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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4년 사랑 결실, 재혼하던 날

글·정혜연 기자 사진·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1. 06. 15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재혼했다. 상대는 플루티스트 한지희씨. 이들은 5월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재벌의 예식 행사 같지 않게 양가 친·인척 1백여 명만 모인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4년 사랑 결실, 재혼하던 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43)이 플루티스트 한지희씨(31)와 5월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화촉을 밝혔다. 2007년 클래식 관련 음악회 모임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공휴일이던 결혼식 당일 식장 주변은 맞은편 백화점 손님들로 혼잡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웨스틴조선호텔 내·외부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 리모델링 공사 중인 호텔 입구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고 그 앞을 20여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서 있어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뷔페와 레스토랑이 있는 지하 1층 출입구로 호텔에 들어갈 수는 있었으나 계단과 비상통로 등은 모두 막혀 있었고 곳곳에 경호원들이 지키고 서 있어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객실 이용 손님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마저도 1층부터 연회장이 있는 4층까지 내릴 수 없도록 조치해 놓은 탓에 결혼식장 진입은 불가능했다.
이날 고급 승용차들이 진입할 때마다 취재진이 사진 촬영을 하려 하면 다수의 경호원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부서지는 등 다소 불상사도 있었다. 이후에도 경호업체 측은 하객들이 하차할 때마다 우산을 펼쳐 사진 촬영을 저지하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철통보안을 고수했다.
외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식은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 결혼식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장녀이자 정 부회장의 이모인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을 비롯해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범 삼성가 친·인척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 부회장의 외삼촌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예식은 양가 친·인척 1백여 명만 초청된 가운데 온누리교회 하용조 담임목사의 주례로 경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전반적으로 재벌의 혼사 같지 않게 간소하게 치러졌다.
식이 끝난 뒤 웨딩연주를 마치고 지하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오는 스무 명 남짓의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신부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고 극찬하며 잘 어울리는 한 쌍임을 전했다. 곧바로 신혼여행을 떠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의 회사 업무로 차후로 미뤄졌다.
결혼 보름 뒤 신접살림이 차려진 경기도 판교의 주택을 찾았을 때 외부 조경 작업과 내부 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웃 주민에게 결혼 이후 정 부회장 내외의 근황을 물었으나 “결혼 전부터 정 부회장은 이웃 주민과 종종 인사를 나누는 등 교류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다”는 말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때마침 정 부회장이 자신의 전용 밴을 타고 집 밖으로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한씨 곁 지킨 정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4년 사랑 결실, 재혼하던 날

5월10일 오후 9시경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이 순서대로 차를 타는 모습. 주차공간에 비해 차가 많아 혼잡을 빚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이다.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때 미국에서 탤런트 고현정을 만나 95년 결혼했고 그해 신세계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해 5년 뒤 경영지원실 부사장에 올랐다. 2003년 고현정과 협의이혼을 한 이후 2009년 12월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7년 클래식 관련 음악회 모임에서 한지희씨를 처음 만났다. 한씨는 지난해 5월 별세한 한상범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딸로 중학교 시절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예비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미국 등에서 유학하며 플루티스트로 성장한 재원. 지금은 서울대 음대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수원대·성신여대 등에서 강의 중이다.
음악적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해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만남 직후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2007년 말 열애설이 불거져 나왔고, 이후로도 여러 언론 매체에서 정 부회장의 교제 사실을 보도했다. 결국 지난해 정 부회장은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계를 인정했다.
재벌 3세와 한씨의 교제 사실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역경이 있었지만 정 부회장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한씨의 곁을 지켰다. 지난해 5월 한씨의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정 부회장은 서울 아산병원 빈소를 매일 찾았고, 장지까지 동행하며 딸만 둘인 집에서 사실상 상주 노릇을 했다. 또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한씨의 귀국 독주회에도 참석해 공연이 끝난 뒤 일일이 손님을 배웅하며 자상하게 한씨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올해 들어 정 부회장이 한남동 자택을 나와 판교의 새로 지은 주택으로 이사하면서 결혼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돌았다. 그러던 중 4월 양가 상견례 모습이 인터넷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결혼식 날짜까지 공개됐다. 예식은 미뤄질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예정대로 진행됐다.
정 부회장은 평소 진실한 내조자이자 아이들에게 자애로운 어머니, 집안에서는 전통을 이해하고 가족과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아내로 원했는데 그 이상형에 한씨가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결혼을 통해 든든한 내조자를 얻은 정 부회장은 앞으로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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