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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shop #hotplace

인생 심부름하러, 동네 가게로

editor Choi Seon Ah, Kil Young Eun photographer Kim do kyun

2017. 11. 16

흑석동과 성북동, 어쩐지 조금 낯설다. 그만큼 아직 방문객들로 붐비기 보다 어렸을 때 엄마 심부름하러 달렸던 가게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동네다.

예술적 감각이 깃든 곳, 성북동 동네 산책

북악산 아래 크고 작은 단독주택들 사이, 한적하고 고즈넉한 동네 성북동. 과거 문인과 예술인들의 아지트였던 이 동네에 감각적인 리빙 숍과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있다.

챕터원 꼴렉트

성북동 길상사를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보면 저택들 사이에서 감각적인 외관의 숍을 발견하게 된다. 리빙 편집숍 챕터원의 두 번째 매장인 ‘챕터원 꼴렉트’는 국내 및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구 및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소품 위주로 선보였던 가로수길의 챕터원과 달리, 성북동은 다양한 디자인의 물건들이 조화를 이루는 쇼룸을 완성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한쪽 벽면에는 양웅걸 작가의 소반 작품이 걸려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는 아티스트의 서재를 방문한 듯 아늑한 공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술작품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화병이나 조명, 거울 등 잠자고 있는 안목을 높여줄 아이템들이 가득하니 예술적 영감을 얻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ADD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5길 94 OPEN 오전 11시~오후 6시, 주말 오후 1~6시(월요일 휴무) TEL 02-763-8001

로컬

‘동네 양식당’으로 불리는 ‘로컬’은 성북동에서 가장 최근에 오픈한 레스토랑이자 휴양지 같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넓은 테라스와 새하얀 외관이 유럽의 한적한 레스토랑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곳 테라스에서는 성북동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 이탤리언 퀴진을 베이스로 화덕피자, 파스타, 바비큐 등의 요리를 선보이며,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파스타는 직접 만든 생면을, 판체타나 소시지 같은 염장류 음식 또한 셰프가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ADD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34-4 OPEN 오전 11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TEL 02-766-1555



두에 필로

이탈리아어로 두 개의 실이란 뜻의 ‘두에 필로’는 핸드메이드 모자를 만드는 공방이자 숍이다. 한적하고 고급스러운 성북동의 문화와도 잘 어울리는 이곳은 2010년 오픈해 현재까지 동네의 오랜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에서 모자 디자인을 공부한 디자이너가 직접 만드는 모자들은 소장가치가 높다. 펠트, 가죽, 패브릭 등 모자에 사용되는 소재는 유럽에서 공수해왔으며, 캐주얼하게 매치할 수 있는 모자부터 웨딩드레스에 어울리는 헤드 피스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모자는 오더메이드 방식으로 손님의 스타일과 체형에 맞게 제작할 수 있으며, 모자 외에도 핸드메이드 가방과 지갑, 액세서리 등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ADD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81 OPEN 낮 12시~오후 7시, 토요일 낮 12시~오후 4시(일요일 휴무) TEL 02-747-6157

브레이크 타임킷

‘브레이크타임킷’은 ‘휴식’을 테마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는 브랜드다. 브레이크 타임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소품들을 선보이는데, 은은한 무드를 연출해줄 캔들과 캔들 홀더, 커피 드리퍼와 서버가 하나로 구성되어 간편하게 내려 마실 수 있는 커피포트, 공간에 지적인 분위기를 더해줄 트레이 등 소소한 물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금속 공예를 전공한 디자이너가 기획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금속과 나무를 기본 소재로 한 아이템들을 제작한다. 지난해 홍대에서 이전해 성북동에 둥지를 틀었고, 한적하고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 나만의 공간에서 여유와 휴식을 얻고 싶다면 브레이크타임킷이 제안하는 일상 속 소품들에 주목해보자. 

