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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program

혼자 사는 언니들이 물었다 대체 왜 같이 살아요?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 서혜진 PD·노윤 작가

editor 정희순

2017. 08. 09

100세 시대.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도 문제지만 누구와 함께 살 것인지도 문제다. 한 이불을 덮지만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다른 이 남자. 대체 우린 왜 함께 살고 있는 거지? 이 물음에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 서혜진 PD·노윤 작가가 답했다.

〈동상이몽 2이재명 성남시장 부부, ‘한중 커플’ 추자현과 우효광, 대세 개그맨 김수용 부부까지.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첫 회부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7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이다. 일반인 부모와 자녀 간의 동상이몽을 그린 시즌1 때와 달리 이번 시즌에서는 유명인 부부가 사는 모습을 관찰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고 서로 다른 남편과 아내의 시각을 이야기한다. 모두가 ‘졸혼’을 외치는 시대에, ‘결혼’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힘차게 첫 스타트를 끊은 며칠 뒤인 지난 7월 16일, 서울 상암동 스튜디오에서 서혜진(47) PD와 노윤(46) 작가를 만났다.

〈동상이몽 2〉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뜨겁더라고요(웃음).
노윤 작가(이하 작가)_제품을 시장에 내놨는데 무반응인 것보다는 당연히 기분 좋죠. 첫 회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혜진 PD(이하 PD)_시즌2를 시작하면서 부부 관계를 메인 주제로 다루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요즘 트렌드와 너무 안 맞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하셨어요. 아시다시피 요즘은 졸혼하는 커플들도 많고, 이혼도 상대적으로 쉬워졌잖아요. 다들 혼자 살고 싶어하는 시대에 왜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에요.  

시즌1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뭔가요.
작가_시즌1 때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뤘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부부 관계를 다룬다는 게 첫 번째 차이점이죠. 두 번째는 일반인 케이스가 아니라 셀레브러티의 사례가 등장한다는 거고요. 시즌1 때는 매회 두 케이스씩 등장했어요. 문제 상황을 보여주고 갈등이 해소되면 그걸로 끝. 그런데 관계를 맺고 살아가다 보면 문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갈등과 해소’라는 구성이 명쾌하긴 했지만 관계를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려면 일반인보다는 연예인이 더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동상이몽’이라고 해서 간극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우리 집이랑 똑같네?” 하면서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PD_시즌1 때 함께하지 않았던 노윤 작가가 투입된 것도 차이점 중 하나예요(웃음). 노 작가와는 옆 팀 PD와 작가로 자연스레 알게 됐어요. 함께한 첫 작품은 〈스타킹〉이고, 그때 2년 정도 같이 작업했죠. 지난 추석 파일럿으로 방영된 〈부르스타〉도 함께했어요. 서로를 알아보고 이번 시즌2에 함께하자고 러브 콜을 보냈어요.

PD가 본 노윤 작가, 작가가 본 서혜진 PD의 장점은 뭔가요.
작가_애매모호함이 없다는 게 좋아요. 간혹 PD가 한 말을 작가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 다른 우물을 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서혜진 PD는 하고 싶은 말이 명확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할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요.



PD_노 작가는 눈높이가 굉장히 대중적이에요. 한마디로, 배가 산으로 가는 걸 막아주죠. 제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을 땐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이건 별로인데” 하고 솔직하게 말해줘요. 이번에 〈동상이몽 2〉를 기획할 때도 전 원래 부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관계들을 다뤄보려고 했어요. 부부 관계와 함께 매니저와 스타의 관계, 갑과 을의 관계 같은 것들도 이야기하고자 했죠. 노윤 작가가 가만히 제 이야기를 듣더니 단칼에 “아니야!” 하더라고요(웃음). 이렇게 노 작가는 제가 방향을 잘 설정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는 사람이에요.




이재명 시장 부부의 출연이 화제를 모았어요. 어떻게 섭외하게 됐나요.
PD_대선 때 이재명 시장 부부를 팔로어했던 후배 PD와 작가들이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정치권에 몸을 담고 계시긴 하지만,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보다 훨씬 더 인간적인 매력이 많은 분이라면서요. 그래서 섭외하게 됐어요.

작가_이재명 시장은 원체 터놓고 대중과 소통하는 스타일이시지만, 사생활이 노출되면 피드백이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올 수밖에 없는 사람이잖아요. 행정가이면서 공인이시니까요. 제작진 입장에선 그래서 더 궁금한 사람이기도 했죠. 출연 제의를 받고 시장님 쪽에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는데, 서 PD가 섭외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어요.  

촬영 에피소드 공개하시죠.
PD_김수용 씨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웃음). 저는 예전에 〈진실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을 김수용 씨와 같이했는데, 그때도 녹화 내내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가 녹화 막바지에 이르러서 빵빵 터지는 말을 던지는 분이었거든요. 그분이 재미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게 방송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못내 아쉬웠죠. 그런데 최근 ‘병맛’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그분의 개그 감성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이 부각되기 시작한 거예요. 의도적인 연출을 싫어하는 분이니 관찰 예능에 딱 맞다고 생각해서 섭외했죠.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 김수용 씨 팀이 분량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거예요. 다른 팀들은 오전만 찍어도 한 회 분량이 나오는데 김수용 씨는 24시간 관찰 카메라를 돌려야 한대요. 이유를 물어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그때부터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움직이질 않는대요. 아내분은 “열심히 좀 해” 하면서 채근하는데 “나는 욕심 안 부릴래” 하면서 아랑곳하지 않는대요. 제작진은 그런 김수용 씨와 부인의 동상이몽을 다루고 있는 거고요.

작가
_첫 회에 방영된 추자현·우효광 커플은 중국 신혼집에서 촬영을 했거든요. 그런데 우효광 씨가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두 달 넘게 다른 곳에서 지낸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중국은 시대극 하나를 들어가면 촬영 기간 동안 가족들이 다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숙소까지 마련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제작진도 우효광 씨를 따라 드라마 촬영장 인근에 마련된 공간에서 촬영을 하게 됐어요. 가보니 촬영장이 산 속이더래요(웃음).

출연진의 반응을 어떤가요.  
PD_이재명 시장님은 굉장히 만족하셨대요. 평생 ‘귀요미’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면서요. 추자현 씨 같은 경우는 8년 만에 출연하는 국내 방송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뜨거운 반응에 굉장히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첫 회 방영 날, 추자현·우효광 커플은 중국 내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요. 무엇보다 남편의 러블리한 매력이 잘 드러나서 즐거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작가_김수용 씨는…. 대중의 반응은 개의치 않고 초반에만 출연하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계속하세요. 작가 중 한 명이 김수용 씨의 열렬한 팬이라 자기가 맡아서 의욕적으로 해보겠다고 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같이 사는 이유를 그려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두 분은 그 이유를 아시나요(웃음).
작가_싱글이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동상이몽 2〉를 하면서 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서 PD는 왜 같이 살아요?

PD_저요? 지금 남편은 일 때문에 해외에서 지내고 있어요. 하하. 저도 시청자들과 함께 그 이유를 찾아보려고요.

사진
홍태식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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