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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야구 열풍

여자가 야구를 맛있게 보는 법 8

소문난 야구 마니아에게 들었다!

글·김명희 기자 사진·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1.06.07 14:14:00

올해로 출범 30년째인 프로야구가 5월 초 벌써 관중 1백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프로야구가 연일 ‘대박’인 데는 가족 단위 관객과 여성 팬의 증가가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야구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여성들도 많다.
녹색 다이아몬드와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자가 야구를 맛있게 보는 법 8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녹색 다이아몬드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선수부터 감독, 코치, 심판까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데다, 마니아가 아니면 도무지 해독하기 힘든 암호 같은 규칙과 전략과 전술 등으로 여성이 가까이하기 어려운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여기에 지역 연고에 바탕을 둔 ‘그들만의’ 끈끈한 문화도 여성에게는 장애물이 됐다. 그런 그라운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야구 선수들이 2008 베이징올림픽대회와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감동적인 플레이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스타플레이어가 늘면서 여성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이다.
이제 여자친구들끼리 극장이나 공연장 대신 야구장을 찾고, 남자친구와 나란히 야구장을 찾아 전광판 이벤트에 참여하는 여성 팬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최근 각 구단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관중 가운데 여성 팬이 40~45%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구단들은 가족과 여성들을 위한 이벤트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여심 잡기에 나섰다. 이제는 어엿한 문화 레저로 떠오른 야구, “나는 야구에 ‘야’자도 모른다”고 외면하기엔 야구 열기가 너무 뜨겁다. 차라리 이참에 제대로 즐겨보자.

1 일단 야구장에서 만나요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중계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이런 거다. “텔레비전 중계로 보면 별로던데 현장에 가서 보면 재미있어요?” 나는 보통 이렇게 대답한다. “실제로 경기장에 가서 보면 모든 종목마다 특별한 맛이 있답니다~” 야구 역시 그렇다. 경기장에서 팀을 응원하는 팬들과 함께 응원도 하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통닭에 맥주 한잔을 곁들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거기에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권까지. 일단 야구장에 한번 가보면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MBC 아나운서 허일후 2006년 입사, 주로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야구 토크쇼 ‘야구 읽어주는 남자’를 진행하고 있다.

2 야구는 반전과 감동이 있는 드라마다!
박미선씨와 가끔 야구장에 가는데 언제 공격이 끝나느냐, 이건 파울이냐 홈런이냐 등등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걸 보면 야구 룰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야구는 과학적인 스포츠이니만큼 야구 규칙과 함께 선수에 관한 데이터, 감독의 스타일 등을 알면 더 재미있겠지만, 야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그런 것부터 익히려면 부담스럽고 머리가 아파서 경기를 즐길 수 없다. 때로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야구의 반전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축구·농구 등 보통 스포츠 경기는 한번 기선을 제압당하면 역전이 힘들다. 경기 종반이 되면 승패가 판가름 나 맥이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0대 10으로 지다가도, 한번 타선에 시동이 걸리면 무한 점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치 한 번의 대박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하듯. 또 하나, 야구장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간식을 마음껏 들고 들어갈 수 있다. 경기 관람이 부담스러운 초보자는 먹을거리를 잔뜩 싸서 가보라. 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고 먹다 보면 야구장도 어느새 정이 든다.
개그맨 이봉원 ‘걸어다니는 야구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소문난 야구 마니아. 경인방송 OBS에서 야구 해설을 한 적도 있으며 개그맨들로 구성된 스마일야구단 구단주이기도 하다.

3 두뇌 게임을 즐겨라
어릴 적 친구들과 동네에서 찜뿌(고무공을 가지고 야구 형식으로 하는 놀이)를 하면서 야구라는 걸 어렴풋이 알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초청경기를 보면서 야구에 매료됐다. 그 뒤로 10여 년 동안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경기의 절반 정도는 본 것 같다.
야구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두뇌 게임이다. 한두 번 정도는 아무것도 몰라도 소풍 가는 기분으로 경기장에 갈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즐기려면 기본적인 규칙과 함께 선수와 팀에 관한 정보를 아는 것이 좋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긴다’는 말은 야구에도 꼭 들어맞는다. 예를 들어 어떤 타자는 어떤 투수를 만나면 꼼짝을 못한다든지, 어떤 투수는 위기 상황에서 어떤 공을 던진다든지, 또 감독의 작전 스타일 등을 알고 경기 내용에 대입해가며 관람한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경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학창 시절 직접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적도 있으며 해설을 할 정도로 해박한 야구 지식을 자랑한다.



