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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도 프렌치 스타일! French Chic

editor 김지영 기자

입력 2017.06.07 13:58:05

역대 최연소인 40세에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그의 나이보다 더 큰 화제를 모은 건 24세 연상의 부인 브리짓 트로뉴와의 아주 특별한 러브 스토리다.
대선도 프렌치 스타일! French Chic
5월 7일(현지 시각),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성향의 신생 정당인 앙 마르슈(En Marche, ‘전진’이라는 뜻)의 에마뉘엘 마크롱(40) 후보가 극우 성향의 마린 르 펜 국민전선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거쳐 경제장관을 역임한 마크롱은 앙 마르슈를 창당한 지 1년여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대권을 거머쥐었다.

프랑스 내무부의 최종 집계에 따르면 마크롱은 2천75만3천7백4표로 전체 유효 득표수의 과반을 훌쩍 넘는 66.1%를 차지하며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역대 정치 수반 중 가장 젊은, 비주류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마크롱은 당선이 확정된 후 부인 브리짓 트로뉴(64)와의 사회적 통념을 깬 러브 스토리로 전 세계 외신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크롱보다 24세 많은 트로뉴는 그의 고등학교 은사다.



24세 연상의 스승이 아내로

1977년 프랑스 파리 근교의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마크롱은 예수회가 운영하는 사립 명문인 ‘라 프로비당스’ 고등학교에 다니던 15세 때 트로뉴를 처음 만났다. 1953년생인 트로뉴는 당시 이 학교에서 프랑스어와 라틴어를 가르치던 교사로, 1974년 은행가와 결혼해 세 자녀를 둔 유부녀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연극 동아리에서 함께 희곡을 쓰며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3년 뒤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안느 풀다의 저서 〈에마뉘엘 마크롱:완벽한 청년〉에 따르면 마크롱의 부모는 처음에는 아들이 같은 반 친구인 트로뉴의 딸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다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그의 부모는 트로뉴와 갈라놓기 위해 고교 졸업반이던 아들을 파리로 전학시켰다. 하지만 트로뉴를 향한 마크롱의 마음은 이후 더욱 애틋해졌다. 고향을 떠나기 전, 트로뉴에게 “나는 돌아올 것이며 당신과 결혼할 것”이라고 고백한 마크롱은 그녀와 계속 전화 데이트를 이어가며 사랑의 감정을 키웠다.



결국 트로뉴는 2006년 남편과 이혼하고 이듬해인 2007년 마크롱과 웨딩 마치를 울렸다. 트로뉴는 한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평범한 선생이자 주부였던 나를 새로운 사랑으로 이끌었고, 그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마크롱과 결혼한 이유를 밝혔다.

트로뉴와의 결혼으로 마크롱은 30세에 세 자녀의 아버지가 됐다. 첫째 세바스천은 그보다 2세 많고, 고교 시절 그의 동급생이던 둘째 로렌스는 동갑내기다. 9세 연하의 셋째 티펜느는 변호사가 돼 대선 기간 동안 마크롱 캠프에서 일했다. 결혼 후 마크롱은 자식을 낳지 않았지만 이들 세 자녀 덕분에 7명의 손자 손녀를 얻었다. 그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전형적인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부인할 순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 간의 사랑이 부족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도 프렌치 스타일! French Chic

1_4월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대선 결선 진출을 축하하는 앙 마르슈의 마크롱 후보와 아내 브리짓 트로뉴.
2_4월 12일 프랑스 서남부 지역 캠페인에 참가, 점심 식사를 위해 나란히 앉은 마크롱 부부.
3_대선 투표 당일인 5월 7일 마크롱 부부가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4_5월 7일 투표소를 나와 환한 미소를 짓는 트로뉴.


인생의 동반자에서 정치적 동지로
외향적인 성격의 트로뉴는 마크롱을 대선 승리로 이끈 ‘내조의 여왕’으로 평가받는다.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한 마크롱이 정계에 진출한 후 그녀는 자신의 일을 모두 접고 남편 내조에 전념했다. 이번 대선 기간에도 마크롱의 연설문 작성과 유세를 도우며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은 4월 실시한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앞서 진행한 유세 연설에서도 “앞으로 아내는 나와 함께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며, 숨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놀라운 러브 스토리는 사생활에 관대한 프랑스 유권자, 특히 여성들의 호감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언론뿐 아니라 AP, CNN 등 주요 외신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공격을 받은 마크롱을 대신해 유권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표심을 모은 트로뉴의 행보에 주목하며 “존재감이 없던 역대 퍼스트레이디와는 다를 것이다.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처럼 강력한 위상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롱 역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아내에게 공적인 역할을 부여할 생각”이라며 “트로뉴는 언제나 그랬듯 내 편에 설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어 조만간 트로뉴가 공식 직함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트로뉴는 교육 정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그동안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교육과 청소년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나는 교직 생활을 오래 해 어린 친구들을 잘 안다. 그들의 교육을 위해 싸울 것이다. 그들을 경시한다면 우리는 파멸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기존 체제로는 만성적인 실업 문제와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젊은 정치인의 열정적인 도전에 힘을 실어준 프랑스 국민들은 엘리제 궁의 새 주인이 된 마크롱과 트로뉴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여자를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진정성을 인정받은 마크롱은 과연 국가 수반으로서도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을까. 마크롱은 5월 14일(현지 시각)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 수행에 들어갔다.

사진 AP 디자인 이지은




여성동아 2017년 6월 6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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