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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ceo #hotel

재벌 오너들의 취향 경쟁 부티크 호텔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08. 30

대기업의 신사업 리스트에 부티크 호텔이 추가됐다. 오너들의 감성과 취향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것이 셀링 포인트다.

라이즈 호텔이 아티스트와 협업해 선보인 스위트룸.

라이즈 호텔이 아티스트와 협업해 선보인 스위트룸.

부티크(Boutique)’의 사전적인 정의는 ‘특별하고 개성적인 옷과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작은 점포’다. 최근 서울에는 특급 호텔보다 규모는 작지만 개성 있는 콘셉트와 인테리어, 레스토랑을 갖춘 부티크 호텔이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부티크 호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티크 호텔의 콘셉트는 대부분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오너들의 놀이터’라고 불릴 만큼 그들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다.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
홍대 힙스터들의 아지트, 라이즈 호텔

요즘 홍대에서 힙스터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스트리트가 아닌 호텔이다. 지난 4월 오픈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이하 라이즈 호텔)에는 지하의 ‘아라리오 갤러리’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빵집으로 유명한 ‘타르틴 베이커리’, 스트리트 편집숍 ‘워크아웃’, 호주 스타 셰프 데이비드 톰슨이 운영하는 타이 레스토랑 ‘롱침’, 청담동의 핫한 칵테일 바 ‘르 챔버’와 콜래보레이션한 ‘사이드 노트 클럽’ 등 요즘 핫한 숍과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라이즈 호텔을 론칭한 주인공은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윤보선 전 대통령의 손녀사위인 문윤회(37)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출신인 문 대표는 라이즈 호텔의 콘셉트를 직접 구상한 것은 물론, 건축 당시 건축가와 손수 자재를 구하러 해외로까지 다닐 정도로 호텔 사업에 열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로비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 장식물은 레미콘 사업을 모태로 하는 아주그룹의 히스토리를 담은 것으로, 문 대표의 브랜딩 능력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최근 아우디코리아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 이연경 씨를 브랜드 전략담당 본부장으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아주호텔앤리조트는 라이즈 호텔 외에도 하얏트 리젠시 제주, 미국 시애틀 AC호텔 벨뷰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사회적 가치 공유하는 호텔 카푸치노

호텔 카푸치노 루프 탑 바와 카페 카푸치노.

호텔 카푸치노 루프 탑 바와 카페 카푸치노.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호텔 카푸치노는 이웅열(62) 코오롱그룹 회장과 지주사인 코오롱이 각각 지분을 50%씩 보유한 엠오디에서 운영하는 부티크 호텔이다. 재계 소문난 패셔니스타이기도 한 이웅열 회장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 그라운드를 오픈하며 자신의 감각을 경영에 접목시킨 바 있다. 호텔 카푸치노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어번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표방한다. 객실 ‘업사이클링 룸’은 침대와 수납장 바닥까지 나무 재질 폐자재를 활용했으며, 재활용 소품을 인테리어에 사용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바크 룸의 룸서비스 수익금 중 일부는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미술관과 콜래보레이션, 글래드 호텔

메종 글래드 제주의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 (왼쪽)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드 제주의 프라이빗 비치 하우스. (왼쪽)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대림그룹 산하 글래드 호텔은 서울에 3곳의 비즈니스호텔(글래드 마포  여의도  강남 코엑스센터)과 글래드 라이브 강남, 제주도의 메종 글래드 제주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림산업 이해욱(50) 부회장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등을 트렌드세터들의 핫 플레이스로 만든 주인공. 대림그룹 산하 호텔 곳곳에 미술 작품을 전시해 대림그룹의 ‘아트 DNA’를 구현하고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 로비에는 미디어 아트 거장 백남준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전시돼 있으며, 글래드 여의도에서는 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핀 율의 의자가 고객들을 맞는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캐주얼 레스토랑 ‘아트 마켓’은 재미있는 일러스트 바닥 장식 덕분에 아트와 미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글래드 호텔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펫과 음식으로 차별화한 레스케이프 호텔

세계적인 셰프 아브람 비셀이 라망 시크레에서 플레이팅을 시연 중이다. (왼쪽) 레스케이프 호텔의 라이브러리.

세계적인 셰프 아브람 비셀이 라망 시크레에서 플레이팅을 시연 중이다. (왼쪽) 레스케이프 호텔의 라이브러리.

서울 퇴계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바로 옆에 위치한 레스케이프 호텔은 국내 최초의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 호텔’을 표방한다. 호텔 이름 레스케이프(L’escape)는 프랑스어 정관사 ‘르(Le)’와 ‘이스케이프(Escape)’의 합성어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한다. 부티크 호텔 인테리어의 대가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한 객실은 19세기 프랑스 귀족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객실은 다양한 패턴의 실크 자수 벽지, 카펫, 꽃 문양의 캐노피 장식, 조도가 낮은 조명, 오리엔탈풍의 가구를 활용해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불어로 안내 멘트가 나오고, 신세계인터내셔널 남성 편집매장 맨온더분 남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디자인한 직원들의 유니폼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등장하는 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등 곳곳에 재미난 요소들을 배치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정용진(50) 부회장의 개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는 평이다. 중식당 ‘팔레 드 신’,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 등 유명 레스토랑을 유치해 고객들이 다양한 미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점, 반려견과 함께 투숙이 가능하고 식음 매장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미식가이자 애견인으로 유명한 정 부회장의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이 호텔 김범수 총지배인은 신세계그룹의 식음 사업 분야를 주도하며 정용진 부회장의 복심으로 불려왔던 인물이다.

디자인 이지은
사진제공 호텔카푸치노 라이즈호텔 레스케이프호텔 글래드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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