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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꿈과 희망을 굽는 장애인 일터

EDITOR 김지은

입력 2019.04.04 17:00:01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따뜻한 커피를 건네받았다. 환한 미소까지 덤으로 선물받고 나니 꽁꽁 얼었던 마음에 살랑 봄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12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종로점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 참가자들.

지난해 12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종로점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 참가자들.

“손님들이 많이 올 때 가장 기뻐요. 바쁘고 정신없어도 정성껏 만든 음료를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 좋고 뿌듯해지거든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고덕점의 바리스타 김동욱(26·가명) 씨는 자연스러운 손님 응대와 메뉴 추천은 기본이고 매장에서 종종 진행하는 이벤트도 능숙하게 해낸다. 7년 차 베테랑다운 업무 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그에게서 지적장애 3급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긴 힘들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제과·제빵 전문기업 SPC그룹과 서울시, 푸르메재단, 장애인 복지시설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 등이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한 특별한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 기업이 협력해 각자의 역량을 기부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혁신 모델인 셈이다. SPC그룹이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테리어와 설비, 자금, 직원 교육, 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고, 서울시는 매장 공간 확보와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한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 채용과 운영을 맡고, 장애인 보호 작업장인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는 빵을 생산해 공급한다. 매장 운영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 직업 자활사업에 사용한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1개 점포를 여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1억6천만원. SPC그룹은 지금까지 이 사업을 위해 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금전적인 지원만이 아니다. 매장 하나를 여는 데만도 SPC그룹 내 인테리어팀, 디자인팀, 점포개발팀 등 10여 개 부서의 역량이 동원된다. 오픈 후에도 연구소에서는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SPC식품안전센터의 위생 점검과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그야말로 제빵 전문기업 SPC의 핵심 역량이 총동원되는 셈이다. 

시작은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2011년 중증 장애인 직원들로 운영되는 제빵 작업장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 소식을 전해 들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빵을 통해 꿈을 펼치고자 하는 장애인들을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그해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 내에 장애인 제빵 교육 시설인 ‘행복한 베이커리 교실’이 생겨났다. 제조 기술과 설비를 제공하고 장애인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SPC그룹은 장애인들의 꿈과 노력이 담긴 우수한 제품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서울 자하문로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1층의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1호점이다. 2012년 9월 문을 연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1호점’은 소외 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던 서울시의 방향과도 일치했다. 이듬해부터 서울시는 SPC그룹, 푸르메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서울시 공공기관 내 유휴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행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자신감 심어주고 소통의 장 마련

밝은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스윗에어 바이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직원들(오른쪽).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바리스타 대회에 참가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밝은 미소로 고객을 맞이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스윗에어 바이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직원들(오른쪽).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바리스타 대회에 참가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현재 푸르메센터를 비롯해 서울시인재개발원,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시립은평병원, 서울도서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서초구청, 인천공항 등 총 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24명의 장애인과 15명의 청년, 총 39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직원들의 급여와 운영비는 모두 카페 수익으로 꾸려진다. 장애인들이 자신의 힘과 역량으로 자립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 역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가 문을 연 2012년 이후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덕분에 매년 연매출 5~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성과는 장애인들의 자신감과 자긍심이 높아지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바꿔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큰 목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장애인들이 우리와 똑같이 일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수록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자연스럽게 사라져갈 것으로 믿습니다.” 

SPC행복한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의 운영을 총괄하는 푸르메재단 박금희 국장 역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일한 후 장애인들의 자존감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대화와 표현이 서툴던 발달장애인 직원들도 카페에서 일하면서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며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가족들이 ‘장애 정도가 개선됐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바리스타 대회 또한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서울시도 민관협력을 통한 사회적 성과 창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꼽는다. 은신애 서울시 사회협력팀장은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좋은 기획을 통해 지자체와 기업의 협업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고민하는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라 소개했다. SPC그룹은 2015년 서울시로부터 민관협력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SPC그룹은 여기서 더 나아가 2012년 4월 ‘애덕의 집 소울베이커리’에 ‘SPC&Soul 행복한베이커리교실’을 열어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2개월 과정의 제과·제빵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취업으로까지 연계돼 장애인들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발판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6백94명의 장애인이 교육을 받았고, 이 중 51명이 소울베이커리 등 제과·제빵 작업장에 취업했다. 

2014년부터는 서울시 관내에 위치한 10개 장애인 제과·제빵 작업장을 대상으로 신제품 개발 및 기술을 교육하는 ‘SPC 해피투게더베이커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교육장의 노후설비 교체 지원, 공동 브랜드 제품 개발 등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직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서울시 및 서울시 장애인제과·제빵시설 협의체와 기술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20여 건의 우리밀 신제품 제조 기술, 식품위생 등에 관한 교육과 1억원 상당의 설비, 우리밀 등의 원재료 지원 등을 진행했다. 

장애인 바리스타들의 커피 제조 기술 향상을 위한 아카데미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SPC그룹의 이탤리언 커피 전문점 ‘파스쿠찌’에서는 분기별로 ‘행복한 바리스타 아카데미’를 통해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에스프레소 추출, 우유 스티밍, 라테아트 등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의 천연과일 스무디 전문 브랜드 ‘잠바주스’도 ‘행복한스무디교실’을 열고 장애인 바리스타들을 교육장에 초대해 스무디와 핫주스 등 다양한 음료의 제조 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기업의 노력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SPC그룹 임직원 기부 프로그램 ‘SPC 행복한펀드’는 SPC그룹 임직원들이 매월 1인당 1천원을 기부하면 회사가 일정액의 매칭 펀드를 조성해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2012년 4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약 12억원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고, 6백70여 명의 어린이에게 재활치료비, 의료비, 맞춤형 보조기구 등을 지원하는 성과를 이뤘다. 

가족여행이 어려운 장애 어린이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한 가족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재까지 총 9차례 진행된 SPC그룹의 ‘행복한 가족여행’ 덕분에 88가족이 제주도에서 소중한 가족여행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기획 김명희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SPC그룹




여성동아 2019년 4월 6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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