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 재킷 모두 로맨시크. 펌프스 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프릴 장식 미니 원피스 로자스포사. 이어링 디바이디.
원피스 랭앤루. 이어링 블랑쉬클라리쎄. 앵클부츠 지젤리나.
오프숄더 드레스 로자스포사. 이어링 디바이디.
벨벳 미니 원피스 발맹.
화이트 트위드 원피스 샤넬. 이어링, 브레이슬릿 모두 제이미앤벨.
햇살이 따사로이 느껴지는 겨울날 오후, 배우 홍수아(32)를 만났다. 2003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그는 카메라 앞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사진작가는 물론 기자, 의상·헤어·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포즈를 취하곤, 모니터에서 방금 촬영한 사진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화보 촬영에는 꼬박 6시간이 소요됐다.
그에게는 6개월 만의 화보 촬영이다. 2018년 7월부터 방영돼 12월 종영하는 KBS2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악역’ 강세나를 연기하느라 그간 여유가 없었다. ‘끝까지 사랑’은 지극히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별한 이들이 끝내 행복을 찾아가는 가족 드라마다. 그가 연기한 강세나는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됐으나 양부모의 학대로 가출한 뒤 신분 세탁을 통해 재벌가에 입성한 인물로, 아름답고 영리하지만 야망과 욕심으로 뒤틀린 인생을 살아간다.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에 컴백한 그는 ‘끝까지 사랑’ OST 제작 과정에 참여해 ‘나를 잊지 말아요’의 작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신창석 PD님이 ‘드라마의 꽃’은 악역이라면서 저를 강세나 역에 캐스팅하셨어요. 일일드라마 주연도, 악역도 이번이 처음인데 극 중 다른 인물들과 싸우고 대립하는 설정이 많아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촬영장에서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그래도 제 연기를 보고 강세나의 상처를 이해해주는 분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기했어요. 강세나를 이해해주는 시청자가 한 분이라도 생겼다면 배우로서 조금은 성공한 것 아닐까요.”
지난 5년간 홍수아의 주 활동 무대는 중국이었다. 2013년 드라마 ‘대왕의 꿈’ 이후 중국에 진출한 그는 영화 ‘원령’ ‘눈이 없는 아이’ 드라마 ‘온주량가인’ ‘억만계승인’ 등에 출연해 청순한 이미지로 ‘대륙의 첫사랑’이라 불릴 만큼 인기를 얻었다. 사드 사태 이후 활동이 어려워졌지만 그에게 중국은 여전히 특별한 곳이다.
“중국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가 ‘대왕의 꿈’에서 제가 연기한 비련의 여인 연화를 보고 연기가 마음에 든다면서 영화 ‘원령’ 주연을 제안했어요. 그걸 계기로 중국 활동을 시작했죠. 베이징에서 차를 타고 몇 시간 들어가야 하는 친황다오에서 한겨울에 촬영했는데, 난방도 되지 않고 뜨거운 물도 안 나오는 숙소에서 지냈어요. 다른 중국 배우들도 이런 환경에서 일하니 저도 이를 악물고 버텼죠. 언어는 현지에서 대사를 외우며 익혔고요.”
중국 드라마는 대부분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고 밤샘 촬영이 일상화된 한국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고 외국인 출연자에 대한 배려가 가능하다는 것이 홍수아의 설명이다.
“한번은 날씨가 굉장히 추웠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조명을 들고 있던 스태프가 달려와 본인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서 제게 입혀주더라고요. 중국 사람들은 대체로 정이 많은 것 같아요. 촬영을 끝내고 쫑파티를 하는데 극 중에서 친구를 연기한 배우 링옌이 많이 울더라고요. 그 친구를 보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꼈죠.”
자신의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드라마 속 캐릭터와 전쟁을 치르는 그에게 요즘 가장 위안이 되는 존재는 친구와 반려견들이다. “아직 남자한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그는 “친구와 함께 맛집에 가는 것이 인생의 큰 낙”이라고 한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다가 유기견보호소의 실태를 알게 된 그는 이후 유기견 4마리를 입양해 현재 5마리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정을 줬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몇 번 받아서인지 강아지한테 마음을 주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몇 달간 대본을 보며 씩씩대니까 강아지들도 슬슬 도망가려고 하던데요(웃음).”
지난 2년간 유기견 10여 마리의 수술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치료받은 유기견들이 좋은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입양도 지원하고 있다.
“미미한 힘이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제가 뭘 하나 하면 열심히 하거든요. 홍드로(홍수아+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합성어, 2005년 프로야구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 폼으로 시구를 해서 붙여짐)란 별명도 뭔가를 열심히 한 덕분에 얻은 거라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해 배우 홍수아의 입지를 더 단단히 하는 것, 이것이 올해 제 목표입니다.”
사진 김상구 디자인 김영화 제품협찬 디바이디 랭앤루 로맨시크 로자스포사
발맹 블랑쉬클라리쎄 샤넬 제이미앤벨 지젤리나
헤어 황세범 메이크업 김수빈 의상 스타일리스트 정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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