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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TV

음악에 예능 한 스푼

글 · 정희순 | 사진제공 · SBS, MBC | 디자인 · 조윤제

2016. 07. 19

2016년 봄 개편 때 도전장을 내민 지상파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중 세 개가 음악 관련 방송이었다. 쿡방에 이은 음악 예능 시대,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바야흐로 음악 예능 춘추전국시대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슈퍼스타 K〉 같은 오디션 형식에서 시작해 〈나는 가수다〉 같은 경연 포맷을 거치더니 급기야 가수의 얼굴에 복면까지 씌우며 오락적인 요소를 더했다. 요즘은 뭐니 뭐니 해도 일반인 출연진과 프로 가수가 함께 무대를 꾸미는 콜래보레이션이 대세다. 지난봄 개편 때 지상파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한 세 개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역시 모두 일반인들과의 콜래보레이션을 포맷으로 하고 있다. SBS의 〈보컬 전쟁 : 신의 목소리〉와 〈판타스틱 듀오〉, MBC의 〈듀엣 가요제〉가 그 주인공들. 올해 초 설 특집으로 방영했던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정규 편성되면서 음악 예능이 쿡방에 이은 예능의 왕좌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피할 수 없는 겹치기 논란

이렇게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범람하다 보니 그에 따른 피로도 적지 않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슈퍼스타K〉가 방영됐던 2000년대 후반 무렵. 아이돌 가수들만의 잔치로 여겨졌던 기존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오락성을 가미한 점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아이돌이 아닌 기성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자, 흘러간 명곡을 다시 들을 수 있는 장이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음악 예능은 가수의 폭이 한정적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히고 말았다. 실제로 현재 방영 중인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들 중 상당수는 과거 〈나는 가수다〉에 고정 출연한 사람들이거나, 〈복면가왕〉에서 가왕의 자리를 차지했던 인물들. 현재 〈보컬 전쟁 : 신의 목소리〉에 고정 출연 중인 가수 거미는 과거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슈가맨〉에 모두 등장했었다. 심지어 성시경은 지난봄부터 방영을 시작한 세 개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 중 두 곳에서 MC를 맡았다. 같은 날 이루어진 SBS 〈신의 목소리〉와 MBC 〈듀엣 가요제〉의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음악이 재료인 것 외에는 같은 점이 없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음악 방송 MC를 맡게 돼 고맙고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음악 예능에 도전장을 내민 세 프로그램 중 승자는 누가 될까? 제 점수는요….



음악 예능, 제 점수는요~

1 KBS 〈불후의 명곡〉
방영 초기 〈나는 가수다〉의 아류라는 평이 많았지만, 무난한 시청률로 4년째 방영 중인 KBS의 대표 음악 예능.
2 MBC 〈복면가왕〉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컴백에 기여한 일등공신. 월요일 아침 포털 사이트 검색 창을 장식하고 싶다면 〈복면가왕〉에 출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중국에 정식으로 판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3 jtbc 〈슈가맨〉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를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해준다는 점에서 예능적인 측면이 좀 더 부각된 프로다.
4 tvN 〈노래의 탄생〉
최정상 프로듀서들이 45분 만에 한 곡의 노래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린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아 곧 정규 편성할 예정이라고. 〈복면가왕〉을 집필한 음악 예능계의 레전드 박원우 작가의 차기작이기도 하다.
5 Mnet 〈쇼미더머니〉
음악 채널 Mnet에는 수없이 많은 음악 예능이 존재하지만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은 〈쇼미더머니〉다. 국내에 힙합 열풍을 다시 한 번 불게 한 주역.





2016 새로 시작한 일반인 콜래보 음악 예능

  SBS 〈보컬 전쟁 : 신의 목소리〉
방영일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 시청률 4.4%

MC 인증된 MC 이휘재와 가수, MC의 자질을 모두 지닌 성시경 투 톱 체제.  

