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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special #woman

여성들의 일상을 바꾼 것들 7

대한민국 여자들이 달라졌어요

2018. 10. 25

여성동아 에디터들이 여성동아가 태어난 1933년부터 지금까지 85년 동안 여성들의 의지와 사회적 기술적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을 바꾸는 데 기여한 7가지 물건을 뽑았다. 한 사회의 발전이란 곧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 일상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에.

1 여성동아_영원한 청춘, 최고의 여성지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2.4세(통계청),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 수명은 70세(한국보건사회연구원)라고 합니다. 올해 85세. 그럼에도 이 책을 만들고 있는 에디터들보다도 더 젊고 아름다운 청춘이 있습니다. 바로 ‘여성동아’입니다. 일제강점기이던 1933년 ‘신가정’(新家庭)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1936년 동아일보 일장기 말살사건으로 폐간, 1967년 복간의 시련을 겪기는 했지만 늘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걸맞은 옷으로 갈아입으며 잡지의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젊고 건강한 생명력을 유지해왔습니다. 탄생 초기 ‘여성동아’가 대한민국의 유일한 여성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여성지가 등장하고 사라진 잡지계에서 2018년 현재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며, 이 땅의 여권 향상과 성평등 정착에 기여해온 여성지는 ‘여성동아’가 유일합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을 바꾼 첫 번째 오브제로 ‘여성동아’가 선정된 이유입니다.

EDITOR 이한경 기자

2 체중계_여성의 몸은 전쟁터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는 저울,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정의고 진리인 대한민국에서 정의의 여신은 성형외과에도 많습니다. 그들도 체중계와 레이저 시술 도구라는 저울과 칼을 들었습니다. 여자는 날씬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명제는 현대사회에서 도덕적 가치만큼이나 무거운 존재감을 갖습니다. 여성들이 체중계의 소수점 아래 숫자 변화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성형수술을 하는 이유입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지만 유독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것은 남성들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나오미 울프는 저서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에서 아름다움을 “신체 기준에 따라 여성의 가치를 매겨 수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여성을 가두기에 좋은 사회적 허구”라고 주장합니다. 다이어트와 성형이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든, 사회가 강요한 이데올로기든 대한민국 여성은 지금도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EDITOR 김명희 기자

3 쿠션팩트_여성에게 선사한 여유

대한민국 여성들은 10여 년 전만 해도 커다란 파우치에 수많은 뷰티템을 챙겨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파우치가 가벼워졌습니다. K-뷰티템 ‘쿠션팩트’ 덕분입니다. 쿠션팩트는 스탬프를 찍는 원리에서 착안해 파운데이션을 퍼프에 찍어 얼굴에 바르는 방식으로, 2008년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에서 ‘에어쿠션’으로 처음 선보였습니다.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는 밀착력 높은 퍼프가 쿠션팩트의 핵심입니다. 여성들은 쿠션팩트 하나로 피부톤 커버, 자외선 차단, 미백, 보습, 쿨링 효과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손에 내용물을 묻히지 않아도 쿠션으로 쓱 바를 수 있고, 밀리지 않아 계속 덧바를 수 있는 것도 매력입니다. 쿠션팩트는 세계 뷰티 시장에 ‘쿠션’이라는 카테고리를 창출했고, 메이크업 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여성의 니즈를 파악한 화장품 하나가 메이크업 트렌드를 선도하며 여성들의 삶에 여유까지 선사한 것. 이것이 쿠션팩트를 칭찬하는 이유입니다.



EDITOR 한여진 기자

4 하이힐_여자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수단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는 길거리에서 강도를 만나자 이렇게 외칩니다. “다른 건 몰라도 마놀로 블라닉만은 안 돼요!” 여자들은 하이힐을 통해 궁극적인 행복을 느낍니다. 하이힐이 여성의 특권으로 떠오른 건 1백 년도 채 안 됩니다.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던 태양왕 루이 14세는 키가 커 보이기 위해 굽이 높은 신발을 신었고, 귀족들이 그 모습을 따라 하면서 하이힐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는 더러워진 거리를 편하게 걸을 목적으로 인기를 끌다가, 20세기 중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지금처럼 코는 날카롭고 힐은 뾰족한 하이힐이 태어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성적인 몸매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스트들의 비난을 받았던 하이힐은 당당한 여성성의 상징으로 존재감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여성의 사회적 성공을 표현하는 방식이 됐습니다. 여성의 성공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가늘고 아찔한 힐을 신고 당당하게 걷는 모습 아닌가요.

EDITOR 정세영 기자  

5 아파트_편리와 여유를 안겨준 주거 공간

우리나라의 첫 아파트는 1932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들어선 유림아파트입니다. 그로부터 38년 후인 1970년 당시 서울시의 아파트는 서울시 전체 세대의 4%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의 비중은 60%(인구주택총조사)에 달합니다. 한국인이 유독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더 넓고 높은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하기 때문일까요. 10년 넘게 한국 사회의 아파트를 연구한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자신의 저서 ‘아파트 공화국’에서 “경제 성장을 꿈꾸는 국가, 재벌, 중산층의 요구가 모아져 한국이라는 아파트 공화국이 탄생했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아파트 시대가 되면서 문화는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생활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핵가족으로 살아가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여성은 전보다 가사 노동 가짓수가 줄어듦에 따라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물론 아파트를 사고팔며 부를 얻은 여성들도 존재합니다. 아파트는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시간과 돈을 가져다준 존재입니다.

EDITOR 이혜민 기자  

6 홈쇼핑_여자 마음 사로잡은 보물상자

TV 홈쇼핑은 유통산업의 혁명으로 불립니다. 집에서 TV를 보며 실시간으로 소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TV 홈쇼핑이 시작된 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1995년 2개 채널로 첫 방송을 시작한 TV 홈쇼핑은 어마어마하게 성장했습니다. 덕분에 홈쇼핑과 함께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회사 일이 바빠서 쇼핑할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도, 육아 때문에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주부들도 매장에 갈 필요 없이 홈쇼핑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합니다. 홈쇼핑의 묘미는 알맞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인데, 이제는 생필품뿐 아니라 고가의 명품, 여행 상품을 비롯해 자동차까지도 살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 핫한 패션, 뷰티 브랜드 제품도 홈쇼핑 상품으로 등장합니다. 대한민국 여성의 삶을 여유롭고 편리하게 바꿔준 홈쇼핑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EDITOR 최은초롱 기자  

7 김치냉장고_한국형 라이프스타일의 완성

백색가전이 등장하기 전까지 지구상 대다수 여성의 삶은 육아와 살림으로 채워지기 일쑤였습니다. 대가족 뒤치다꺼리를 하며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만 하기에도 24시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백색가전의 탄생은 이런 여성들의 가사 노동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준 사건입니다. 백색가전은 1911년 최초로 가정용 냉장고를 만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가 냉장고·세탁기·에어컨·전자레인지 등을 백색으로 통일하면서 생겨난 용어입니다. 생활 가전에는 청결함을 강조해야 하는 제품 특성을 고려해 개발 초기부터 전통적으로 흰색이 사용됐습니다. 이런 백색가전은 한국에서도 등장했고, 1984년에는 ‘김치냉장고’라는 대한민국형 가전도 탄생했습니다. 한여름에도 김치를 시원하고 맛있게 즐기는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은 김치냉장고 덕분입니다.

EDITOR 김지영 기자  

기획 이혜민 기자 디자인 김영화 일러스트 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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