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Celeb WHY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그런데 하루키는?

editor 김명희 기자

입력 2016.10.26 15:34:41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그런데 하루키는?

저항을 노래하는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존 바에즈와 함께한 젊은 시절의 밥 딜런.

#nobelprize #Bob_Dylan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이름이 익숙해지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올해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사람 중 누군가는 ‘딜롱’(딜런의 스웨덴식 발음)이라는 이름이 호명되자 잠시, ‘내가 모르는 프랑스 시인인가’란 생각도 했다고 한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만큼 놀라운 일이었고, 여전히 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을 주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문학의 외연을 확대했다며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작가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으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어빈 웰시는 트위터에 “딜런의 팬이지만 이번 수상은 늙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히피의 썩은 전립선에서 짜낸 향수병에 주는 상”이라는 독설을 남겼다.  

밥 딜런의 노래 가사를 문학으로 볼 수 있는지를 논하는 건 일차원적 접근 방식이다. 교과서에서도 문학은 노래에서 출발했다고 가르치고 있고, 서양 문학의 아버지 호메로스와 서정시의 대가 사포도 음유 시인이다. 하버드 대학엔 ‘Blowin’ in the Wind’ ‘Knockin’ on Heaven’s Door’ 같은 밥 딜런의 음악을 소재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강의도 있다.

사실 밥 딜런은 1996년부터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그의 노랫말이 문학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해도 ‘왜 지금 밥 딜런인가?’라는 의문은 남는다.  

한림원은 밥 딜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문학의 필요성, 그리고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던 것 같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봐야 모래밭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휩쓸고 지나가야 세상에 영원한 평화가 찾아올까?’라는 ‘Blowin’ in the Wind’의 노랫말은 지금도 여전히, 굉장히 유효하다.



밥 딜런이 12월 10일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수상 거부 가능성도 점쳐진다. 저항의 아이콘인 그에게 노벨문학상이라는 모범적인 스펙은 관심 밖의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올해 노벨문학상은 흥행에 성공했다. 노벨문학상과 밥 딜런, 도박사들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던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다들 한마디씩 하니 말이다. 하루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가 올봄에 펴낸 에세이집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다. 하루키는 책에서, 작가라는 직업군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 비해 ‘내 구역’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포용적인 존재라고 말하며, 다른 영역의 사람이 노력해서 끝까지 (문학이라는) 링에 남는다면 경의를 표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하루키를 비롯해 고배를 마신 위대한 작가들에게도 박수를!

사진 REX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6년 11월 635호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