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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엄마들의 고민

소아비만 예방 & 치료법

‘포동포동’ 살찐 우리 아이, 이젠 걱정이예요!’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최숙영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도움말·강재헌 진동규

2003. 03. 03

포동포동 살이 찐 아이들을 보고 과거에는 ‘장군감’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10명 중 3.5명이 비만으로 알려지면서 소아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소아비만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비만 예방 & 치료법

초등학교 6학년인 영민이는 신장 145cm에 몸무게가 62kg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정상 체중을 유지하다가 엄마가 장기 입원을 하면서 식사를 챙겨주지 못하자 몸무게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이후 영민이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아이들이 뚱뚱하다고 놀리는 바람에 혼자 전자오락을 하거나 비디오를 보는 시간이 많아진 것. 그때서야 영민이의 엄마는 심각성을 느끼고 식사조절을 시작했지만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해 답답할 뿐이다.
이처럼 해마다 비만한 어린이들이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서울 교육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 초중고생 가운데 몸무게가 표준치보다 50% 이상 초과하는 고도 비만이 최근 2년 사이에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아는 고지혈증, 지방간 등의 성인병이 이른 나이에 발생하게 되므로 조기에 발견, 치료해야 한다.
소아비만 왜 생길까
●과식, 편식, 운동부족
대부분의 소아비만은 음식물을 질적, 양적으로 과잉 섭취해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만이 과식, 편식, 운동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 요즘 아이들은 밥보다 피자나 햄버거를 더 좋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텔레비전을 보거나 전자오락을 하는 데 사용한다. 텔레비전을 자주 보는 아이들에게 비만이 흔한데 이는 텔레비전을 보는 동안 열량 소모가 적은데다 고열량 스낵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가족 연관성
부모가 비만한 아이들은 비만해질 위험이 크다. 이것은 강력한 유전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고, 식사습관과 운동습관을 부모로부터 배우게 되어 2차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다.
●유전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고 매일 몇 시간씩 텔레비전을 보며 신체 활동량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비만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유전적인 영향으로 비만도, 체내 지방 분포, 과잉 영양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 결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정상 체중의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적고 체중이 더 빨리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비만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에게는 열량을 보존하려는 타고난 욕구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소아비만의 기준
비만은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 비만의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소아인 경우 신장별 표준체중과 비교해 비만도를 결정한다.

비만도(%)= 현재 체중 ― 신장별 표준체중/신장별 표준체중×100

계산 결과 비만도가 20∼30%라면 경도 비만, 30∼50%는 중등도 비만, 50% 이상은 고도 비만이다. 고도 비만은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 정밀진단과 체중 감량 조치가 시급하다.
소아비만의 신체적 특징
●또래에 비해 체중은 물론 키도 크고 얼굴이 뽀얗다.
●사춘기가 되면 여자아이는 둔부에, 남자아이는 몸통에 지방이 쌓인다.
●남자아이는 유방 부위에 지방이 쌓여서 마치 젖봉오리가 솟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성기는 작아 보이기도 하지만 음경이 살 속에 파묻혀 있어서 그렇게 보일 뿐 실제 크기는 정상이다.
●여자아이는 초경이 빨라질 수 있다.
●고도 비만인 어린이는 배가 많이 나온다. 심할 경우 살이 터서 보라색의 피부줄이 생길 수 있고 피부가 겹쳐 종기나 부스럼이 자주 생긴다.
●팔다리의 경우 주로 상박과 허벅지에 지방이 많이 쌓이며 손은 상대적으로 작고 손가락은 끝이 가늘어진다.

소아비만 예방 & 치료법

비만은 ‘외형’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도 비만일 때는 어린 나이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갖게 될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성인이 된 뒤 진짜 성인병을 앓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 연구결과를 보면 소아기 비만이 심할수록, 소아기에 비만했던 연령이 높을수록, 가족 중에 비만한 사람이 많을수록 성인기 비만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어린이를 괴롭히는 것은 사회적, 심리적 고통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비만을 게으름과 무절제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비만아는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과 따돌림을 받게 되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이 경멸당하는 것으로 생각해 우울해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다. 이는 또 청소년기에 거식증이나 폭식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아비만 어떻게 해야 할까
소아비만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기는 영아기, 5∼6세 그리고 사춘기다. 소아비만의 60%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성인이 된 후의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적 증가 없이 크기만 증가하는 것이지만 어릴 때의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중등이나 고도 비만은 성인이 되어서 비만이 될 확률이 80% 이상이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소아비만 아이들에게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으며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좋아하고 저녁 식사를 많이 먹고 식사 속도가 빠르다. TV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긴 것도 특징이다.

