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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국내 최초 효도 예능 사남일녀 좌충우돌 촬영 현장

글·진혜린|사진·홍중식 기자

2014. 05. 16

바야흐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춘추전국 시대다. 버라이어티에 리얼, 관찰, 가상 등의 설정을 교차시킨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있다. 그 중 ‘가상’ 가족의 일상을 ‘리얼’하게 ‘관찰’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그 훈훈하고 정겨운 MBC ‘사남일녀’의 촬영 현장을 리얼하게 관찰했다.

국내 최초 효도 예능 사남일녀 좌충우돌 촬영 현장
분명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인 서울의 잿빛 하늘을 보고 출발했는데, 충남 서천군 장구리의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았다. 명절도, 휴가철도 아닌 시골 마을은 촬영 장소를 물어볼 사람 한 명 없이 한적했다. 장소를 잘못 알았나 싶을 때 즈음,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검은 물체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가가니 비닐하우스 내부에는 카메라 지지대, 음향기기 등 방송장비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곳은 바로 ‘사남일녀’의 촬영 본부! 그제서야 저쪽에 숨어 있는 대형 트럭 몇 대와 마을회관 앞에 주차된 보글보글 국이 끓고 있는 밥차가 보였다. 촬영으로 마을 전체가 들썩거릴 거란 예상을 깨고 촬영진은 마을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1월 3일 첫 방송된 ‘사남일녀’는 김구라(44), 김민종(42), 서장훈(40), 김재원(34) 4명의 남자 출연자와 홍일점 이하늬(31)가 남매가 돼, 시골에 계신 가상 부모를 찾아가 4박 5일간 함께 생활하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족의 따뜻함을 발견하는 예능이다. ‘여성동아’가 찾아간 4월 18일은 다섯 번째 부모와 생활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두 번째 촬영부터 남매들 외에 게스트가 한 명씩 등장하는데 정은지, 신보라, 김우빈에 이어 이번에는 박중훈이었다.

#1 도시남녀의 시골 생활 적응기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신발을 구겨 신은 출연자들이 꼬막으로 가득 찬 큰 대야를 낑낑거리며 들고 왔다. 작은 마당 한 켠의 수돗가에서 꼬막을 해감하는 그들의 얼굴엔 수확의 기쁨이 가득했다. 하지만 “에고고고”하는 노곤한 효과음은 어쩔 수가 없다. 아침나절을 허리 굽혀 갯벌을 누빈 탓에 출연진은 녹초가 됐다. 물론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다.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강영선 PD의 특단의 조치로 짧은 자유시간을 갖기로 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몸에 묻은 진흙을 떨어내며 다음 촬영을 준비하면서도 삼삼오오 자연스레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물론 그 시간에도 카메라는 돌고 있지만 말이다.

‘사남일녀’는 전형적인 도시남녀가 시골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담는다. 타박하길 좋아하는 김구라가 정작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다거나, 힘 하나는 장사일 것 같은 서장훈이 작은 장작 하나를 못 패 승부욕에 불타거나, 미의 상징인 미스코리아 이하늬가 재래식 화장실에 기겁해 노상방뇨를 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도시인이 시골에서 겪을 법한, 그래서 더 공감 가는 이야기다.



국내 최초 효도 예능 사남일녀 좌충우돌 촬영 현장

1 게스트 박중훈과 강영선 PD, 김재원이 골목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 아침나절 온 가족이 꼬막을 캤다. 어마어마한 양의 꼬막은 어떻게 될 것인가! 3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이하늬는 ‘사남일녀’의 청량제다.

#2 시간이 멈추는 순간의 감동

꿀맛 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멤버들이 승합차에 올라탄다. 부모님을 모시고 인근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으로 나들이를 떠난 것. 카메라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예상치 못한 출연자들의 동선을 쫓느라 제작진은 늘 종종걸음이다. 작가들은 스케치북에 연신 메시지를 적어가며 원활한 진행을 돕는다. 보통의 촬영 현장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카메라가 향한 출연진의 걸음은 연로한 부모님의 보폭에 맞춰 여유롭게 흐른다. 발걸음이 멈춘 곳에 둘러앉아 어머니가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어머니가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 이야기에 다섯 남매도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며 함께 눈시울을 적신다. 카메라는 돌아가고, 해는 저무는데, 이 가상 가족의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3 가상 가족, 진짜 공감할 수 있을까?

카메라가 꺼지지 않는,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지만 분명 ‘본격 촬영’과 ‘일상 촬영’이 나뉘어 있다. 방송을 위해 미션이나 활동을 하는 장면과, 그 촬영을 준비하는 대기 시간을 찍는 ‘일상 촬영’. 4박 5일간의 긴 일정을 보내는 매 순간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짬을 내 간식을 먹기도 하고, 누군가는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 쪽잠을 청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왜 그곳에 와 있는지를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있었다.

다음 촬영을 준비하던 중 이하늬가 어머니에게 말을 건넨다. “엄마, 죄송해요. 피곤한 기색 보여서.” 어머니는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뭘~ 피곤할겨~”한다. 어머니의 어깨를 주무르는 딸의 모습이 정겨워 보였고, 그들은 그렇게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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