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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여성 건강의 적 유방암

글 · 정희순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REX | 참고자료 · 유방암백서 2015(한국유방암학회)

입력 2016.02.12 16:21:37

얼마 전 방송인 엄앵란이 촬영 도중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지만,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사망률도 높은 편이라 조기 발견이 특히 중요하다. 다시 한 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유방암과 여성들이 주의해야 할 그 밖의 질병들에 대해 알아봤다.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지난해 말, 연예계의 대모 엄앵란의 암 판정 소식이 전해졌다. 채널A의 인기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이하 〈몸신〉) 녹화 도중 그녀의 한쪽 가슴에서 암 덩어리가 발견된 것이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서울대병원 노동영 교수는 “엄앵란 씨의 우측 유방 8시 방향에 지름 1cm 정도의 이상 병변이 포착됐다. 조직 검사를 해본 결과 암으로 밝혀졌다”며 비보를 전했다. 함께 녹화에 참여한 몇몇 출연진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눈물을 보였고, 잠시 녹화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엄앵란은 “나는 괜찮다. 발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오히려 주변을 격려했다.
그리고 지난 1월 12일, 그녀는 수술 날짜까지 미뤄가며 <몸신> 촬영장에 나왔다.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가끔 미소를 짓기도 하고, 쉬는 시간에는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는 방청객들과 어울려 셀카를 찍는 여유도 보였다. 다가가 인사를 건네며 현재 상태를 묻자 싱긋 웃으며 “신경 써주어 고맙다. 나이 들어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고 답했다. 녹화가 끝나고 신성일은 엄앵란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며 “수술하는 동안 곁을 지키겠다”고 말해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엄앵란은 이튿날 오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월 15일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종양이 크지 않고,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아 부분 절제만으로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흔한 여성 암

유방암은 세계 전체 여성 암의 25.2%를 차지하는 최다 발생 암이다. 우리나라에선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갑상샘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하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임신 경험이 없는 경우, 늦은 연령의 첫 임신과 함께 유방암 가족력, 음주 등을 위험 인자로 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것. 이는 적극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과 표준화된 치료법 개발 덕분이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전이가 빠른 편이다. 암세포는 우리 몸의 림프관을 따라 전이되는데, 유방 조직 주변에는 림프관이 유독 많다. 이는 유방암이 그 어떤 암보다 ‘조기 발견,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에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촬영을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찾아내 완치한 대표적인 예가 배우 홍여진이다.
통상적으로 생리가 끝나고 2~7일 후에 자가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유두 분비물이나 함몰, 주름, 습진 등 유방 모양에 변화가 있거나 손으로 만져봤을 때 멍울,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적절한 예방법은?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아직 특정한 식품 혹은 영양소와 유방암의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 하지만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지방의 섭취를 줄이라는 것이 의사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채소나 과일에는 암을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데다 체내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함유된 녹차도 마찬가지다. 특히 포화 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나라에서는 유방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량이 많으면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하고 수유 기간을 연장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한편 유전적 요인에 의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은 항호르몬 제제를 복용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법은?

수술은 크게 유방부분절제술과 유방전절제술로 나눠진다. 과거에는 암의 진행 정도와 상관없이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했으나, 이제는 부분만 절제한 후 방사선치료를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부작용이 심한 경우도 있지만, 다른 장기에 전이돼 환자가 고통 받을 때는 항암화학요법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장기적인 치료법으로 꼽히는 항호르몬요법, 암세포만 골라서 소멸하는 표적치료법 등이 보조적으로 쓰인다.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 유방암에 대해 더 궁금한 점들 Q&A 10 ▼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Q1 늦은 결혼이나 독신 등이 유방암 발병 확률을 높이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유관의 상피 세포를 변형시키고 이것이 발전하면 유방암이 된다. 여성의 경우, 생리 때 평소보다 약 18배 많은 양의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는데, 아이를 낳으면 수유 기간 동안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유방암 발병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최근 한국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병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것을 늦은 결혼이나 독신 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Q2 유방암 완치 후 갱년기 치료제를 먹어도 되나

에스트로겐 과다 노출이 유방암의 원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에스트로겐이 나쁜 호르몬인 것은 아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2차 성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갱년기 치료제에도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는데, 유방암 완치 후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투약 기간 및 성분을 조절하거나 보조 치료 방법을 활용해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Q3 이미 폐경을 했는데 유방암에 걸리는 이유는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에스트로겐은 체지방을 이용해 생성되기도 한다. 폐경 이후에는 가슴에 있는 지방을 연료로 에스트로겐을 형성한다. 특히 폐경 이후 비만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Q4 초경이 빠른 여성이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다는데, 사실인가
빠른 초경은 유방암 발생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초경 나이가 1년 빨라질 때마다 유방암 발생 확률이 5%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초경은 허벅지와 엉덩이에 있는 지방에서 에스트로겐이 생성돼 이루어지므로, 아이가 비만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을 시키는 것이 좋다.

