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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ACKSTAGE

팬심 혹은 재테크 피튀기는 티-케팅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뉴시스 뉴스1 | 디자인 · 이수정

2016. 06. 15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이 예매 시작 몇 분 만에 매진되는 일은 더 이상 화젯거리도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매진된 표들이 티켓 양도 사이트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이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 팬심을 울리는 피케팅의 씁쓸한 뒷면을 들여다보았다.

요즘 공연가에선 피케팅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피케팅은 ‘피 튀기는 전쟁’과 티케팅(Ticketing)의 합성어로, 치열한 티켓 예매 경쟁을 의미한다. 인기 공연의 경우엔 몇 분 만에 ‘득템’의 희비가 갈리기도 한다. 문제는 피케팅이 순수한 팬심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4월 29일 오후 8시, 김준수의 단독 콘서트 〈2016 XIA 5th ASIA TOUR CONCERT IN SEOUL〉(6월 11~12일) 티켓이 예매 시작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탓에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김준수의 막강한 티켓 파워가 여실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다음 날 한 티켓 양도 사이트에 김준수 콘서트 티켓이 대거 매물로 나온 것. VIP석의 경우 원래 가격은 13만2천원이지만, 이 사이트에선 최고 99만원에 매물로 나왔으며 그 외에도 70만원대, 50만원대, 10만원대 등 좌석 등급별로 다양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 다른 사이트에선 가격 표시 없이 ‘VIP 1구역’ 식으로 좌석 위치만 대략 제시한 티켓도 올라와 있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팔겠다는 것이다. 조승우와 옥주현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스위니토드〉(6월 21일~10월 3일), 뮤지컬 〈마타하리〉(3월 29일~6월 12일)의 빅스 레오 출연 회차 표도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샤이니의 키가 출연하는 〈지구를 지켜라〉(4월 9일~5월 29일)도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2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성시경의 경우엔 단독 콘서트 〈2016 성시경의 축가〉(5월 14~15일)를 앞두고 순수 팬들의 공연 관람 기회를 박탈하는 암표 근절을 위해 티켓 예매 과정에서 불법이 포착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온라인상에선 버젓이 암표가 나돌았다.

인기 공연에 암표가 따라붙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티켓 거래 사이트들이 성행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오픈한 티켓베이에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공연 표들이 수천 장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연 티켓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티켓베이는 개인 간 거래의 플랫폼 역할만 하고 판매자로부터 최대 10%의 수수료를 챙긴다. 티켓이 비쌀수록, 여러 번 거래될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남기는 구조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피케팅의 일부가 알고 보니 차익을 노린 광클이었다는 결말은 뒷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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