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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에코 투어

한겨울 남국으로 떠나는 이색 여행

글 | 김명희 기자 사진제공 | 유니홀리데이

2011. 12. 30

차가운 공기가 주변을 감싸는 요즘, 원시 그대로의 울창한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열대우림과 청정한 바다, 산호섬까지 에코 여행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판에 박힌 여행보다 훨씬 더 큰 즐거움과 여운을 남길 말레이시아의 숨은 속살을 소개한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에코 투어

1 영혼의 쉼터라는 뜻의 키나발루 산 일출 풍경. 2 해발 3200m 지점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똑같은 아웃도어 룩 차림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트레킹 코스 등 국내 걷기 코스를 두루 섭렵한 사람들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타키나발루는 개발 붐이 한창인 동남아시아에서 비교적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그 가운데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키나발루 산, 열대어와 산호초로 유명한 마누칸 섬, 북보르네오 증기 기차 등은 원시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에코 투어의 명소. 춥고 삭막한 도심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코타키나발루를 찾았다.

고산 트레킹 · 해맞이 명소 키나발루 산
코타키나발루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키나발루 산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산(4095m)으로, ‘영혼의 쉼터’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원주민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다. 1백50만 년 전 화강암이 지표를 뚫고 상승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도 1년에 5mm씩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4천5백 종이 넘는 식물과 3백26종의 조류, 1백 종이 넘는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어 생물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와 가장 작은 난초인 야생바늘난도 볼 수 있어 눈요깃거리는 충분하다. 키나발루 트레킹을 위해 키나발루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메실라우 로지에 도착하면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해발 2000m에 위치한 이곳은 육지와의 고도 차이로 인해 기온이 12℃가량 낮다. 이 때문에 한여름에도 긴팔 옷을 준비해야 한다. 키나발루 산은 꼭대기에 다다를수록 산세가 험하고 화강암 절벽으로 둘러싸여 등산 초보자에게 다소 만만치 않은 코스며, 특히 정상 등반의 경우 우천 등 기후 조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현지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키나발루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트레킹에서 놓칠 수 없는 백미. 이곳 정상에서의 일출은 운해 사이로 해가 솟아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놓치지 않으려면 해발 3200m에 위치한 라반라타 산장에서 새벽 2시30분에 출발해 정상인 로피크로 부지런히 올라야 한다. 키나발루 산 등반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로지 예약이 확인된 사람들에 한해서만 허락되므로 사전 예약이 필수다.
키나발루 산 등반이 부담된다면 키나발루 국립공원 입구에서 차로 40분 거리의 포링 자연 유황 온천과 캐노피 정글 워킹을 추천한다. 울창한 열대우림이 나무판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스릴 만점의 구름다리는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준다. 캐노피 정글 워킹 후 내려오는 길에 포링 유황 온천에 몸을 담그면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에코 투어

3 키나발루 산 인근 포링 유황 온천. 4 북보르네오 원시림을 달리는 증기 기차. 5 키나발루 산에 서식하는 식충식물과 세계에서 가장 큰 꽃 라플레시아. 6 산호초섬인 마누칸 섬 해변 풍경.



산호섬의 여유와 낭만 마누칸 섬
휴가지의 낭만은 백사장에 누워 즐기는 선탠과 여유로운 시간이다. 산호초섬인 마누칸 섬은 툰구 압둘라만 해양국립공원의 섬 중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고속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한다. 보트를 타고 가는 동안 얼굴에 스치는 상쾌한 바람과 파도는 들뜬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마누칸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투명한 바다와 무리 지어 다니는 열대어. 국립공원 내에서는 낚시나 어획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바다 어디서든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만큼 수많은 종류의 고기 떼를 만날 수 있다. ‘마누칸’이라는 이름도 남중국해에서 서식하는 동명의 물고기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수심이 낮고 물이 맑아 스노클링에 적당하며, 물속에서 나눠주는 빵 조각에 모여드는 고기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짜릿한 속도감의 제트스키와 하늘에서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패러세일링, 카약 그리고 스릴 만점의 바나나보트 등 다채로운 해양 스포츠가 가능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직접 운영하는 마누칸 섬 생츄어리 로지는 열대의 정글에 둘러싸여 있다. 모든 로지는 잔잔한 남중국해를 바라본다. 해 저물녘에는 로지에서 나와 석양 트래킹 코스를 이용해 섬의 서쪽으로 가서 코타키나발루의 일몰을 즐길 수 있다. 어둠이 세상을 감싸는 밤에는 무인도에 머무르는 듯 오직 새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들린다. 날씨가 좋으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은하수와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원시림을 달리다 북보르네오 증기 기차
코타키나발루에서는 19세기에 만들어진 증기기차가 아직까지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보르네오 원시림을 달리는 이 증기기차는 탄중아루 역을 출발해서 파파르 역을 왕복하며 운행 시간은 3시간30분. 여정 중에는 키나루트 역에서 정차해 중국 사원을 둘러보고, 원시림과 물소가 노니는 들판, 수상가옥 마을 등을 지난다. 기차가 경적을 울리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웃는 얼굴로 달려 나와 손을 흔들어준다. 기차가 지날 때마다 일손을 멈추고 손을 흔들어주던 우리의 옛 모습이 떠올라 애잔해지기도 한다.
파파르 역에서는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말레이시아인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사탕야자로 만든 독특한 쿠키도 맛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철제 도시락인 티핀 런치가 제공된다. 볶음밥과 채소, 과일이 담겨 나오는 티핀 도시락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즐기기에 제격이다. 맛도 제법 괜찮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등에서 인천~코타키나발루 간 직항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 시간은 5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 시차 | 한국 시간보다 1시간 늦다.
| 화폐 | 달러나 말레이시아 화폐 링깃(RM)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 이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1RM=약 3백60원(2011년 12월 기준)
| 숙박 | 남중국해 연안에 위치한 수트라하버 리조트는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주황색 기와가 아름다운 마젤란 수트라 리조트와 모던한 퍼시픽 수트라 호텔로 구성돼 있으며 1천 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요트 선착장과 영화관, 볼링장, 노래방과 탁구장 등 다양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마리나 센터와 골프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 키나발루 산과 마누칸 섬 로지, 북보르네오 증기 기차 탑승 예약을 할 수 있다.
| 문의 | 수트라하버 리조트 한국사무소(www.suteraharbour.co.kr) 02-752-6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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