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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PET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사치

또 하나의 가족

기획 · 김명희 기자 | 글 · 두경아 자유기고가 | 사진 · 지호영 기자 이상윤 REX

2015. 11. 17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이제 반려동물은 단순히 애완용을 넘어서 소중한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또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사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 1층. 후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펫부티크’가 눈에 들어온다. 2012년 문을 연 펫부티크는 반려동물을 위한 럭셔리 숍을 지향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바로 옆에 있는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고급스럽고 트렌디하다. 애견 의류, 식기, 침대, 액세서리, 간식 등 모두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고가의 제품. 도금 된 7백만원대 식기 받침대, 수십만원 상당의 영국산 극세사 쿠션 등이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5층 주차장 입구에도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러브펫’이 문을 열었는데, 자신과 가족의 물건을 구입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반려동물 용품까지 구매하고 쇼핑의 마침표를 찍는 이들이 많다.

대형 마트에서도 펫 숍의 고급화는 뜨거운 이슈다. 쇼핑하는 동안 동물을 맡기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카페, 호텔, 셀프 샤워 기기, 하루 돌봄 놀이터, 훈련 교육 등 종합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에서도 인기다.

이마트는 국내 마트 중 처음으로 ‘반려동물 원스톱 멀티숍’을 내세운 ‘몰리스 펫샵’을 선보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반려견 ‘몰리’의 이름을 따서 만든 곳이다. 이마트 킨텍스점에는 강아지를 운동시킬 수 있는 트랙과 운동 기구, 고양이 캣 타워 등 반려동물 전문 운동 시설인 ‘도그 런’을 갖추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몰리스 펫샵 파미에스테이션은 고급 의류부터 미용 용품, 유기농 식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애견 호텔, 미용실 등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롯데마트도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인 ‘펫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1천여 종의 단독 PB 상품부터 고급 제품까지 두루 갖췄으며, 고양이를 위한 놀이터와 수족관도 만나볼 수 있다. 뒤늦게 애견 시장에 뛰어든 홈플러스도 2013년 동수원점에 ‘아이러브펫’을 개점한 이후 현재 총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동물 클리닉을 비롯해 미용실, 호텔, 놀이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애완동물 명품관까지 마련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사치

1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펫부티크. 명품 부럽지 않은 럭셔리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한다. 2 폭신하고 따뜻해 보이는 애견 침구.

FASHION&LEISURE



100% 오가닉 의류부터 한복까지

반려동물의 패션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입는 커플 의상이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애견 침대(혹은 집)와 의상이 세트로 나오는 제품이 인기다. 다양한 모양과 패턴의 애견 침대나 하우스가 주목받으면서 이와 동일한 패턴이나 패브릭을 이용한 의상이 함께 출시되는 것. 몰리스 펫샵 파미에스테이션 관계자는 “육아 프로그램에 선보인 인디언 텐트 모양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소재를 이용한 반려동물 의상도 인기다. 요즘 청담동에서 가장 핫한 애견 의류 브랜드 ‘루이독’은 캐시미어, 오가닉 등 프리미엄 소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의 베스트셀러는 이탈리아 수입 원단으로 만들어진 강아지 침대로, 가격은 35만원 선이다. 루이독 관계자는 “반려견을 위해 100% 오가닉, 100% 캐시미어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는 한복이 인기를 끌었다. 애견 의류 전문 쇼핑몰 이츠독(www.itsdog.com)에서는 추석 명절 한 달 전부터 하루 평균 25벌 정도의 한복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추석 외에도 백일잔치, 돌, 결혼식, 설 때 애완견에게 입힐 한복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츠독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명절날에도 한복을 입혀서 친척 집에 방문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설명한다.

선글라스 낀 강아지는 더 이상 만화 영화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도글라스’라 불리는 애완견 선글라스는 주로 패션 아이템으로 이용되지만 자외선과 황사, 미세먼지로부터 강아지의 눈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김 서림 방지나 렌즈 교체 등 기능을 갖춘 고급 모델도 있다.

반려동물 외출 용품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루이독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출에 필요한 가방, 드라이빙 킷, 목줄이 많이 판매된다”고 설명한다. 애견 캐리어나 유모차는 기본이며, 차로 이동하는 경우 필수적인 드라이빙 킷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우선 차 뒷좌석에 설치하는 ‘애견 카시트’는 방수 처리가 돼 배변에 대한 염려를 덜 수 있다. 칸막이형, 해먹형, 백팩형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반려동물의 크기나 특성 등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반려견 목줄과 차량의 안전벨트 고리를 연결해 사용하는 애견 안전벨트도 등장했다.

지난여름에는 반려견과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반려견 안전 구명조끼’와 더위에 취약한 반려동물을 위한 ‘쿨 재킷’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가 오는 날 반려동물과 산책할 수 있는 ‘반려동물 우산’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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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FOOD

유기농 음식과 러닝머신으로 건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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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전용 러닝머신’은 주인이 바빠서 자주 산책을 시켜주지 못하는 반려동물의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아이템. 가격은 30만원대다. 강아지의 슬개골 건강 증진을 위한 ‘강아지 전용 계단’도 있다. 운동 부족으로 비만이 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발생하는 슬개골 탈골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천연 면 소재로 되어 있어 침대로 사용 가능한 루이독 프리미엄 계단은 10만원이며, 보급형은 2만~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드라이어도 등장했다. 일반 드라이어를 사용하면 털 날림으로 인해 불편함이 있지만, 반려동물 전용 드라이어는 털 흡입구가 있어서 털을 말리면서 뒷정리가 동시에 가능하다. 동물 전용 드라이어를 출시하고 있는 붐(VUUM) 관계자는 “드라이어 기능에 케어를 접목했다”면서, “드라이를 한 뒤 뒷정리까지 한 번에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드라이어는 20만원대, 반려견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털이 건조되는 ‘드라이룸’은 1백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대여도 가능하다.

