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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지호영 현일수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2. 08. 16

‘억’ 소리 나는 빌라와 소위 노른자위라 불리는 지역에 위치한 빌딩. 톱스타 소유의 부동산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 뒤가 어두운 것처럼 알고 보면 연예인 부동산에도 허점이 많다. 얼마 전 서울 청담동에 있는 한채영의 고급 빌라가 대출금 이자 체납으로 경매에 넘어갈 뻔한 해프닝이 대표적이다.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한채영 부부가 살고 있는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 시세가 내려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 한채영(32) 부부 소유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고급 빌라가 대출금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2007년 결혼 당시 남편 최동준(36) 씨는 한채영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5억원 상당 7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2억여원 상당 고급 외제차를 선물한 재력가라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지난 결혼생활 5년간 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증폭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청담동 고급 빌라는 공급면적 521㎡(158평형)의 복층 구조로, 2009년 한채영 부부가 매입할 당시 60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40억 선에서 거래된다고 한다.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 임세령 씨, 배우 최지우 등도 이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이 빌라가 경매에 넘어갈 뻔한 사실은 7월 4일 부동산중개업체 M컨설팅이 ‘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이 6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채영 부부가 공동 소유한 빌라 경매를 접수했다’고 밝히면서부터 알려졌다. 경매 사유는 부동산 담보 대출금 이자 미납이었다.
사건 이후 공동 소유 빌라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이 빌라에는 한채영의 본명 김지영 앞으로 된 12억원, 주식회사 ‘오르투스모터스’ 이름으로 된 13억원 등 총 25억원의 담보 대출이 돼 있었다.
일이 커지자 한채영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편 최씨는 2011년 지인의 회사가 대출받을 때 자신의 집을 담보로 보증을 서줬는데, 최근 그 회사가 부도가 나 채권단에 의해 보증을 선 13억원에 대해 임의경매에 붙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인에 대한 믿음 때문에 큰 의심 없이 집까지 담보 설정을 했으나 결국 경매 위기까지 맞은 것에 대해 억울한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지인의 말만 믿고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최씨가 책임을 지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인 7월 5일 최씨가 원금과 이자를 변제하는 선에서 경매 문제가 정리됐다. 최씨의 지인이 운영한다는 ‘오르투스모터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경기도 성남시 소재 자동차 매매업소로 등록돼 있었으나, 해당 업체로 연락을 취해보니 전혀 다른 이름의 중고차 매매업소였다.

결혼 선물이라던 고급 빌라, 한채영 지분 더 많아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서울 잠원동 송승헌 빌딩. 그는 이 빌딩으로 연예인 빌딩 기준시가 1위를 기록했다.



한채영의 남편 최씨에 대해서는 그간 ‘대부업체 사장의 아들이다’ ‘재벌 2세다’ ‘투자회사 대표다’ 라는 등의 소문이 무성했지만 구체적인 프로필은 밝혀진 바 없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통해 최씨가 소문처럼 재력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선 이번에 문제가 된 빌라는 한채영 부부의 공동 소유다. 이 경우 대부분 남편과 아내가 5대 5의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갖는데, 한채영 부부의 경우는 지분비율이 7대 3으로 한채영이 훨씬 많다. 최씨의 직업 역시 그간 알려진 것과 달리 한채영의 소속사 측에서는 “외국계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투자사 임원”이라고 밝혔다. 결국 재벌설, 대부업체 대표 등의 소문은 정보 부족으로 인한 해프닝이었던 것. 한채영 측에 남편 최씨에 대해 추가로 묻자 “경매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투자사 임원이라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알려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한채영 빌라 사건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 부동산의 이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채영뿐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도 은행에서 과도한 담보 대출을 받아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7월 16일 재벌닷컴에 의해 알려졌다. 연예인 빌딩부자의 대부분이 빚부자라는 이야기다.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1 2 서태지 소유의 강남구 논현동 빌딩(왼쪽)과 종로구 묘동의 빌딩. 묘동 빌딩은 기준시가 대비 채무비율이 10%로 현저히 낮다. 3 차인표·신애라 부부 소유의 강남구 청담동 빌딩.



구입 당시 가격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해, 소유한 연예인의 이름을 따 ‘○○○ 빌딩’ ‘△△△ 빌딩’ 등으로 화제가 됐지만, 실상 그들이 구입한 가격에 비해 해당 빌딩의 기준시가는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빌딩의 평균 담보 대출 비율이 기준시가 대비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임대수익을 얻어 대출 이자를 갚고 있지만 무리한 은행권 대출을 받았다면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여기에 금리까지 상승하면 채무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연예인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준시가 대비 채무비율이 낮은 편에 속하는 연예인 빌딩도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송승헌 빌딩은 매입가가 1백14억원인 것에 비해 기준시가는 1백7억6천만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채무비율은 50.2%로 낮다.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강남구 청담동 빌딩도 매입가 72억, 기준시가 73억에 채무비율 26.2%다. 서태지 역시 강남구 논현동 빌딩의 채무비율은 68.7%며, 그가 아버지와 공동명의로 구입한 종로구 묘동의 빌딩은 10.2%일 정도로 그 비율이 낮았다.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왼쪽부터 장동건 소유 용산구 한남동 빌딩, 이재룡·유호정 부부 소유 강남구 청담동 빌딩, 양현석 소유의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이 세 빌딩은 기준시가 대비 100%가 넘는 채무를 지고 있다.



이에 반해 장동건이 2011년 구입해 화제가 된 용산구 한남동 꼼데가르송길에 위치한 빌딩은 매입가가 1백26억원인 데 비해 기준시가는 34억원으로 책정됐을 뿐 아니라 기준시가 대비 채무비율도 141%로 상당한 수준이다. 1백26억원을 들여 빌딩을 구매하면서 48억원 정도를 은행에서 대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청담동 빌딩의 경우 채무비율이 194%로 61억원에 구입한 빌딩의 채무가 1백4억원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가 마포구 합정동에 구입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의 매입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준시가 대비 채무비율이 300%에 달한다. 물론 기준시가가 실제 빌딩 거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있고, 금융기관 대출도 연예인의 지명도나 사업 계획, 추가 담보 여력 등을 고려해 이뤄지긴 하지만 일부 연예인들이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채영 고급 빌라 경매 해프닝으로 본 연예인 부동산의 허와 실


일반인에게도 해당되나, 특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경우 부동산은 필수 재테크 요소로 손꼽힌다. 수입이 일정치 않기에 고정수입원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초구 양재역 사거리에 위치한 빌딩을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서장훈의 경우 재산상 큰 이득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긴급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려 해도 팔리지 않아 경매에 넘어가고, 심형래의 경우처럼 경매마저 계속 유찰되면 막대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지 나빠질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재테크를 하고자 한다면 전체 자산규모에서 부동산보다 유동성 자금 비율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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