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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lobal Edu Talk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 확실하게 심어주는 미국

글·최지은 사진제공·REX

2011. 08. 11

사교육비와 대학 학자금까지,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 뒷바라지만으로도 허리가 휠 지경이다. 그 때문에 부모의 희생을 담보로 한 아낌없는 물적 지원보다 아이에게 경제적인 안목과 자립심을 키워주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통신원이 경제 교육에 관한 조언을 보내왔다.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 확실하게 심어주는 미국


지난 6월 재산이 5백6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세계 2위 부호 빌 게이츠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많은 유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세 자녀에게 1천만 달러(약 1백10억원) 정도씩을 물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이는 미국에서는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1.9%는 유산을 전혀 받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독립적인 경제관념을 세워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흔히 이용하는 것이 용돈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되도록이면 그 돈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도록 가르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62%의 미국 부모가 주마다 용돈을 주며 액수는 평균 12달러(약 1만3천원)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받는 용돈 이외에도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 친척들에게 선물로 받은 돈을 모아 자신의 은행 계좌를 만들고 이를 꾸준히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또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집에서 받는 돈 이외에도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마련한다. 베이비시터, 애완견 산책을 돕거나 빈집 우편물을 대신 받아주는 일, 잔디 깎기나 정원 청소 등이 일반적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경우 용돈의 42% 정도는 부모로부터 받고, 36% 정도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 확실하게 심어주는 미국


아르바이트로 용돈 버는 일, 공부만큼 중요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 확실하게 심어주는 미국




이렇게 자신의 용돈을 자신이 직접 마련하는 것은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이웃에 사는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는 의사 부부의 딸은 베이비시터 일과 일주일에 한 번씩 출장을 가는 옆집의 우편물을 모아 분류해주는 일을 해서 옷을 사 입고 휴대전화 통신료, 미장원비 등을 마련한다. 모인 돈이 없으면 필요한 물품의 구입을 미루거나 일을 더 해서 원하는 물품을 구입한다. 이러한 아르바이트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이 줄기도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용돈을 벌면서도 시간을 쪼개 다른 활동도 잘 해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이렇게 어려서부터 체득한 경제관념은 대학을 가거나 사회로 나가면서 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집에서 나와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 이때 생활비나 등록금은 대부분 융자나 장학금으로 등록금을 해결하고 기숙사비나 잡비 등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학생들이 많다. 결혼 비용도 모두 당사자들이 감당한다. 자식 또한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없다. 사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일정한 경제적 경계를 긋고 살아가는 모습은 조금 삭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일찍부터 책임감을 갖고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모습은 배울 만한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지은씨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아름다운 도시 샬럿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건축지 기자였고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언론홍보학과를 나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와 동시통역 일을 하고 있다. 열세 살, 열 살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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