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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 김명한의 가구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덴마크 디자이너 한스 웨그너의 작품을 엿보다

기획 | 강현숙 기자 글 | 김명한(aA디자인 02-3143-7311) 사진제공 | aA디자인

2012. 02. 0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덴마크 현대 디자인을 만든 많은 건축가와 디자이너 가운데 한스 웨그너(1914~2007)의 위치는 독특하다.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가구 디자이너인 동시에 목수이기도 했던 그는 스스로 독창적이면서 특별한 목제 작품을 만들었고, 가구 디자이너로서 5백여 개 의자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장인 정신을 존중하는 과거의 도제식 수공예 전통과, 기계 문명과 대량 생산 시대를 상징하는 산업 디자인 사이에서 양쪽을 모두 오갔던 것. ‘순수에 이르는 것’이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디자인 철학을 갖고,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고 줄이는 등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과정을 통해 덴마크 디자인의 전성기를 불러왔다. 과거의 전통과 현대의 기술이 만난 그의 가구는 우아하고 실용적이며 기능적인 매력이 가득하다.
1914년 태어난 한스 웨그너는 제화공이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과 도구에 대한 존중을 배웠다. 목수가 되기 위해 장인 밑에서 전통 방식의 도제 수업을 받기도 한 그는, 1932년 가구 장인으로서의 훈련 과정을 마치고 코펜하겐 미술공예학교에 입학해 디자인을 공부했다. 여러 건축가와 일하며 자신의 길을 찾던 끝에 1943년 개인 스튜디오를 열었고, 건설적이고 구조적인 디테일 감각을 보여주는 가구를 선보였다.
그는 1949년 라운드 체어를 디자인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 미국 인테리어 잡지에서는 이 작품을 표지에 싣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의자는 1960년 닉슨과 케네디의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도 등장한 다음 모든 의자의 대명사가 돼 ‘The Chair‘라고 불렸다. 개인이 디자인한 작품이 그 종의 이름을 대신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1 Circle Chair 유기적이며 재료의 자연스러움을 살린 작품을 선보였다.
2·3 Round Chair 한스 웨그너의 대표 작품으로 미국 인테리어 잡지가 표지에 실으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라고 칭송했다. 이후 스타덤에 오른 이 의자는 ‘The Chair’라고 불리며 모든 의자의 대명사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김명한씨는…
빈티지 가구 컬렉터이자 복합 디자인 공간인 aA디자인뮤지엄의 대표. 1992년 아지오를 설립했고, 얼마 전에는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 aAfurniture를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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