식이요법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달라서 열량 제한을 심하게 할 경우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필수영양소가 부족해져 성장과 발육을 저해할 수 있다. 때문에 체중 감량을 비만치료의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체중이 더 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성인처럼 무리한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 수술요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사는 저칼로리 식사를 하되, 끼니를 걸러서는 안 된다. 식이요법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하루 에너지 소비량보다 적은 칼로리의 음식을 계속 먹으면 체중이 반드시 감소하게 된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외식을 할 때도 가능한 튀긴 음식을 피하고 구운 요리를 택하도록 한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누어 먹는 것이 좋고 밤참은 금물이다. 학교나 학원 주변의 자판기 이용도 줄이도록 지도한다.
비만아는 음식을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먹을 때마다 수저를 내려놓고 천천히 씹어먹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몸은 식사를 하고 20분쯤 지나야 배가 찼다는 것을 감지하고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먹는 행위에 대한 자각을 높일 수 있도록 식사일기를 쓰게 하는 것도 좋다.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시간, 장소, 감정 상태 등을 적도록 하면 어떤 음식과 식습관이 체중 증가를 가져왔는지 알 수 있고, 그 과정이 아이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때는 칭찬이나 보상을 해주도록 한다. 자전거나 축구공 등 운동기구를 선물하면 자연스레 운동을 할 수 있다.

운동요법
비만아 중에는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체중감량을 위해 무턱대고 격심한 운동을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신체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전문의와 상담한 후에 적절한 운동을 골라서 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비만아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놀이나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열등감을 가지기 쉬우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부터 시작해 점차 강도를 세게 해줄 필요가 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이튿날까지 피로나 통증이 남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 단시간에 많은 힘을 내는 운동은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할 때에도 먼저 5∼15분 정도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다음 본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순서다.
비만한 아이들에게는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이 좋다. 한번에 최소한 15분 이상, 일주일에 3∼5회 해야 효과가 있다. 근력운동은 아령 등 운동기구를 한번에 8∼12회 반복하는 것이 적당하다. 횟수는 주 2∼3회가 좋고 가능한 한 여러 관절을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 중에는 호흡을 참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만치료를 위한 운동은 ‘얼마나 격렬하게 하느냐’ 보다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가능하면 학교나 학원에 갈 때 걸어가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자동차 대신 자전거 타기 등 실제 생활 속에서 운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한다.



소아기는 기초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시기라 다이어트 성공률도 높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아이와 같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지만 이때는 부모가 조금만 도와줘도 비만이 쉽게 교정될 수 있다.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몸은 에너지가 들어올 때 열량을 적게 소비하고 남은 열량을 ‘저장’하는 ‘에너지 절약형’으로 바뀐다.
[아침, 점심에 저칼로리 식사를 하고 저녁식사는 늦지 않게 한다] 한 예로 바람직한 식단은 밥 3분의 2공기, 콩나물국, 달걀찜 한개, 김구이, 양상추볶음, 김치 등이며 이때 포만감을 위해 국은 다 먹도록 한다.
[조리법을 바꾸고 대체식품을 찾는다] 기름으로 볶거나 튀기는 음식보다 찌거나 삶아서 준다. 청량음료 대신 우유, 아이스크림 대신 요구르트, 도넛 대신 머핀, 감자칩 대신 팝콘을 준다.
[부모가 조깅이나 산책을 함께 한다] 아침에 아빠가 함께 조깅을 하거나 저녁식사 후 온 가족이 45분 정도 산책한다.
[“절대로 먹으면 안된다”는 말을 하지 말라] 평일에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았다면 주말에 한끼 정도는 실컷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해준다.
[식탁 예절을 바꿔준다] 천천히‘꼭꼭’음식을 씹어먹게 한다. 또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양손에 들지 못하게 한다.
알아두세요!
엄마들이 영양상 주의할 점
아이들은 보통 생후 10개월부터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의 10∼20%를 간식으로 보충하게 된다. 이때 단맛이 강한 간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에 입맛이 익숙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식으로 아이에게 단것을 주게 되면 아이의 입맛 자체가 바뀌어 과자나 케이크 등을 많이 찾게 되므로 섭취 칼로리가 높아져 비만을 초래하게 된다. 간식은 12개월 전에는 유제품류나 과일 정도만 주고 12개월 이후부터는 천연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만들어준다.
소아비만을 막기 위해서는 기름기가 많은 고기와 지방류의 식품을 줄여야 한다. 대신 세포의 주성분을 이루는 단백질과 비타민B1을 포함하고 있는 살코기, 생선, 달걀, 두류, 보리, 채소 등의 식품을 보충해 준다. 해조류와 콩, 채소, 버섯, 곡류처럼 포만감을 주고 배변량을 늘려주는 식이섬유를 많이 포함한 식품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좋다.
또 뼈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 C, D가 결핍되지 않도록 우유와 뼈째 먹는 생선, 해조류, 과일 등을 골고루 먹이되 조리를 할 때도 볶거나 튀기는 것보다 찜이나 구이, 조림, 무침 등이 좋다.

소아비만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식사와 간식은 정해진 시간에, 식탁에서만 하도록 한다.
●식사 전에 물이나 국을 마신다.
●음식은 여러번 씹어서 천천히 먹도록 한다.
●냉장고나 식탁 등 눈에 띄는 곳에 과자나 음식을 두지 않는다.
●군것질을 줄이고 어린이가 상점에서 직접 과자나 캔디류를 사먹지 않도록 지도한다.
●심부름을 시키는 등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와 사귀도록 한다.
●한가지 운동을 꾸준히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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