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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health

‘수술’과 ‘주기적인 관찰’이 원칙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

EDITOR 조윤

2019. 08. 29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아 흔히 ‘착한 암’ ‘거북이 암’이라 불리는 갑상선암.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윤지희 화순전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갑상선암도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가장 많이 발병한 국내 암은 갑상선암(38만 명)이다. 특히 여성암 중에는 유방암과 매년 발병률 1,2위를 다투는 ‘건강의 적’이다. 하지만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진행이 느리며 수술 후 예후가 좋다는 이유로 정작 질병에 대한 지식과 경각심은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윤지희 화순전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만큼 더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재발과 전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갑상선암, 자가진단법이 있나요. 

스스로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고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확인하게 되죠. 갑상선 주위 두경부(뇌 아래부터 가슴 위까지)에 방사선 조사력이 있거나 골수백혈병을 앓아 전신방사능 조사력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손으로 만져보아 종괴가 딱딱하거나 급격하게 커졌을 때, 종괴가 갑상선 주변 임파선(림프절)까지 만져질 때, 목소리가 쉬었을 때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크기가 작은 암은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갑상선암 치료의 1차 원칙은 ‘수술’입니다만, 직경이 1cm 미만인 미세암이면서 전이가 없고 가족력 등 위험요인 없을 때, 암의 위치가 비교적 안전할 때는 의사와 환자의 충분한 상의 후 ‘적극적 감시’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는 최근 갑상선암에 관한 중요한 이슈인데, 곧장 치료하기보다 6개월 또는 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면밀히 관찰하면서 암이 진행될 경우 수술을 결정하는 겁니다. 하지만 앞선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 잘못된 인식으로 수술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더 큰 수술을 해야 해요. 갑상선암은 상대적으로 진행이 느려 ‘거북이 암’으로 불리지만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재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수술만 하면 완치가 가능한가요. 

세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것을 ‘분화’라고 하는데 갑산선암은 분화도가 좋은 분화암과 그렇지 않은 미분화암으로 나뉩니다. 분화암은 수술과 방사선 요오드 치료,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 요법 등 세 가지 기본 치료법으로 대개 완치됩니다. 우리나라 환자의 85~90%는 분화암인 유두암이죠. 수술 후 10년 생존률이 90~95%에 이릅니다. 드물긴 하지만 분화도가 나쁜 역행성 암은 진행이 빨라 치료를 하지 않으면 6개월 미만의 생존률을 보이기도 해요. 

예후가 좋더라도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텐데요. 

‘암’의 정의 자체가 재발할 수 있고,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는 질병이란 뜻이에요. 환자들이 많이 물어보는 것이 ‘갑상선을 제거했는데도 암이 재발할 수 있나요?’ ‘갑상선이 없는데 암 추적검사는 왜 해야 하나요?’와 같은 거예요. 예를 들어 위암의 경우 위를 절제해도 재발할 수 있단 사실은 잘 아는데 갑상선암은 절제하면 재발 가능성이 아예 없어지는 걸로 생각하죠. 가능성은 낮지만 5% 미만의 확률로 뇌, 뼈, 폐 등으로 전이되기도 합니다. 재발은 수술을 시행한 부위 또는 목 주변 임파선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며,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폐, 뼈 등에서 주로 나타나고요. 실제로 10년 동안 각각 다섯 번의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반복한 분도 있죠. 보통 피검사를 통하여 종양 표지자(갑상선글로블린)를 확인하고 목 주변 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며, 위험도가 높으면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추적관찰을 하게 됩니다. 



수술 후 급격한 피로를 느끼거나 목소리가 쉬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세 가지 정도의 후유증 및 부작용을 흔하게 이야기하세요. 많은 환자가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이는 갑상선이 우리 몸의 대사를 주관하는 호르몬 생성 기관이기 때문이에요. 개인 차가 있지만, 수술 후의 몸의 상태에 서서히 적응하여 수술 후 1년 정도가 지나면, 많은 환자들이 피로감을 덜 느끼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수술 시 반회후두시견이 손상되면 목소리가 변하거나 사레가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수술 직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는 경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죠. 마지막으로 가장 흔한 현상 중 하나는 저칼슘증으로, 갑상선 뒤 체내 칼슘농도를 조절하는 네 개의 부갑상선의 손상 정도에 따라 일시적으로 또는 계속해서 손발과 입 주위에 저림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마비나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도 해요. 대부분 점차 호전되고 최근에는 부갑상선을 살리면서 수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수술 후엔 갑상선호르몬제를 반드시 평생 복용해야 하나요. 

전절제를 시행했다면 체내에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 수 없어 반드시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죠. 시간이 지나면서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아 심각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는 사례도 있습니다. 장기간 약을 먹지 않아 폐에 물이 차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고요. 갑상선을 반만 절제하는 엽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기능이 정상이어서 약을 먹지 않을 수도 있고, 약 반수에서는 갑상선기능 저하에 따라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위험군의 경우 재발을 줄이기 위해 호르몬제를 고용량으로 투여해 장기간 복용시 골다공증이나 부정맥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적절한 용량을 복용하는 경우, 평생 복용하여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적절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겠지요. 

갑상선암에 김·미역 등 해조류가 좋지 않다던데요.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인 요오드는 해조류에 많이 포함돼 있어요. 하루에 필요한 적정 요오드 용량이 성인의 경우 100~200㎍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에 4~5배에 달하는 요오드를 복용하고 있죠. 요오드는 해조류뿐만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천일염에 많이 포함돼 있는데 우리는 그걸로 김치나 젓갈을 담가 먹고요. 해조류 중에는 다시마에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갑상선암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지만 모든 국물 음식에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거나, 매일 다시마를 데쳐 먹는 건 좋지 않아요. 일부 유럽국가 등 요오드 부족 지역에서 생산한 영양제에는 요오드를 포함하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함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면역력 강화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수칙이 있나요.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고 하루 15분 이상 야외에서 햇볕을 직접 쬐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지치지 않는 선에서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약간 땀이 나면서 기분이 좋을 정도로 하는 게 좋고요. 규칙적인 생활만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여러 가지 건강식품을 과잉 복용하거나 시중에서 유행하는 값비싼 면역 치료 등을 받기도 하는데, 내 몸 안에서 직접 생성되지 않은 면역력은 오래가지 않다는 걸 꼭 기억하십시오.

나비리본 캠페인
‘갑상선암, 올바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해요’


우리 몸에 있는 갑상선은 나비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러한 생김새의 특징을 이름에 살린 ‘나비리본 캠페인’은 갑상선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이다.
 
나비리본 캠페인은 흔히 가볍게 인식하는 갑상선암도 다른 암처럼 올바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암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자문단과 함께 갑상선암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고 오해를 바로잡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캠페인은 나비가 희망을 상징하듯 많은 갑상선암 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나비리본 캠페인은 카카오 플러스친구, 인스타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김도균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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