4 앞자리에서 선수 표정, 근육까지 생생하게!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에게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VIP석도 좋지만 되도록이면 앞자리에 앉으라는 것이다. 발레 공연이 그렇듯, 야구도 앞자리와 뒷자리에서 느끼는 감동의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 앞자리에 앉으면 홈런 치고 환호하며 뛰어나가거나, 삼진을 당하고 허탈하게 돌아서는 선수 표정을 감상할 수 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선수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어떤 명배우의 연기보다 생생하다. 또 공이 배트에 맞을 때 나는 ‘딱’ 소리는 그 어떤 음향 효과보다 경쾌한 여운이 있다. 앞자리에 앉으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기 직전 대기 타석에서 스윙 연습을 하는 장면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야구 선수들은 팔과 엉덩이, 허벅지 뒤쪽에 소위 말근육이라고 하는 작고 탄탄한 근육이 발달한다. 야구 유니폼이 타이트해서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남자인 내가 봐도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있다. 이 근육은 몸을 풀 때 최고로 불거지기 때문에, 경기장뿐 아니라 대기 타석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야구해설가 이병훈 LG·해태·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7시즌 동안 통산 2할6푼7리 타율을 기록했다. 현재 KBSN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구수한 입담을 자랑해 ‘그라운드의 개그맨’이라고도 불린다.

5 좋아하는 선수를 한 명 찍어라!
내 남편 홍성흔 선수뿐 아니라, 요즘 야구 선수들 가운데는 연예인 못지않게 잘생기고 재능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부모님 연고든, 자신의 고향이든 좋아하는 구단과 응원할 선수를 정한 다음 야구를 보면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보통 타자는 2회마다 한 번씩 나오는데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응원하는 선수가 이번 타석에서 삼진을 당해도 다음 타석, 그 다음 타석 계속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TV 중계로 보는 것과 야구장에서 직접 보는 것은 또 다르다. 드라마와 연극을 보는 차이랄까. 이왕이면 구장에 가서 선수의 몸짓, 행동 하나하나까지 감상한다면 더 실감이 날 것이다. 내 경우엔 야구에 아예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면서 남편이 어떻게 하는지 관심을 갖게 됐고, 남편이 팀의 고참이 된 지금은 나도 고참의 마음이 되는 것 같다. 홍성흔 선수가 어떻게 하느냐보다 팀 전체를 응원하게 되고, 선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다음 경기 어떡하나, 팀이 힘들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김정임 모델 출신으로 2003년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 선수와 결혼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 중 최고 ‘내조의 여왕’으로 꼽힌다.

6 규칙을 알면 경기가 더 재밌다!
동계 올림픽은 참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면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김연아가 예쁘다는 생각만 했지 해설자가 뭐라고 하는지 귀에 안 들어왔다. 그러다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대회에 출장을 갔던 계기로 동계 올림픽 종목의 룰을 배웠다. 트리플악셀이 뭔지 알고 피겨스케이팅을 보니, 아니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야구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보러 가기 전, 간단한 규칙이라도 알고 가면 훨씬 더 몰입해서 경기를 볼 수 있다. 규칙뿐 아니라 프로야구 팀들의 간단한 역사를 훑어보고 가도 좋겠다. 어디서 배우냐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온다. 그리고 드라마가 곁들여진 좋은 야구 소설을 읽어봐도 흥미가 배가될 것이다.
또 하나 힌트. 마음껏 소리 지르면서 봐라. 물론 소리 질러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는 구분해야겠지만. 목청껏 환호해도 될 타이밍이 왔을 때, 이를테면 응원하는 팀의 역전 순간, 눈치 보지 말고 소리쳐라. 함성은 본인의 흥분 수치를 고조시킬뿐더러 제대로 된 관중의 자세이기도 하다. 야구는 세 팀이 하는 경기임을 명심할 것. 우리 편, 상대편, 그리고 관중. 침묵하는 관중만큼 시시한 관중은 없다.
이재익 SBS 라디오 ‘두시 탈출 컬트쇼’ 담당 PD이자 소설가. 소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압구정 소년들’ ‘카시오페아 공주’ 등을 펴냈다.

여자가 야구를 맛있게 보는 법 8


7 야구는 사랑의 메신저!