포맷 아마추어 일반인과 프로 가수의 노래 대결. 일반인 참가자는 목소리만으로 청중 평가단 5명의 가수들로부터 평가를 받아 2라운드 진출 기회를 얻게 된다. 이후 그 중 한 가수와 노래를 직접 선정해 대결을 펼치는 형식.

상금 1승을 하면 2백만원, 2승을 하면 5백만원, 3승을 하면 1천만원, 4승을 하면 2천만원.  5인을 모두 꺾으면 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특징 현재까지 설운도, 박정현, 윤도현, 김조한, 거미, 정인, 케이윌, JK 김동욱, 자이언티가 출연했다. 다양한 장르에서 뚜렷한 음색을 가진 레전드급 가수들인 셈. 박정현이 부르는 트로트, 윤도현이 부르는 아이돌 노래, 설운도가 부르는 레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묘미다.

패널 소녀시대 써니, 카라의 영지, 에이프릴 진솔 등 걸그룹 멤버나 김지민, 이국주, 강남 등 예능감을 인정받은 젊은 연예인들이 고정패널.

명장면 붉은 조명 아래 ‘성인식’을 부른 자이언티. 매회 완벽함을 선보이는 명불허전 박정현.




 SBS 〈판타스틱 듀오〉
방영일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시청률 5.4%

MC 이미 〈히든싱어〉로 음악 예능 프로그램 진행의 최강자임을 입증한 전현무 원 톱 체제.

포맷 노래방 애플리케이션 ‘에브리싱’을 통해 함께 노래 부르고 싶은 가수를 골라 손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도전자들 중 3팀이 무대에 오르고, 가수는 자신이 함께 듀엣곡을 부르고 싶은 도전자를 선택하게 된다. 이후 다른 팀과 대결해 매주 우승팀을 가리는 형식이다.

상금 음원 발매의 기회와 함께 매우승마다 1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최대 5연승까지 가능하다.

특징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 같지 않았던 ‘의외’의 가수가 출연. 가수 이선희, 빅뱅의 태양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고, 대형 한류 스타 엑소도 출연했다. 〈판듀〉만의 또 다른 볼거리는 레전드급 가수들의 특급 콜래보레이션 무대. 신승훈-장혜진-에일리로 이어지는 무대는 물론이고 타이거 jk, 김수희가 함께한 무대도 선보였다.

패널 박명수, 장윤정, 서장훈, 노사연 등 예능감과 노련미를 겸비한 패널 군단이 주를 이룬다.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를 주 타깃으로 한다.

명장면 가수 이선희가 선배 가수 송창식의 영상과 함께 꾸민 콜래보레이션 무대는 그야말로 ‘소오름’.



  MBC 〈듀엣 가요제〉
방영일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

시청률 6.5%

MC 이미 여러차례 호흡을 맞췄던 성시경과 유세윤의 콤비 플레이에 가수 백지영이 홍일점으로 진행을 맡았다. 유세윤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성시경은 전문가의 눈높이에서, 백지영은 출연진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

포맷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터치 MBC라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노래 동영상을 촬영한 후 업로드하면 된다. 해당 동영상을 가수들이 보고 자신이 듀엣으로 같이하고 싶은 참가자를 직접 찾아가 섭외하는 형식. 7명의 팀 중 우승자는 방청객 5백 명의 투표로 결정되며, 탈락팀들 가운데 한 팀은 ‘한 번 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상금 우승한다 해도 상금은 없고, 그저 한 번 더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특징 아이돌 그룹 안에서도 메인 보컬을 맡은 멤버가 출연하는 것이 특징. EXID의 솔지, f(x)의 루나, 마마무의 솔라, B1A4의 산들, VIXX의 켄, EXO의 수호가 대표적이다. 어느 정도 팬덤이 구축된 아이돌이 전면에 등장하기 때문에 ‘무대’ 자체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패널 신보라, 양세형, 김신영, 데프콘 등 감초 역할을 하는 예능인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명장면
B1A4 산들과 일반인 참가자 조선영의 무대. 무려 4승을 차지했으나 산들의 공연 일자와 녹화일이 겹쳐 임시 하차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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