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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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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빤 명품 스타일

하이엔드 오디오 쇼룸 연 싸이 아버지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지호영 기자, 뉴스1 REX 오마 홈페이지 캡처 | 디자인 · 박경옥

2016. 08. 08

최근 강남 가로수길 인근에 ‘오드 메종’이라는 이름의 하이엔드 오디오 쇼룸이 들어섰다. 스타인웨이 링돌프, 오마 등 거의 대부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 제품을 전시 · 판매하는 곳으로 스피커 한 대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곳은 싸이 부친 박원호 씨가 대주주로 있는 디아이에서 운영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디오에 대한 로망이 있다. 특히 최근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은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 근접 음향의 풍부한 울림으로 공연장에서 듣는 것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예술적인 디자인 덕분에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는 오브제로도 유용하다. 상위 1%의 슈퍼리치들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다. 상속이나 재테크 등을 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듯 한정판 오디오를 사 모으는 사람들도 있다.

가수 싸이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박원호 디아이 회장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오드’라는 이름의 오디오 유통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하이엔드 오디오 쇼룸 ‘오드 메종’을 열었다. 현재는 가오픈 상태로 쇼룸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디아이는 지난해 5월 신사동에 빌딩을 사들인 뒤 1년간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음향을 들려주기 위해 건물 공사에 공을 많이 들였으며 음악 프로그래밍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기술과 예술의 최고 접점이라 할 수 있는 명품 오디오들은 브랜드마다 나름의 색깔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오드 메종에선 다양한 하이엔드 오디오들을 전시 ·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혹은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들도 많다.

이 가운데 오스왈드 밀 오디오(Oswalds Mill Audio, 오마)는 나팔꽃 모양의 라우드스피커를 시그니처로 하는 브랜드로, 펜실베이니아산 월너트나 체리목, 물푸레나무 등과 철광석, 절판암 등을 사용해 장인들이 직접 제작한다. 최고가 라인인 ‘임페리아’ 시리즈의 경우 스피커 한 쌍의 가격이 3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금속을 3D로 프린트해 제작한 독창적인 디자인의 ‘아이로닉’은 전 세계에 20조만 존재하는 한정판 스피커로, 2014년 출시됐을 당시의 가격은 1억1천만원 상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드는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에서 유럽의 작은 교회를 콘셉트로 한 오마 부스를 선보여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오마 CEO 조나단 바이스는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음향 디자인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한국 진출에 열의를 보였는데 이 덕분인지 오드 메종에서 판매 중이던 오마의 일부 모델은 품절이 됐다고.

네덜란드 회사 OLS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라인 카르마(Kharma)는 20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 세계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을 석권한 브랜드. ‘한번 카르마로 음악을 들어본 사람은 다른 오디오로는 절대 만족하지 못할 소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창업자 샤를르 판 외스테룸의 철학이다. 다이아몬드 트위터(고음 재생용 스피커)가 뿜어내는 선명한 고음과 자연스러운 소리가 특징인 ‘이니그마 베이론 라인’은 17억원 상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오디오’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오드는 베를린에 공장을 두고 철저히 핸드메이드로 오디오를 생산해내고 있는 버메스터(Burmester), 미국의 악기 제조회사 스타인웨이앤선즈와 덴마크 오디오 회사 링돌프가 손잡고 제작하는 스타인웨이 링돌프(Steinway Lyngdorf), 독일의 명품 헤드폰 업체 울트라손(Ultrasone) 등과도 계약을 맺고 이들 브랜드의 제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하고 있다.



수억원대 호가하는 해외 명품 오디오 독점 판매

싸이의 조부 박기억 씨가 1955년 설립한 무역회사 동일상사를 모태로 한 디아이는 반도체 검사 장비 전문 제조업체로 자산 1천7백억원, 연 매출 1천55억원(201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이른다. 삼성전자, SK 등 굴지의 대기업을 고객사로 둔 탄탄한 중견회사지만 코스닥 시장에선 싸이 테마주로 분류돼, 싸이의 행보에 따라 주가의 변동 폭도 큰 편이다. 1천5백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2012년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1만3천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다시 4천4백원 선(7월 18일 기준)으로 내려앉았다.  

오디오에도 반도체가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오드와 디아이의 사업 영역은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싸이가 글로벌한 영향력을 지닌 가수라는 것도 오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접점이다. 디아이 최대 주주인 싸이 부친 박원호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클래식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청음회를 여는 등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드는 오디오에 그치지 않고 향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폭넓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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