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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글·김명희 기자 | 사진·MBC 제공

2013. 07. 17

‘여왕의 교실’은 아역배우들만 놓고 보면 초호화 캐스팅이다. 서신애·김새론·김향기 등 연기파들이 총출동하는 것. 고현정의 카리스마에도 절대 눌리지 않는 이들의 촬영 에피소드&인터뷰.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1만 시간의 법칙, 장인…. 어떤 일을 뛰어나게 잘하려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연기는 예외인 것 같다. 언제부턴가 ‘대본을 입에 물고 태어난 것 같은’ 아이들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등장했다. ‘명품 아역’이라 불리는 무서운 아이들이다.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서신애(15)의 별명은 ‘1초 수도꼭지’다. 울어야 하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슛’ 사인이 들어오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 ‘꼴찌반장’ 심하나 역의 김향기(13)는 비 맞는 장면에서 5시간 동안 흠뻑 젖은 채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훌쩍 성장한 모습의 김새론(13)은 고현정과 투샷 장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여왕의 교실’은 마여진 선생과 맞서는 산들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 24명의 이야기다. 마여진 선생은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편 가르며 상처를 주지만 아이들은 그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동안 성인배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것에 머물렀던 아역배우들이 이번에는 스스로 중심이 돼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것이다. 제작진이 아역배우 캐스팅에 1년 가까이 공을 들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서신애·김새론·김향기 등으로 구성된 아역 드림팀은 이렇게 출발했다.
극 초반에는 성인 드라마인데 아역 비중이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첫 방송이 나간 이후 이런 우려는 싹 씻겨나갔다. 제작진도 “배역의 성격을 조사하고 준비하는 자세부터 대본 리딩, 성인배우들을 긴장케 하는 연기력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도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현장이 종종 어수선해진다는 것. 극 중 산들초등학교 교감으로 출연 중인 탤런트 이기영은 “어린이날 첫 촬영을 했는데, 아이들이 흥분해서인지 아무리 주의를 줘도 도무지 조용히 할 생각을 하지 않더라. 아이들이 잡담만 안 해도 촬영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원빈의 그녀’ 김새론
극 중 캐릭터

전교 1등 김서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진 않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마여진 선생에게 맞선다.

대표작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영화 ‘아저씨’ ‘이웃 사람’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영화 ‘아저씨’에서의 앳된 꼬마가 벌써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부쩍 성숙한 모습. 아역배우로서는 다소 늦은 열 살 때 영화 ‘여행자’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최연소 배우가 된 만큼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입양아, 유괴당한 아이 등 무거운 역할을 많이 맡다 보니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대부분 보지 못해 ‘19금 전문 아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아저씨’가 흥행에 성공한 후에는 ‘원빈의 그녀’보다 개성 있는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동생 김예론·김아론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다소 차갑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실제 성격은 극 중 심하나처럼 밝은 성격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부당한 일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서현이처럼 조용한 편은 아니에요. 배우는 모든 역을 잘 소화해야 하지만 그동안 어두운 역을 많이 해서 앞으로는 밝은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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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연기의 신 서신애
극 중 캐릭터

몸치에 공부도 못하는 은보미. 마여진 선생은 ‘은따’ 보미에게 스파이가 돼줄 것을 제안한다.

대표작
드라마 ‘고맙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 ‘구미호: 여우누이뎐’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그동안 아프고, 설움받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서인지 감성 연기가 뛰어나다. 하지만 서신애 자신은 매번 당하는 배역만 맡는 게 좀 억울한 눈치.
“이번에도 왕따라서 친구들에게 구박을 많이 받아요. 친구들이 때리는 장면을 촬영하고 나면 ‘미안해’ 하는데 ‘괜찮아’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게!’란 생각이 들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을 촬영할 때도 구박받는 역이었어요. 놀리고 때리는 역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9년 전 우유 CF모델로 데뷔해 그간 공부와 연기를 제법 잘 병행해왔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는 고민이 많아졌다고.
“촬영 때문에 학교에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밖에 못가는 상황이에요. 시험점수와 수행평가에 신경이 많이 쓰이죠.”
아역 중 맏언니인 그에게 드라마에서와 실제 학교생활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왕따는 어느 학교나 있는 것 같다. 다른 점은 드라마에서는 선생님이 정말 못됐다. 현실에서는 선생님이 나쁘면 교육청에 신고하면 되는데, 드라마에서는 그러면 스토리가 안 되니까 신고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탁월한 연기 영재 김향기
극 중 캐릭터

평범하지만 착하고 밝은 성격의 심하나. 친구들과 합심해 마여진에게 대항한다.

대표작
드라마 ‘못된 사랑’, 영화 ‘마음이’ ‘웨딩드레스’ ‘늑대소년’

명품 아역, 리틀 고현정 3인방


영화 ‘웨딩드레스’에서 엄마 역으로 출연한 송윤아가 “연기를 위해 태어난 아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탁월한 연기 영재. 고현정과 맞붙는 장면이 가장 많은데, 절대 고현정의 기에 눌리지 않는다. 고현정이 “우리 드라마 주인공은 김향기”라고 칭찬할 정도. 발성과 대사 전달, 감정 표현 등에서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
귀엽고 붙임성 있는 외모처럼 성격도 밝은 편. 서너 시간 밖에 못자고 끼니를 김밥으로 떼우면서도 “배우란 직업이 원래 그런 거죠”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고현정 선배님은 평소에는 무척 친절하세요. 연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고쳐주거나 설명해주시기도 하죠. 그런데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목소리까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서 무서워요. 신애 언니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 공부가 걱정되지만 촬영장에 나오면 그런 건 다 잊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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