반려동물 식품도 동물의 연령과 영양 상태 등을 고려한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슬레 퓨리나 펫케어는 반려견 연령대별로 사료를 출시하고 있다. 이 중 7세 이상 노령견용 제품은 순살 닭고기와 쌀을 주원료로 했으며, 비타민 A·E와 글루코사민 성분까지 함유하고 있어 노안 개선과 관절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한다. 11세 이상 노령견용 제품에는 DHA까지 함유돼 있어 뇌 활동력을 증가시키고 인지력 감퇴를 방지한다고. 풀무원도 프리미엄 사료 브랜드 아미오를 선보이고 있다.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며,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감마리놀렌산 성분까지 함유돼 있어 건강과 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KGC인삼공사도 10월 초 프리미엄 사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홍삼 성분(6년근 홍삼 1.8%)을 넣은 애견 사료 지니펫(GINIPET)을 출시한 것. 홍삼에 들어 있는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애견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

반려동물을 위한 수제 간식도 인기다. 차밍쿡은 반려견 수제 간식 모두에 국내산 친환경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무항생제 닭가슴살과 무농약 당근, 브로콜리로 만든 ‘소떡심 갈비’는 6천5백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타민과 식물성 성분이 함유된 애견 전용 음료수인 ‘아이펫수’는 제품에 따라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 면역력과 관절 건강 증진, 구취 억제 기능을 한다. 500ml에 2천8백원. 애견 전용 우유에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하는 성분인 락토스를 빼고 대신 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넣은 것이 특징. ‘펫츠온 밀크’는 250ml에 2천5백원.

반려동물의 생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할 만한 음식도 있다. 케이크나 컵케이크, 쿠키…. 언뜻 보기에는 베이커리 제품 같지만, 밀가루가 아닌 고기와 채소 반죽을 원료로 만들어졌다. 치킨 컵케이크, 양고기 하트케이크 등 종류나 모양도 다양하다. 몰리스 펫샵에서 판매 중인 양고기 하트케이크는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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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REMIUM SERVICE

최첨단 웨어러블 기기와 성형 수술

반려동물도 이제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시대가 왔다. 운동량을 체크해주는 반려동물 웨어러블 기기가 대표적이다. 사람의 손목에 착용하듯 이 기기를 반려동물의 목에 달기만 하면,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으로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펫피트’는 사람이 사용하는 ‘핏비트’와 유사하다. 앱에 나이, 견종, 몸무게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권장 운동량이 제시되고, 이렇게 기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을 예측하고 반려견 상태를 알려준다.

웨어러블 기기에 GPS 기능까지 추가된 ‘T펫’도 있다. SK텔레콤이 반려동물을 겨냥해 선보이는 맞춤형 서비스 T펫 단말기는 위치 조회, 산책하기, 음성 메시지 기능 등을 갖췄다. 음성 메시지 가능은 반려동물에게 안정감을 주며, 위치 조회 기능은 강아지의 분실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인기다. 요금은 월 5천원.

집에 홀로 남겨진 개를 위한 전용 방송 채널인 ‘도그TV’는 반려견의 하루 사이클에 딱 맞는 밸런스를 제공하기 위해 휴식, 행동 발달 자극, 향상 등의 내용을 담은 콘텐츠로 제작된다. 도그TV 관계자는 “반려견은 몇 시간 동안 혼자 남겨지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개 전용 프로그램은 이러한 분리불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IPTV와 유선방송을 통해서 접할 수 있으며 월 이용료는 8천원, 현재 가입자는 4만여 명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사치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동물과 함께 입장 가능한 카페, 펜션, 캠핑장 등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반려동물이 놀 수 있는 수영장과 놀이터, 운동장 등을 갖췄으며, 애견 전용 계곡과 목욕탕, 스파가 있는 곳도 있다. 반려동물을 맡길 때 유용한 애견 호텔은 숍마다 차별화, 고급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리온’ 청담점에서는 5명의 호텔교육팀 직원들이 호텔에 맡겨진 개들을 점심시간 이후 ‘Day CareC(유치원)’ 서비스로 같이 놀아주기도 한다. 또 CCTV가 대형견의 각 방과 호텔 복도에 2대 설치돼 있어, 보호자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반려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전용 미용 제품은 샴푸나 컨디셔너뿐 아니라 귀 세정제나 발톱 스프레이, 눈물 제거제 등 기능이 세분화돼 출시되고 있으며, 특히 유기농이나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인기다. 뉴질랜드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워시바 오리지널 비누’가 베스트셀러(몰리스 펫샵 판매 가격 1만8백원).

뉴질랜드의 로빈 제약이 출시한 튜브형 선크림 ‘필타-백(FILTA-BAC)’이나 미국의 반려동물 용품 제조업체 ‘펫킨’에서 출시한 ‘도기 선미스트(Doggy Sunmist)’ 등은 아직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만~2만원대.

미용에 이어 성형도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 성형은 의료 목적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반려동물의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 미용 성형을 해주는 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꼬리 일부를 잘라 보기 좋게 만드는 것부터 귓불을 줄여 귀를 쫑긋하게 만들기, 눈 앞트임, 쌍꺼풀 수술, 주름 제거 수술, 보톡스 시술, 항문낭 수술 등 성형 부위도 다양하다. 최근엔 다리에 있는 지방을 제거하거나 늘어난 유선을 줄이는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용과 함께 건강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며 반려인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디자인 · 유내경

촬영협조 · 몰리스펫샵 펫부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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