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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차태현의 무한 매력

‘1박2일’ 완벽 적응, ‘용산구 최고 남편’ 등극

글 | 진현철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09. 19

차태현에게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해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KBS ‘해피선데이-1박2일’로 시청자들에게 한결 가까이 다가섬과 동시에 생애 첫 사극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가정적인 남편, 둘도 없이 좋은 아빠의 모습 또한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차태현의 무한 매력


팬들은 이제껏 배우와 가수로 그를 만났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그것도 매주 그를 만날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1박2일’의 에이스 차태현(36) 말이다. 그 역시 자신이 출연하기 전까지는 ‘1박2일’을 잘 시청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차태현은 ‘1박2일 시즌 2’에 합류함과 동시에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동안 간간이 보여줬던 예능감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온 것. 그 역시도 지난 6개월간의 도전을 어느 정도의 성공으로 여기는 듯하다.
“‘1박2일’의 영향력이 정말 큰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1박2일’ 이야기를 해주시거든요. 처음 연예인이 된 뒤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한 발 더 나아가 걱정도 해주고, 함께 즐거워해줘 마치 시청자들이 가족 혹은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그냥 배우로 살 때와는 또 다른 감사함을 느끼고 있죠. 제가 느끼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의 강도가 정말 예전과 비교해 다르다니까요(웃음).”

대중의 진정한 사랑 깨우쳐준 ‘1박2일’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인지 그는 “‘1박2일’을 하며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예전에 은지원 씨가 ‘1박2일’을 하면서 ‘조심스러워진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 말의 뜻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무섭다’라기보다 정말 이렇게나 사랑해주시는데 ‘절대 배신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차태현은 배우와 가수로서 느낀 것과는 다른 감정과 생각들을 갖게 해준 ‘1박2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얻었다고 했다. 분명 잃을 것도 있겠지만 얻는 게 많을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
“배우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이 ‘1박2일’에 다 나와버려서 배우 차태현은 분명 나중에 잃는 것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현재까진 잃은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혹시 있더라도 아마 얻은 게 훨씬 더 많을 거라고 확신해요. 처음 ‘1박2일’에 합류하면서 최재형 PD에게 ‘저 최소 3년을 내다보고 이 프로그램을 결정한 거예요’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예능이 결코 쉬운 프로그램이 아니거든요. 이왕 하는 거면 오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1박2일’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3년은 참여할 생각이에요(웃음).”
이처럼 예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중과의 완벽한 소통을 이뤄낸 차태현은 배우로서의 영향력도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차태현표 코믹 연기를 제대로 선보인 것. 영화는 개봉한 지 5일 만에 관객 1백만 명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탐욕스러운 사대부에 맞서 얼음을 훔치려는 고수들의 이야기로 차태현은 얼음 쟁탈전을 진두지휘하는 우의정의 서자 덕무 역을 맡았다. 특유의 말투와 행동, 재치 넘치는 상황들이 관객들을 한껏 웃게 한다.
그가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는 코믹물로 돌아왔지만 이번 영화에 대해 영화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사극은 처음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신인 시절 KBS ‘슈퍼선데이’에서 극 중간중간 고수 역을 하며 상투를 튼 적이 있고, 그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오랜만에 상투를 튼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스크린에 비친 차태현의 사극 연기에서 어색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차태현의 무한 매력


“‘슈퍼선데이’에 1년 6개월 정도 출연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당시 모습이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해요. 저 자신도 사극 연기라고 해서 크게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어색하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하긴 했어요(웃음). 그래도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가 잘한다고 칭찬해주니까 힘이 나더라고요. 날개를 단 것처럼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사극이 이렇게 재밌는 장르라는 것도 처음 깨달았어요.”
물론 힘든 작업들도 있었다. 그중 당나귀를 타는 장면과 얼음을 타고 대나무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차태현은 “주인도 타본 적이 없는 당나귀를 내가 몬다는 게 말이 되나. 또 와이어가 있었지만 얼음 위에서 중심 잡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과연 이 장면이 원하는 대로 잘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시도해보니까 잘돼서 더 신이 났다”며 즐거워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미 알려진 대로 차태현의 친형 차지현(38) AD406 대표가 제작을 맡은 영화다. 차 대표의 전작인 ‘미확인 동영상’과 비교하면 스케일이 한층 커졌다. 투자금도 전작이 10억원, 이번 작품은 85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처음 형이 함께 하자고 했을 때 투자부터 받아오라고 했어요. 그런데 진짜 투자를 받아왔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모르겠지만 무척 좋았거든요. 또 그만큼 투자가 됐다는 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다는 게 아니겠어요(웃음).”
이후 차태현은 직접 배우 섭외에 나섰다. 극 중 도굴 전문가로 나오는 고창석, 아이디어 뱅크로 나오는 아역 천보근은 그가 직접 선발한 배우들이다. 또한 카메오로 송중기를 섭외한 이 또한 차태현. 이렇듯 그는 자신의 인맥 안에서 섭외 가능한 이들을 모아 일명 ‘차태현 드림팀’을 만들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그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변화’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단순한 장르의 변화가 아닌 배우로서 대중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것.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1박2일’의 영향도 크다. 차태현은 “‘1박2일’이 나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대중에게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는 예능에서 모습과는 엄연히 차별화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돌파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촬영 후 형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형을 돕는 것이라서 형이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촬영을 마치고 난 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그는 “배우로서 나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조금 더 커진 것 같다. 이번 영화가 잘되면 더 큰 블록버스터급 영화에도 캐스팅될 거라 기대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첫사랑과 결혼, 용산구 최고 아빠가 되기까지
2006년 13년 열애 끝에 동갑내기 첫사랑 최석은 씨와 결혼한 차태현은 얼마 전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해 ‘용산구 최고 남편’으로 등극했다. 이날 ‘몰래 온 전화’ 주인공으로 등장한 아내 최씨가 “처녀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차태현과 결혼하고 싶다. 남편은 착하고 가정적이다. 다른 건 몰라도 용산구에서는 최고의 아빠다”라며 애정을 과시한 것. 특히나 이제껏 아내 말고 다른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다는 차태현의 고백도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차태현의 무한 매력