ADD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73-4 OPEN 오전 10시~ 오후 7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일요일 휴무) TEL 070-7550-9859

소박하고 평화로운 풍경, 흑석동

서울의 젊은이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흑석동. 오래된 노포와 젊은이들의 개성이 한데 모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터방내

오래된 아치형 벽돌 문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1980년대로 회귀한 듯한 전경이 펼쳐진다. 빛바랜 가죽 소파와 은은한 불빛을 뿜는 조명 등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카페 ‘터방내’는 30년이 넘도록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커피를 내리는 방식도 30년 동안 같은 방법을 고수하는데, 증기의 압력으로 커피를 뽑아내는 사이폰을 사용한다. 주전자에 물을 올려 끓이고 사이폰 기구 안에 원두가루를 넣고 알코올램프를 이용해 커피를 뽑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음료는 플롯트로 아이스커피에 아이스크림과 약간의 과일이 들어가며, 크림커피처럼 부드럽고 연한 맛이 특징이다. 

ADD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 101-7 OPEN 오전 11시~밤 12시(일요일 휴무) TEL 02-813-4434

핑크 플로어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본래 건축과 미술을 전공한 친구 여럿이 작업실로 사용했던 곳인데 ‘공간을 다양한 사람들과 나눠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재정비한 후, 캐주얼한 멤버십 바(bar)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멤버십 회원이 되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카드 키가 주어지고 본인의 와인 냉장고가 마련된다. 냉장고 안은 ‘핑크 플로어’의 취향으로 고른 네이처 와인 또는 싱글몰트위스키가 채워진다. 널찍한 테이블 딱 하나로 공간을 채워, 멤버십 회원들끼리 자연스레 교류할 수도 있다.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찾기 좋은 곳이랄까. 해가 지면 빔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을 틀고, 그윽한 조명과 음악이 공간을 더 무드 있게 만들어주니, 늦은 저녁에 가는 것이 좋겠다. 

ADD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102 3층 OPEN 24시간 TEL @pink.floor

바야흐로

‘바야흐로’는 층고 높은 오래된 공간을 개조해 만든 퓨전 이자카야다. 실내의 낡은 흔적은 고스란히 살리고 공간 곳곳에 선반을 달아 식재료나 술을 투박하게 올려놨는데,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일식부터 양식, 한식 등 술과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류를 즐길 수 있고, 매일 식재료에 따라 오늘의 메뉴가 정해진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바로 ‘카이센동’. 양념한 밥 위에 우니와 연어, 새우를 가득 담아낸 한 그릇 요리로, 김에 밥과 해산물을 올리고 유자간장에 콕 찍어 먹는 식이다. 직접 수산시장에서 가져오는 싱싱한 해산물로 만드는 사시미나 가을 새우구이 같은 안주도 별미다. 

ADD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102 OPEN 오후 6시~오전 2시(일요일 휴무) TEL 070-7755-2889

오후 홍콩

낮 12시만 되면 갓 구운 빵 냄새가 흑석동의 작은 골목을 가득 채운다. 이 고소한 냄새의 진원지는 카페 ‘오후 홍콩’. 이곳에서 판매하는 통통하게 잘 구운 빵은 바삭한 크러스트를 입힌 파인애플 번이다.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파인애플 번은 중화권에선 식사 대용 또는 간식으로 먹는데, 두툼한 버터를 끼워 먹기도 한다.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버터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 파인애플 번에는 커피보단 밀크티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네온 조명 간판, 화이트 컬러 타일, 홍콩 식당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소품 등 영화 ‘중경삼림’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도 인기에 한몫하는 중. 이곳에 앉아 가벼운 티타임을 즐기는 순간은 여기가 홍콩인지 서울인지 헷갈릴 정도로 기분 좋은 착각이 든다. 

ADD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 13가길 29 OPEN오전 10시~오후 10시 TEL 02-6398-6787

director Choi Eun Cho Rong designer Lee Nam 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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