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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creator

Who’s who?

editor 배보영

입력 2017.01.17 16:47:43

똑똑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 명이 한 브랜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패션월드를 뒤흔든다.

balenciaga ⅩDemna Gvasalia

Who’s who?

gucci Ⅹ Alessandro Mich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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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nchy Ⅹ Riccardo Tisci

Who’s who?

celine ⅩPhoebe Philo

Who’s who?
패션 브랜드만큼 드라마틱한 비즈니스가 또 있을까? 트렌드가 SNS의 타임라인만큼이나 빠르고 쉽게, 간혹 당황스러울 만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하는 시대다. 이제 헤리티지와 브랜드의 이름만으로 비즈니스가 통하던 시절은 지났다. 오랜 역사와 철학을 가진 고집 센 브랜드일수록 도태되기 쉽다. 마치 한물간 배우가 잘나가던 시절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만큼 지루하고 위태롭다. 하지만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잘 만난다면 가능한 얘기다.

패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들어본 적 있는 지방시는 리카르도 티시에 의해 2005년부터 브랜드의 색깔이 확연히 바뀌고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무난한 명품 브랜드 이미지였다면, 티시에 의해 어둡고 강렬하지만 로맨틱한 감성을 갖게 됐다. 힙합 뮤지션들이 하이패션을 입게 된 것도, 소 코뚜레처럼 생긴 코걸이를 유행시킨 것도, 보수적인 남자들이 입체적인 프린트 재킷을 당당하게 입게 된 것도 다 리카르도 티시 덕분이다. 입생로랑은 디올옴므의 스키니 룩으로 많은 남성들에게 다이어트를 종용했던 에디 슬리먼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면서 정체됐던 ‘정장’ 브랜드 이미지가 터프하게 바뀌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입생로랑 대신 생로랑으로 브랜드명을 바꾼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프랑스의 콜레트 매장에서는 ‘이브 없는 생로랑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의 티셔츠를 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 슬리먼은 특유의 록 스피릿 감성을 1960년대 입생로랑의 우아한 룩과 절묘하게 섞어내며 브랜드의 역사를 다시 썼다. 그 결과 2015년 4분기 매출은 전년에 비해 27% 이상 상승했다. 2016 F/W 컬렉션을 끝으로 셀린느를 떠난 피비 필로 역시 ‘어르신’ 옷을 파는 프렌치 하우스를 ‘차도녀’ 브랜드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셀린느=피비 필로’라고 여겨질 정도로 존재감이 컸던 컬렉션들은 소재와 테일러링에 집중한 새로운 패션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6년 환생에 성공한 최고의 브랜드가 구찌임을 부정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관능적인 하이패션이라는 틀에 갇혀 살던 구찌를 현실 세계로 안내했다. 시그니처 로퍼를 커팅한 슬리퍼, G 로고 벨트, 색종이처럼 컬러풀한 뱀부 백 등 1921년부터 이어진 구찌의 히스토리를 부활시켰다. 14년 동안 구찌의 액세서리 디자인을 담당했던 무명의 그가 크리에이티브로 임명된 지 1년 만에 판매 수익 17%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구찌는 실시간 이슈에 오르내릴 정도로 가장 활기차며 젊고 바쁜 브랜드가 됐다. 정교한 레이스 장식의 슈트, 동물 패턴 아플리케, 우스꽝스러운 너드 등 패션 산업의 주요 트렌드가 미켈레의 손에서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켈레가 기존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한 웨어러블 하이패션을 선보였다면, 발렌시아가는 기발하고 해체적인 하이패션 장르를 개척했다. 베트멍에서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으로 저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뎀나 즈바살리아가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새로운 재단으로 혁신을 이끌고 패션의 미래를 창시한다’는  발렌시아가의 이념 아래 완전히 새로운 2016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가죽 브랜드 로에베는 젊은 패션 천재 조나단 앤더슨을 영입하며 아트적인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광고 이미지를 만들고 매장은 아트 작품으로 갤러리로 꾸몄다. 새로운 해체 테일러링을 제시한 퍼즐 백은 20~30대가 열광하는 잇 백 대열에 올랐다.

브랜드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의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재기에 성공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 고유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혁명을 시도했다는 것. 최근 캘빈클라인은 디올을 떠난 라프 시몬스를 선두에 배치하고, 진, 언더웨어, 컬렉션, 향수 등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90년대 화려했던 명성의 캘빈클라인이 모던하고 엘레강스한 라프 시몬스의 손에 의해 어떻게 변화될까? 과거 랑방의 찬란함을 회복하고 10년 넘게 부흥기를 가져다준 알버 엘바즈 대신 신예 부크라 자라로 디렉터를 교체한 랑방은 또 어떤 혁신을 보여줄까? 또, 현재 패션계에서 가장 뜨거운 구찌와 발렌시아가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지, 예측 못 한 스타 브랜드가 탄생할지, 한 달 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 여성동아
사진 REX
디자인 조윤제





여성동아 2017년 1월 6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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