출연진이 함께 ‘케이크 커팅’을 하는 것으로 공식 행사가 끝나자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동안 감춰뒀던 NG 장면들이 공개됐다. 권상우는 최지우와 김태희를 이끌고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 NG 장면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운 최지우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코피를 흘리고 입안의 음식을 마구 뿜어내는 등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했다. 최지우 역시 비데에서 나온 물이 얼굴에 튀는 민망한 모습을 보고 쑥스러워했다.

권상우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두분 다 너무 아름답고, 워낙 잘해줘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웃음).”
드라마에서 최지우와 김태희 두 여자 주인공의 사랑을 독차지한 권상우(28)가 밝힌 소감이다. 그는 “보통 드라마를 촬영하면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든데 이번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며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거둔 가장 큰 수확으로 꼽는 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천국의 계단’의 슬픈 연기를 통해 가볍고 덜렁대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버릴 수 있었다는 것. 그는 방영 초기 제기됐던 부정확한 발음에 대한 비난을 하염없이 흘리는 눈물연기로 잠재우고 최고 인기 배우로 등극했다. 종방연이 열린 날도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와 카메라폰을 든 수십명의 여학생들이 권상우를 보기 위해 행사장 입구에 진을 쳐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권상우는 CF 촬영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떴는데 그는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당분간 화보와 CF 촬영 때문에 쉬지 못할 것 같다. 대전 집에도 통 못 내려갔는데 앞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좀 갖고 싶다”고 말했다.

최지우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안암으로 죽음에 이르고 마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한 최지우(29).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특유의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런데 그에 따르면 권상우, 신현준 역시 촬영하는 내내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고 한다.
“연기 경력이 많은 신현준씨는 아무래도 연기할 때 여유가 있고, 파트너를 잘 챙겨줘요. 그리고 얼마나 잘 우는지 저보다 더 잘 울어서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였다니까요(웃음). 권상우씨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울기도 했어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고 하자 그는 “송주와 정서가 아이스링크에서 첫키스를 나누던 장면, 안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무의도 바닷가에서 울부짖던 장면 등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번도 쉽게 넘어간 적이 없었던 모든 장면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촬영에 들어가 끝날 때까지 추위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지만 ‘천국의 계단’을 통해 연기의 참맛을 알았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연기가 참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런 게 카타르시스구나’ 하고 전율을 느낀 적도 있고요.”
끝으로 그는 앞으로 천방지축 연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희
권상우·최지우·김태희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알고 보면 유리도 가엾은 여자예요.”
CF 모델로 활동하다 지난해 SBS 주말드라마 ‘스크린’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김태희(24)는 ‘천국의 계단’이 인기를 모으자 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번 드라마로 처음 악역에 도전한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지우를 괴롭히는 ‘유리’를 연기했는데 머리카락을 완전히 뒤로 넘겨 묶은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대방을 쏘아보는 ‘김태희식 노려보기’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얄밉기는 해도 동정심을 유발하는 인간적인 악녀로 보여지고 싶었어요. 처음 악역을 맡기로 결정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기우였어요(웃음).”
그의 악녀 연기를 인상깊게 본 영화 관계자들이 올여름을 겨냥한 공포영화의 주인공으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으나 악녀 이미지로 고정될까 염려한 그가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천국의 계단’ 1, 2회에서 극중 태화(신현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신인 탤런트 이완(본명 김형수)이 그의 친동생으로 알려져 한동안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천국의 계단’의 인기에 힘입어 한 의류 브랜드의 CF 모델로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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