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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talk

‘디스’는 셀프

editor 정희순

입력 2016.09.08 10:18:33

자신의 외모 비하를 소재로 한 개그맨들은 많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사회적 물의’를 개인기로 미는 건 이상민과 탁재훈이 처음이다.
셀프디스(self-dis)란 ‘스스로’를 뜻하는 ‘self’에 ‘무례’라는 뜻의 ‘disrespect’를 결합해 만든 단어로, 자신의 치부나 과오를 오히려 개그의 소재로 사용해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요즘 방송가에는 셀프디스만큼 핫한 소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과거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며 예능판에서 상한가를 치는 두 남자가 있으니, 바로 이상민과 탁재훈이다. 자숙에 돌입했던 이유도, 방송가에 돌아온 시점도 달랐던 이들은 tvN 〈음악의 신2〉로 만나 ‘셀프디스’라는 새로운 장르에서 기대 이상의 케미를 선보이며 예능판을 확실하게 잡았다.



‘디스’는 셀프
마르지 않는 샘물 이상민

표절 시비, 이혼,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 엄청난 채무까지. 이상민(43)은 20년 넘게 연예계 활동을 하며 몰고 다녔던 각종 구설들을 tvN 〈음악의 신〉에서 모두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이미 나락을 경험했던 그로서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잘 나가던 90년대와 몰락한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그의 캐릭터는 무한경쟁에 지친 젊은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얻었다. 올해에는 지난 6년간 그의 발목을 잡았던 지상파 출연 금지가 해제되면서 ‘이상민의 인생 2막’을 열어젖혔다. 얼마 전 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그에게 방송인 전현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사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던데”라고 묻자, 그는 “채권자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이자라도 좀 깎아주십시오’라고 말을 하려면 열심을 일을 해야 ‘그래그래, 조금 탕감해주겠다’ 할 것 아니냐”고 응수해 짠내 나는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셀프디스 전략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왜냐고? 그만큼 소재가 무궁무진한 이상민이니까.






‘디스’는 셀프
정면 돌파 탁재훈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자숙하던 중 이혼이라는 시련까지 겪었던 탁재훈(48)이 예능의 신으로 귀환했다. 이상민과 함께 〈음악의 신2〉에 투입된 탁재훈은 유머러스함과 뻔뻔함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능감을 불태웠다. 기대와 우려 속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그는 이후에도 곤혹스런 사생활을 피해가기보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SNL코리아〉와 〈라디오스타〉, 〈마이리틀텔레비전〉 등 ‘좀 세다’ 하는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하며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지난 7월 ‘셀프디스를 통해 과거를 털어낸다’는 콘셉트로 방영된 SBS 〈셀프 디스 코믹 클럽 DISCO〉에서는 아예 MC 자리까지 꿰찼다. 하지만 탁재훈의 복귀를 바라보는 날 선 비판도 남아 있다. 그가 저질렀던 범죄가 예능으로 희화화되며 심지어 재미있는 소재 정도로 여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어찌 됐건 예능계 트렌드가 된 셀프디스행 열차에서 탁재훈은 가히 폭주기관차급!  


나는 이렇게 셀프디스해봤다! 아이 친구 엄마들이랑 브런치를 먹으면서 수다를 떠는데 한 엄마가 제 딸에 대해 이러더군요. “00는 공부엔 별로 관심 없고 외모에만 너무 신경 쓰는 것 같더라. 걱정 안 돼?” 얄밉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모습에 어찌나 속이 터지던지. 버럭 화를 낼까 하다 씨익 웃으면서 말했어요. “응, 나 닮아서 그래.” 화내면 뭐 해요, 승자의 여유를 보여야죠.

-20대 미모를 간직한 40대 분당 차도맘    



노처녀 직장 상사 A는 히스테리가 엄청나요.
특히 결혼이나 연애 이야기가 나오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곤 하죠. 한번은 A가 주말에 뭐 하냐고 묻기에 생긋 웃으며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김 대리는 고민도 없나 봐. 다음 분기 실적 얼마나 나오나 볼게”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날 이후 저는 절대 A 앞에서 남자 친구와 사이가 좋다는 티를 안 내요. 요즘은 “김 대리, 퇴근하고 뭐 해?”라고 물으면 “저 남자친구랑 싸워서 오늘 끝장내려고요” 하면서 인상을 쓴다니까요. 그러면 오히려 “거 봐. 그 친구 별로라니까. 잘 해결하고 와” 하고 웃으면서 보내주더라고요. ‘남자친구와 결별 직전’이라고 셀프디스를 한 덕분에 진짜 제 연애는 ‘맑음’이에요.

-화장품 회사 근무, 20대 여성 김 아무개



오랜만에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어요. 신발을 벗고 앉아야 하는 식당에 가는 바람에 평소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던 전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죠.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여자는 계속 ‘남자 키’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전 점점 더 위축됐고 막판엔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00씨 민망할 수 있으니까 키 작은 저는 화장실도 기어서 다녀올게요” 하고 신발이 놓인 곳까지 네 발로 기어갔어요.
그걸 본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고, 결국 전 그녀를 얻었답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30대 남성 박 아무개



아내가 얼마 전부터 제 잠자리 능력에 대해 자꾸만 불만을 품는 거예요. 처음엔 농담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자꾸 듣다 보니 슬슬 화가 나더라고요. 참다 못한 저도 셀프디스로 응수했습니다. 관계를 시작하려다가 멈추고는 “아, 잠깐만. 냄비에 물 좀 올려놓고 올게. 어차피 끓기 전에 끝나잖아”라고 말했어요. 아내가 됐다며 피식 웃더니 제 품에 폭 안기더라고요. 고개 숙인 남자들, 힘냅시다!

-노력하는 40대 남성 조 아무개


사진 제공 CJ E&M
디자인 조윤제




여성동아 2016년 9월 6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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