여자가 야구를 맛있게 보는 법 8


여성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야구는 단순히 남성들만 즐기는 반쪽 스포츠에 머물렀을 것이다. 대한야구협회장으로서 올해 한국야구 역사상 첫 주말리그제 시행을 통해 고교야구 전성기 재현에 온 힘을 쏟고 있는데 무엇보다 뿌듯한 것은 아마 야구장에도 향토의 학생 선수들을 응원하는 여성 팬들이 눈에 뜨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이 야구를 200% 즐기려면 야구장을 데이트 장소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남편 또는 남자친구와 함께 소리치며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면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까지 더 가까워질 것이다. 야구장 근처 맛 집을 미리 알아놓았다가 경기가 끝나면 함께 가 뒤풀이를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에는 여성 팬들이 우리보다 훨씬 많다. 어렸을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자주 찾았기 때문이다. 야구장에서 데이트해 행복한 결혼까지 이르게 되면 그 부모의 손을 잡고 야구장에 갔던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타고난 야구팬이 될 것이다. 야구 선진국이 되려면 여성 팬들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 야구장 사랑 이벤트- 잠실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는 6회 종료 후 ‘키스타임’을 갖는데 카메라맨이 무작위로 선정한 커플은 키스를 꼭 해야 한다. LG 트윈스는 사연 신청을 받아 프러포즈 이벤트를, 대구 삼성 라이온스는 단상에 올라 가족이나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라이온스 추카추카’ 이벤트를,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 구장에서 6회 초 종료 후 키스 타임을 갖고 있으며 대전 한화 이글스도 공수가 바뀔 때 수시로 키스 타임을 갖는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 한나라당 의원. 국회의원들이 여당, 야당을 뛰어넘어 야구를 통해 벽을 허물고 화합하자는 취지로 이구동성 야구단을 창단했다.

8 승패를 떠나 마음을 열고 즐기자
어릴 때부터 야구장에 다녔고, 두산 응원단장을 맡은 지는 5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관람 문화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과거 팬들은 승패에 집착했다면 요즘은 경기 자체를 즐기려고 야구장을 찾는 분들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승부를 내는 것은 선수들이고, 관중들은 그것을 보며 즐기면 된다. 맘껏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겠다는 자세로 야구장에 온다면 훨씬 더 즐거울 것이다. 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 지더라도, 즐거운 추억 하나쯤 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응원단장 오종학 ‘야구장의 원빈’이라 불리는 얼짱 응원단장. 오 단장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여성 팬도 많다고 한다.

여성 가족 관객 위한 각 구단 SPECIAL EVENT

두산 베어스 : 한 달에 한 번 홈 경기를 여성 관객을 위한 퀸스데이(queen’s day)로 정해 입장권을 2천원 할인(블루지정석 이하)해주고, 선착순 5천 명에게 VIPS 샐러드바 식사권을 증정한다. 또 전후반기 각 1회씩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뉴칼레도니아 2인 항공권 등을 제공한다.
LG 트윈스 : 한 달에 한 번 여성 팬을 위해 레이디 데이(lady day)를 선정해 무료 메이크업 및 네일아트, 타로점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트니스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한다.
한화 이글스 : ‘아빠와 캐치볼’이라는 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주말 경기 전 야구 그라운드에서 가족끼리 캐치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스코트 인형과 치어리더 등이 함께 응원하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럭키패밀리’라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주말 경기에 방문하는 가족을 선정해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하고 응원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는 이벤트다.
SK 와이번스 : 지난해 여성 관중을 위해 인천 문학구장에 파우더룸을 만들었다. 홈 경기에 입장한 여성 관중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파우더룸에는 잠시라도 경기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TV가 설치돼 있고, 야구장을 처음 방문한 여성을 위한 야구 관련 서적들도 비치해두었다. SK는 또 올해부터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인천 지역 체육교사들과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SQ(Sports Quotient -패기·활력·사회성 등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포츠 지능 지수) 측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체지방 유연성, 체력 검사를 받은 뒤 자신에게 맞는 배팅, 캐치볼, 주루, 수비 연습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는 무료이며 SQ 측정 서비스에 참가한 학생에게는 입장권을 50% 할인해준다.
롯데 자이언츠 : 구장 내 수유실, 어린이놀이터 등을 마련해 여성 관중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오는 6~8월 중 홈 경기 3연전을 여성주간으로 정해, 응모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리무진 귀가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여성동아 2011년 6월 5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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