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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비리와 관련, 구속 수감된 개그맨 서세원 & 부인 서정희 심경

■ 글·이영래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11. 10

연예계 비리와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자 지난해 7월 홍콩으로 출국한 뒤 올해 4월 자진 귀국한 개그맨 서세원이 구속수감됐다. 횡령 및 방송사 PD 등에게 PR비를 건넨 혐의로 구속수감된 그의 근황, 그리고 아내 서정희의 안타까운 심정.

연예계 비리와 관련, 구속 수감된 개그맨 서세원 & 부인 서정희 심경

개그맨 서세원이 10월8일 오후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서울 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지검을 나서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지난 10월8일 연예계 비리와 관련,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인 이수만(51), 서세원프로덕션 운영자인 서세원(47), GM기획 대주주인 김광수(42) 등을 배임증재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법원은 이날 이씨 등 세명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여 “높은 형량이 예상되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수만은 지난 99년 8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회사 공금 11억5천만원을 빼내 증자 대금으로 입금했다가 곧바로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수만은 지난해 이와 관련된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 5월 귀국, 조사를 받아왔다.
서세원은 서세원프로덕션을 운영하면서 영화 <조폭마누라> 및 소속 연예인들의 홍보를 위해 방송사 PD 등에게 홍보비 명목의 돈을 뿌리고, 지난해 초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3억7천만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던 <서세원쇼>를 펑크내가며 지난 7월 말 홍콩으로 출국, 가족과 함께 미국에 머물러오던 그는 지난 4월 들것에 실린 채 귀국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한양대 병원에 입원했다.
또 무명의 조성모를 톱가수로 키워내는 등 맡는 연예인마다 톱스타로 만들어 ‘스타 제조기’로 불리던 GM기획 대주주 김광수는 지난 99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60여 차례에 걸쳐 회사공금 46억여원을 빼돌려 빌딩 및 주택구입 자금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그 또한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가 지난 4월 검찰에 자수했다.
이중 이수만은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3천만원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지난 10월13일 석방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코스닥 등록추진 과정에서 잠깐 회사돈을 뺐다가 다시 넣은 행위는 법적으로 횡령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사실이나 SM엔터테인먼트가 주식회사라곤 해도 사실상 이씨의 개인회사처럼 운영됐고 회사에 끼친 손해가 없다는 점에서 구속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세원에 대한 구속적부심 청구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석방하면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서씨의 청구는 기각했다”고 밝혔다.
서세원측은 이런 검찰의 반응에 대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변호사를 세명이나 선임하며 총력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1년여를 끌어온 사안이라 단순하게 끝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구속적부심마저 기각되리라곤 예상치 않았던 것.
처음 혐의를 다 인정하던 서세원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내가 준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준 것”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사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방송계 인사들 중 일부는 무혐의 처리된 터라 ‘받은 사람’ 없이 ‘준 사람’을 어떻게 사법 처리할 수 있겠냐는 시각도 있다.

연예계 비리와 관련, 구속 수감된 개그맨 서세원 & 부인 서정희 심경

지난 4월 귀국할 당시의 서세원. 당시 그는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들어왔다(왼쪽). 남편의 구속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던 부인 서정희는 매일 남편을 면회하면서 기도로 심신을 추스르고 있다고 한다.


서세원의 한 측근은 “법적인 문제들이 윤곽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말하기 곤란한 입장이다. 현재는 기소가 안됐기 때문에 변호사와 가족 면회만 허용되는 상황이다. 건강상 문제가 있는 터라 보석이 받아들여졌으면 했는데 안돼서 유감”이라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또 그는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정작 구속이 되자 그 충격으로 서세원 서정희씨 둘다 정신이 없다. 안타까워 뭐라 말도 못하고 있다. 서정희는 매일 남편 면회를 다니고, 기도로 시간을 보낸다. 현재 차가 없기 때문에 친척 한명이 차로 데려다주는 형편이다. 현재 두 자녀는 미국에서 공부중이다”며 이들 가족의 근황을 전해주기도 했다.
한편 이들 가족이 살던 청담동 빌라는 곧 매각될 것이라고 한다. 서세원이 미국에 머무를 당시 이 빌라가 매물로 나온 사실이 우연히 알려져 세간에선 “서세원이 한국 살림을 완전히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 집은 탤런트 유호정이 이사할 집을 찾다 이 집을 둘러보게 되면서 매물로 나온 사실이 알려졌다. 이 측근에게 ‘그러면 미국으로 삶의 기반을 옮긴다는 뜻이냐?’고 물었으나 그는 더 이상의 대답은 피했다.
다른 측근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도 서세원이 구설에 계속 시달리자 서정희는 남편의 직업에 회의를 느꼈다. 남편에게 연예계 활동을 그만두라고 여러 번 권유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남편이 구속까지 되고 나자 나름대로 정리할 생각을 비춘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과연 이 사태로 서세원은 한국 생활도 접고, 연예계에서도 은퇴할 것인가? 아니면 지난 90년, 95년 연예계 비리 사건에 관련됐던 혐의자들이 그랬듯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앞으로 있을 재판을 지켜본 뒤에야 알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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