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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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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은 시청자들

고현정 촬영 거부 vs. 하차 통보

editor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2018. 02. 28

최고 시청률 17.4%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던 SBS 드라마 ‘리턴’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연 배우의 중도 하차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양측 갈등의 불길은 SNS를 타고 확산 중이다.

배우 고현정(47)과 ‘리턴’ 제작진이 “더 이상 같이 작업을 할 수 없다”고 선언, 결국 주연 배우를 교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가 외부로 알려진 건 2월 7일 한 매체가 고현정이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한 이견 등으로 연출자 주동민 PD와 갈등을 빚었으며 그 때문에 촬영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다. 이날 SBS 측은 “고현정과 제작진 간의 갈등이 계속돼 더는 함께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주연 배우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이튿날인 2월 8일 새벽 고현정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도 “제작 과정에서 연출진과 거듭되는 의견 차이가 있었고 이를 최대한 조율해보려는 노력에도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 논의와 고심 끝에 더 이상 촬영을 이어나가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SBS의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고현정과 ‘리턴’ 제작진 모두 명쾌한 입장 내놓지 못해

하지만 이런 양측의 입장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먼저 고현정이 주동민 PD를 폭행했다거나 고현정의 잦은 지각으로 촬영이 지연되는 상황이 계속됐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불거졌다. 이뿐만 아니라 고현정이 대사를 제대로 외워오지 않아 촬영 현장에 프롬프터를 동원했다는 주장과 함께 그 증거라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현장을 지휘한 주 PD의 언행에 문제가 있어 이 같은 사태가 야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신을 ‘리턴’ 스태프라고 밝힌 익명의 네티즌은 ‘주 PD가 촬영장에서 고현정의 외모를 비하한 댓글을 낭독하고, 주연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고현정의 출연 분량이 점점 축소됐으며, 주 PD가 고현정 앞에서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까지 봤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또한 고현정과 2007년 드라마 ‘히트’로 연을 맺은 배우 윤지민은 2월 10일 자신의 SNS에 ‘스펀지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이 언니는 충격이란 충격을 늘 온몸으로 떠안고 있다’는 글과 2장의 사진을 게재해 고현정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리턴’ 대본을 머리맡에 놓고 잠든 초췌한 고현정의 모습과 ‘대중들께 빚진 일, 어떻게 갚을지’라는 메모가 담긴 사진이었다. 

현재까지도 인터넷상에서는 고현정을 향한 동정론과 ‘갑질’ 비판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 사태를 지켜본 방송 관계자들은 ‘리턴’ 제작진과 고현정 측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세간에 불거진 갖가지 루머에 대해 양측 모두 명쾌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대중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리턴’ 제작진과 고현정 사이의 불화가 돌이키기 힘든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2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진행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기회의에 참석한 ‘리턴’의 박영수 제작총괄프로듀서(EP)는 담당 PD와 배우 간의 불화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주동민 PD가 고현정 씨에게 폭력적인 제스처를 취했다거나 마이크를 통해 외모를 비하했다는 소문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완강히 부인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더구나 이 드라마는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임에도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이 자주 등장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인 ‘경고’ 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심의 등급도 ‘19세 이상 시청가’로 조정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턴’ 제작진은 고현정의 후임으로 배우 박진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현정의 하차를 공식화한 직후 박진희 측과 미팅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신 5개월에 접어든 데다 큰 이슈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던 박진희는 5일간의 고민 끝에 2월 12일 “제작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스러웠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간곡한 출연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드라마 합류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리턴’의 촬영이 다시 시작됐지만 시청률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제작진과 배우 간의 갈등은 사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그 일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양측 모두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에 공론화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처럼 여긴다. 하지만 ‘리턴’ 제작진은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 배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방영 도중 주연 배우를 교체하는 최악의 수를 두고 말았다. 이 일로 방송사는 물론이거니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고현정 역시 득보다 실이 큰 상황이다. 또한 양측이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선택한 결정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고현정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박진희는 2월 14일 방송분부터 등장했다. 이날 제작진은 그간의 파행과 관련, ‘시청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14일 방영된 15회와 16회 시청률은 각각 12.8%와 17%(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 이전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director 김지영 기자 designer 김영화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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