Q5 치밀 유방은 무엇인가
유방은 유샘과 그 주변을 둘러싼 지방 조직으로 이루어진다. 치밀 유방이란 유선이 빽빽한 경우를 뜻한다. 동양 여성은 치밀 유방인 경우가 많은데, 40대 여성의 90% 가량이 이런 소견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치밀 유방의 경우 유방암 발생 확률이 최대 5배가량 높다고 한다. 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암 발견이 어렵다. 이런 경우엔 초음파를 통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Q6 섬유선종은 무엇인가
섬유선종은 섬유 조직과 유선 조직이 커지는 양성 종양이다. 지름 2~4cm 정도의 고무공 같은 촉감 때문에, 자가 검진을 하다가 유방암이 아닐까 의심해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주로 3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러 떼어낼 필요는 없지만, 암세포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6개월 주기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Q7 지방종은 무엇인가
지방 세포가 자라 만들어진 양성 종양이다. 피부 아래 조직에 많이 발생하며, 주로 40~60대의 성인에게서 발견된다. 섬유선종과 비슷하게 6개월 주기로 검사할 것을 권유한다. 특히 유방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더 자주 해야 한다.

Q8 유방에서 물혹이 발견됐다.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건가
유방에서 발견된 물혹을 의학적으로는 ‘낭종’이라고 한다. 낭종은 노화로 인해 유관 조직에 변성이 일어나 생기는 것이다. 일부러 떼어낼 필요는 없으나, 간혹 특성에 따라 악성이 될 수 있으니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Q9 남성도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나
남성 역시 유선 조직이 있기 때문에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에 비해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남성 유방암 환자가 해마다 나온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12년 유방암 발생 환자수는 1만6천5백89명으로, 이 중 남성 유방암 발생 건수는 68건이었다. 

Q10 유방암 발병에 가족력이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전체 유방암의 5~10% 정도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머니나 자매 중 한 명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할 경우 나의 유방암 발생 확률이 최대 3배 늘어나고,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 환자라면 최대 12배까지 늘어난다. 몇 해 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절제술을 받은 것도 유전적인 요인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도 예방적 절제술을 시행한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적 소인이 의심될 때는 전문의와 상의 후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정기 검진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 여성이 걸리기 쉬운 그 외의 다른 암들  ▼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남성의 암 검진 수검율은 70.3%에 달하는 반면 여성의 수검율은 64.8%에 그쳤다. 남성에 비해 건강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이 많다는 얘기다.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가정주부라면 적절한 시기에 건강검진을 받아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여성 발병률 1위, 갑상샘암
지난 10년간 한국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된 암. 암 환자 10명 중 2명은 이미 갑상샘암 환자라는 통계도 있다. 특히 30대 여성은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신체 균형이 깨져 갑상샘 염증이나 갑상샘 기능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갑상샘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생존율이 높아 수술 후 경과가 좋은 편. 하지만 수술 후 재발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평생에 걸쳐 관찰해야 하는 암이기도 하다.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가장 큰 원인인데, 대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찍 성관계를 시작한 경우, 성관계를 가진 사람이 여럿인 경우, 사회경제적 환경이 열악한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권장 연령은 9~26세다.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국가암검진권고안에 따라 만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지정병원에서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원인도 증상도 없는 침묵의 암, 난소암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을 가리킨다.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상피세포암, 배세포종양 그리고 성삭기질종양으로 구분되는데, 난소암 환자의 90% 이상이 상피세포암 환자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과 증상이 뚜렷하게 나와 있지 않아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술을 해보기 전까지는 정확한 병기를 찾기도 어렵다. 현재까지는 배란이 잦을수록 난소암의 발병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불규칙하고 울퉁불퉁한 종괴가 만져지고 나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상당히 병이 진척된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무서운 암이다.

고령 여성에게 적신호, 대장암
대장암은 흔히 ‘남성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기도 하다. 전체 여성 암 중에서는 갑상샘암, 유방암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이 폐경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감하는데, 이는 허리둘레를 늘려 대장암 발병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검사 방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검사를 기피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 것. 국립암센터에서는 만 50세부터 5~10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다



디자인 · 유내경



여성동아 2016년 2월 6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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