‘1박2일’에서 예능감을 인정받고 있는 차태현은 최근 첫 사극 영화에도 도전했다.



차태현의 무한 매력


방송에서 그는 “아내와 고1 때 처음 만났고 고2 때부터 교제를 시작했으나 고3 때 헤어졌다. 아내는 나와 헤어졌을 때 다른 남자랑 사귄 적이 있지만 나는 없다. 아내는 서너 명은 사귀었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어 그는 “다들 첫사랑과 결혼해서 부럽다고 하는데 그건 환상일 뿐이다. 나는 정말 창피하다. 상황이 그렇게 돼서 어쩔 수 없었던 거지 나도 여러 사람을 만났다면 다른 사람과 결혼했을 수도 있다. 사실 총각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다”며 밉지 않은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몰래 온 손님으로 출연한 장혁은 차태현의 유별난 부정(父情)에 혀를 내둘렀다.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 아이들을 잘 돌보는 차태현 때문에 차태현의 집에 놀러 가는 게 두렵다는 것. 장혁은 “태현이 집에만 다녀오면 아내가 나와 태현이를 비교한다. 나는 나대로 잘하는 게 있는데 비교를 당하는 게 싫다. 태현이보다 청소도 잘하고 분리 수거도 잘한다. 태현이는 청소기를 갖다 줘도 잘 못하더라”라고 폭로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방송이 나간 뒤 차태현의 인기는 또 한 번 치솟았다.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나의 영원한 이상형이다” “승승장구를 보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서 더 좋아졌다” “차태현의 진솔하고 유쾌한 모습에 새삼 준비된 방송인임을 알게 됐다. 좋은 아빠이고 착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본의 아니게 용산구 최고 남편이 됐어요(웃음). 솔직히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 보는 건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제 주위 사람들 중에는 아이들을 그렇게 잘 보는 사람들이 없거든요. 대신 아이 돌보기 말고는 다른 집안일은 아무것도 안 해요. 방송에서 그게 정확하게 안 나와서 다른 아빠들에게 많이 미안하게 생각해요(웃음). 집안일은 아내가 잘 시키지를 않아요. 아마 맞벌이였으면 당연히 집안일도 나눠서 했을 텐데 제가 돈을 버니까 다른 일은 시키지 않더라고요. 아내로선 대단한 배려라고 할 수 있죠. 하하.”

유치원 교사 수준으로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
실제로 그는 얼마 전 ‘1박2일’에서 이제 갓 돌 된 딸 태은이와 함께 등장해 ‘딸바보’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8월 5일 방영된 여름방학 특집 제2탄에서 자신과 함께 여행할 오스트리아 국적 재외 동포와 영상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딸을 안고 나온 것. 방송 내내 생글생글 웃는 아이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런 딸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심지어 하품하는 딸의 모습이 귀여워 볼에 연신 뽀뽀를 해대는 차태현의 모습이 더없이 따뜻하게 비쳐졌다.
아빠를 쏙 빼닮은 다섯 살배기 아들 수찬 군 역시 차태현의 귀한 보물 중 하나. 차태현은 “아직은 아들에게 좀 더 정이 가지만, 나중에 수찬이가 커서 아빠와 놀기 싫어하면 그때는 태은이와 놀 것”이라며 “여자아이를 키우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대체 얼마나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지 궁금해하자 그는 별거 없다는 듯 “집 앞 놀이터에서 노는 게 최고다. 수찬이도 놀이터에서 노는 걸 가장 좋아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연예인으로서뿐 아니라 두 아이의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는 차태현.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에게 앞으로의 큰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며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유령’에서 복수를 꿈꾸며 잔혹한 인간으로 변모한 엄기준과 같은 악역 캐릭터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역에 구애받지 않고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을 보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연기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연기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 형님들이 계시는 한 저 역시 연기자로서 끊임없이 목표가 생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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