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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오너들 특명 “반드시 따내라”

서울 시내 면세점 빅 매치

글 · 김명희 기자|사진 · 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5.06.25 11:19:00

서울 시내에 면세점 선정을 두고 큰 장이 섰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는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 현대, 한화, SK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모두 뛰어들었다. 앞으로 서울 시내 관광지도뿐 아니라 재계 서열까지 바꾸게 될 면세점 전쟁의 관전 포인트.
요즘 유통가를 달구는 키워드는 단연 면세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지난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안에 자리한 면세점의 매출(1조9천7백억원)이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1조8천억원)을 뛰어넘은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신라면세점(1조1천5백21억원), 동화면세점(2천9백19억원), 워커힐면세점(2천7백47억원) 등도 기업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관세청은 면세점 시장이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자, 서울 시내에 면세점 3곳을 늘리기로 하고 지난 2월 신청 공고를 냈다.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1곳을 선정할 예정인데, 대기업 부문에서는 호텔롯데·신세계·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SK네트웍스·한화갤러리아·현대백화점 등 유통 기업들이 혈전을 벌일 예정. 관세청은 1000점 만점에 운영인의 경영 능력(300점), 면세점 관리 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 노력(150점) 등을 평가해 7월 중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경쟁에 뛰어든 기업 대부분 경영 및 관리 능력에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입지와 사회 발전 공헌도, 상생 노력 등이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일인 만큼 현재 면세점 경쟁은 오너들이 직접 뛰어들어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미래와 오너들의 자존심이 걸린 면세점 한판 승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봤다.

왕관의 무게

롯데(부지 미정)

국내 면세점 업계 부동의 1위라는 점이 롯데의 장점이자 단점. 롯데는 1980년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면세점 사업을 확대한 이래 국내에 7개, 해외에 5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롯데의 국내 면세점 점유율이 52%인 데다가 서울 시내에서만도 소공점 외에 잠실 월드타워점과 강남 코엑스점 등을 운영하고 있어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롯데 측은 아직 후보지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동대문 롯데피트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재벌 오너들 특명 “반드시 따내라”
재벌 오너들 특명 “반드시 따내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적과의 동침

호텔신라 + 현대산업개발(용산 아이파크몰)

롯데에 이어 면세점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호텔신라는 경영 노하우는 충분하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고 ‘HDC신라면세점’이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이 면세점 부지로 내세운 용산 아이파크몰은 용산역과 붙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며, 유커들의 지방 여행을 유인할 수도 있고, 인근에 관광버스를 1백 대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주차 시설도 갖췄다. 이번 합작을 통해 두 회사는 각각 과점 우려가 있는 기존 사업자라는 점과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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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아이파크몰

안방 걸고 승부수!

신세계(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신세계는 면세점 입지를 놓고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본점 명품관으로 결정했다. 1930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 건물인 본점 명품관은 신세계로선 기업의 모태 같은 곳이다.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을 내놓은 것은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들의 면세점 사업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세계는 명품관을 면세점으로 전환시키고 남대문 상권과 연결시켜 세계적인 관광 및 쇼핑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광객 편의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명품관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빌딩도 8백50억원에 사들였다. 신세계는 면세점 부지를 발표하던 날,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7백38만 주 중 3백만 주를 매각해 현금 3천2백76억원을 확보했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재무 구조 개선과 면세점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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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천사

한화갤러리아(63빌딩)

서울의 랜드마크인 63빌딩을 부지로 내세웠다. 한화 측은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아쿠아리움을 새 단장하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조성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제주공항에 갤러리아 듀티 프리를 오픈하며 면세점 사업에 처음 발을 디딘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대비 기부금 비율이 5.54%로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낸 다른 기업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이 강점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임직원이 비영리 단체 등에 기부를 하면 회사에서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시스템 덕분에 회사 내에 기부 문화가 정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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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

패션 메카 선점

SK네트웍스(동대문 케레스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면세점은 카지노와 인접해 소비 수준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비중이 높은 편. 지난해에는 리뉴얼 공사로 인한 영업 제약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매출이 46%나 늘었다. 올 초에는 시계·보석 전문 부티크와 남성 명품 편집숍 등을 오픈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내 면세점 부지로는 패션 산업의 메카 동대문 케레스타를 선택했다. 동대문은 24시간 쇼핑이 가능하고 교통, 숙박 등 관광 인프라를 풍부하게 갖춰 매년 유커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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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케레스타

강남 본좌

재벌 오너들 특명 “반드시 따내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면세점 부지로 현재 유일하게 강남 지역을 점찍어놓고 있다. 삼성동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정지선 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센터점 일대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외에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과 고속철도(KTX) 등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교통 요지. 또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 코엑스 단지 내에 있어 쇼핑객 유치에 유리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모두투어, 엔타스듀티프리(인천 지역 면세점 사업자)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는데, 면세점 사업 경험이 없다는 단점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도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신의 한 수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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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디자인 · 이지은

여성동아 2015년 6월 6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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