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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최고의 배우

띵똥! 차승원이 정답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는?

글·김명희 기자 사진제공·MBC

2011. 07. 15

‘나 독고진이야!’ ‘띵똥!’ ‘극뽀~옥!’ 내뱉는 대사마다 유행어가 되고,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톱스타 독고진 캐릭터를 신들린 듯 연기해 독고진 이상의 인기를 얻고 있는 차승원의 매력 속으로.

띵똥! 차승원이 정답


“촬영 때문에 이틀째 집을 못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의정부, 평창동, 경희대, 일산… 마지막까지 안일한 굴복보다는 분투하다 쓰러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동…. 여러분의 무한한 사랑 때문에 피로는 극뽀~~~옥^^”
6월 초 차승원(41)이 자신의 미투데이에 올린 글이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톱스타 독고진 역으로 인기몰이 중인 그는 요즘 배역에 완전히 몰입해 있다. 드라마 속 독고진은 결혼하고 싶은 남자 등 모든 인기투표에서 1위를 달리며, 광고주가 가장 선호하는 모델로 각종 CF 섭외 1순위다. 평소엔 신비주의, 팬들 앞에 나설 땐 부드럽고 친절하지만 알고 보면 매사 까칠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때때로 조급해하며, 상대에게 조금 밀린다 싶으면 “나 독고진이야!”라고 외치는 독특한 인물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차승원은 “극중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실제 나와 일치하기 때문에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 덤볐는데, 독고진이라는 캐릭터는 인위적이어서 나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상대역 구애정으로 출연 중인 공효진은 “차승원씨가 독고진에게 빙의돼 있는 것 같다. 저 사람이 독고진인지 차승원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효진의 귀여운 ‘폭로’에 차승원은 “처음엔 안 그랬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나도 독고진처럼) 이상한 캐릭터가 돼가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타일 좋다는 말 들으면 ‘잘 살아왔구나’ 생각에 흐뭇해져

띵똥! 차승원이 정답


그렇다면, 연예계에 실제 독고진 같은 인물이 있을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독고진과 딱 맞아떨어지는 인물은 없지만 여러 남성 톱스타의 면면을 섞으면 독고진 비슷한 인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차승원은 한 인터뷰에서 “주변에 실제 독고진 같은 연예인이 있냐”는 질문에 “과연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모르겠다. 있는데 감쪽같이 숨기고 있을지도. 그런 성격은 겉으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완벽해 보이는 독고진에게도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젊어서 인공심장 수술을 받은 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더 완벽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생겼다. 심박측정기를 차고 다니며 항상 철저하게 자신을 컨트롤한다. 그리고 그의 심장을 치료하는 ‘최고의 주치의’가 구애정의 노래를 틀어놓고 수술한 탓에 그녀만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결국은 자신조차 믿기 어려운 사랑에 빠진다. 차승원은 구애정에 대해 “효진이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몰라도 안아주고 싶은 묘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진가를 발휘한 홍미란·정은 자매의 작품이다. 그간 홍 자매의 작품을 보면, 주인공 중 한 명은 캐릭터가 강한 반면 다른 한 명은 상식적이고 착한 인물로 설정된다. ‘환상의 커플’의 안나조(한예슬)와 장철수(오지호)가 그랬고,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이 그랬으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구미호(신민아)와 차대웅(이승기)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그 어느 작가의 작품보다 배우들 간 호흡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차승원과 공효진의 연기 궁합은 어떨까.
“저와 효진씨는 연기 스타일이 180도 달라요. 제가 철저한 계산에 바탕을 둔 테크니컬한 연기를 추구하는 편이라면 효진이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편이죠. 초반엔 그런 점 때문에 걱정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사람이 연기 스타일이 같았다면 이런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날 선 연기를 한다면 효진이는 칼집 같은 연기로 받쳐주죠. 필요할 때 칼을 꺼내 쓰고, 아닐 땐 칼집에 넣을 수 있어, 서로 연기 밸런스가 잘 맞아요.”



띵똥! 차승원이 정답

1 ‘최고의 사랑’은 유아독존 독고진과 한물간 아이돌 구애정의 사랑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2 카메오로 출연한 이승기와 훈훈하게 한 컷. 3 모델 출신 차승원은 최근 40대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 1위에 선정됐다.



모델 출신다운 완벽한 몸매 덕분에 ‘폭풍간지’ ‘서 있기만 해도 화보’라는 찬사를 듣는 차승원은 이번에도 화려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인다. 그 덕분에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40대 남성들이 가장 닮고 싶은 스타일 1위에 뽑혔다. 그는 “이런 소리를 들으면 ‘내가 괜찮게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극중에서의 스타일은 차승원이 아닌, 독고진의 모습에 맞춘다고 한다. 의상은 대본에 맞춰 미리 준비하지만 캐릭터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때그때 현장에서 조달하기도 한다고.
“극중 의상은 그 사람의 심리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죠. 그래서 초반에는 승승장구하는 독고진의 모습에 맞춰 화려한 색깔과 문양의 옷을 입어 (독고진이) 남들 눈에 잘 띄고 외적으로 커 보이게 했다면, 구애정과의 로맨스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점잖은 슈트나 봄처럼 따뜻한 느낌이 나는 의상을 입었어요. 종반에 접어들면서는 독고진이 뭔가(심장병)를 감춰야 하기 때문에 의상도 거기에 맞춰 어둡게 준비했고요.”

“독고진은 내 생애 가장 재밌는 캐릭터”
연예계 안팎에선 독고진 역에 차승원을 캐스팅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청자들은 물론 파트너 공효진도 “지금까지 만난 배우 중 가장 재밌다. 웃겨서 연기할 때 고개도 못 들겠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차승원은 원래 웃긴 배우였다. 영화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에 이르기까지 코믹 연기로 빛을 발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최근에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포화 속으로’와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처럼 무거운 연기로 돌아섰다.
차승원은 “배우는 뭔가를 해보고 싶은 시기가 있다. 최근 얼마간은 진지한 캐릭터에서 희열을 얻었기 때문에 그것에 집중했고, ‘아테나’를 마친 후에는 활기찬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졌다. 지금 제작진과는 ‘웃기고 멋있는 남자를 만들자’고 했는데 그대로 된 것 같다. 독고진은 지금까지 했던 역할 가운데 가장 재밌다. 하면서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고의 사랑’으로 연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차승원. 6월 말 드라마 종영 후 아쉬워할 팬들에게 그가 독고진 스타일로 외칠 것 같다. “그동안 재미있었지? 나 독고진이야~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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