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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알고보니 이미 한 아이 아빠 노유민 결혼 미룬 속사정 고백

“본업인 가수로 활동하면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살고 싶어요”

글·이혜민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2011. 02. 16

원조 아이돌 그룹 ‘NRG’ 멤버로 인기를 모으던 노유민이 뒤늦게 득녀 사실을 고백했다. 2008년부터 사귀어온 ‘운명의 여인’ 이명천씨와의 사이에 지난해 11월 첫딸을 출산한 것. 그간 이 사실을 비밀에 붙인 이유와 행복한 결혼생활 계획까지 속속들이 털어놓았다.

알고보니 이미 한 아이 아빠 노유민 결혼 미룬 속사정 고백

우여곡절을 딛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노유민·이명천 커플.



“전~ 유민이에요. 그 애를 처음 본 건~ 여름이 끝날 무렵~ 늦은 오후였어요~. 성진이 형 명훈이 형~ 못 올라갈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지만~ 두고 보세요~. 전 그 애와~ 꼭~ 결혼할 거예요~. 그 애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나밖에~.”(‘티파니에서 아침을’ 중에서)
13년 전 인형 같은 얼굴로 깜찍한 내레이션을 하던 아이돌 그룹 ‘NRG’의 노유민(31). 그가 연일 ‘노유민 결혼 부인’ ‘노유민 득남설’ ‘노유민 딸 공개’란 연관 검색어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뒤늦게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을 통해서 결혼 계획과 득녀 사실을 공개한 그를 만나 코러스 가수 이명천씨(37)와의 결혼이 늦어진 이유를 물어봤다.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노유민은 최근 앨범을 냈지만 앨범이 아닌 결혼 이야기로 벅찬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는 “결혼 일정을 번복한 적도 없고,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딸이 없다고 한 적도 없는데 사람들이 나를 범죄자처럼 취급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기자와 통화를 해도 사실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2주 전부터 트위터를 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강심장’을 통해 사실을 공개한 것도 자신의 얘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애 과정에서 임신을 하니까 그 사실이 드러날까봐 겁이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결혼할 수도 없었고요. 2009년 제대해서 컴백한 뒤 막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였거든요. 무엇보다 임신 중인 여자친구가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했죠. 열애 사실이 보도됐을 때도 여자친구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악플 때문에 고생한 여자친구를 또다시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아기를 낳은 뒤 결혼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의 계획은 지난해 11월 초 ‘노유민 11월 결혼 예정’이라는 기사가 나가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여자친구의 몸 상태에 문제가 생긴 것도 그때부터”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보였다.
“보도가 나가고 며칠 뒤 아내가 하혈하다 조산을 했어요. 태아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는데…. 언론에 시달리기도 하고 제 걱정을 많이 해서 6,7개월 만에 나온 거예요. 소속사 측에서도 전혀 모르고 있던 일이 터지니까 난리가 났고, 양가 어머님들께도 많이 혼났죠. 먼저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고 나서 결혼 발표를 해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었으니까요. 그때 저희 관계를 처음 알게 된 양가 반대가 만만치 않았어요. 저희 집에서는 ‘여자가 나이가 많다’고, 처가에서는 ‘남자가 연예인이라 불안하다’면서 엄청 반대하셨죠.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 덕분에 반대 분위기가 수그러들었다는 거예요.”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 걱정에 사실 공개 미뤄
결혼설이 보도된 후에도 그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혼할 예정이라고는 말했지만 득남설에 대해 “득남이 아닌 득음(得音)을 했다”며 상황을 모면했다. 그는 “당시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생사를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상황이 좀 안정된 뒤에 알려드리려고 했죠. 다행히 이제는 아기가 많이 건강해져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예요. 결혼이 범죄도 아니고 축하 받아야 할 일인데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제가 고소영·장동건 커플처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요. 군대 생활 열심히 하고 와서 연애하고 결혼하는 건 축하 받아야 할 일인데 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는지 모르겠어요.”

아내에게 보컬 트레이닝 받으며 노래 연습

알고보니 이미 한 아이 아빠 노유민 결혼 미룬 속사정 고백




한 차례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가자 양가 분위기도 호전됐다. 여자친구가 몸조리를 끝낸 1월 초 양가 상견례를 했고, 지금은 2월20일로 잡힌 결혼식 준비에 분주하다. 그는 “아이 덕분에 그 기쁨이 2배가 됐다”면서 빙긋이 웃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미안하면서도 너무 기뻤어요. 이제 정말 우리 아이를 위해서 무대에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딸 이름 예쁘지 않아요? 제가 노아라고 지었는데. 맑게 자라라고 ‘맑을 아(雅)’자를 썼어요. ‘노아의 방주’로 알려진 그 노아인데, 제가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믿음 좋은 그분의 이름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본명이 노갑성이라 13년간 유민이란 예명으로 살다가 나중에 개명까지 했기 때문에 이름에 유난히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예전부터 아이들 이름을 생각해뒀는데 그중 하나가 노아예요. 첫째는 딸을 낳았으니까 둘째는 아들을 낳고 싶은데 이름은 벌써 노을이라고 지어놨어요(웃음).”
그는 자신을 쏙 빼닮은 노아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6년 공백을 깨고 가수로 복귀하는 것도 그런 노력 중 하나다. 16세이던 1997년 NRG의 막내로 데뷔한 노유민은 2005년까지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히 활동했지만 멤버들의 군 입대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국방부 소속 연예 병사로 근무하며 군 장병들이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열정이 되살아나 ‘가수가 천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 든 아이돌 출신 가수가 무대로 복귀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가수는 가수를 해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접어두고 자신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요즘 대세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제가 돌아갈 곳은 무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복귀를 알리는 과정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어요. 그러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들’에서 만득이 시리즈를 어설프게 했다가 시청자들에게 정말로 욕을 많이 먹었죠. 다행히 그 뒤로는 진짜 제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솔로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건 군 복무하며 만난 ‘싸이’의 도움이 컸다. “너 혼자 가수 해도 충분히 되겠다”는 그의 격려를 듣고 용기를 낸 노유민은 남다른 무대 장악력을 자랑하는 싸이가 국군 장병들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음반 작업에 돌입했다.
“3개월 동안 음반 작업을 했는데, NRG 그룹에 속해 있을 때보다 훨씬 힘들었어요. 그때는 사장님이 작곡가들에게 받은 곡을 선택하고, 그 노래를 멤버들이 파트별로 나눠 부르니까 편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곡 선택도, 노래도 저 혼자서 다 해야 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그는 코러스 경험이 많은 여자친구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톡톡히 받았다. “13년 차 가수가 겨우 이 정도밖에 못 부르느냐”는 핀잔을 듣자 오기가 발동했다.
“아내가 뭐든지 저보다 잘해요. 운전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데, 노래는 특히 더 잘해요. 제가 처음에 노래를 잘못 배워서 음도 정확히 못 내고 비음 소리도 많이 내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나쁜 버릇을 고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발음을 정확히 내려고 책을 큰 소리로 읽기도 했고요. 가수 김범수씨가 가사 전달력이나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그분의 노래를 들으면서 열심히 공부했죠.”
앨범 타이틀곡인 ‘이지송’은 이런 여자친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탄생한 곡. 이 노래는 NRG 특유의 유쾌하면서 빠른 비트가 담겨 있어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이처럼 자신의 색깔을 내면서도 NRG 성격을 버리지 않은 건 “언젠가 다시 NRG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의 앨범 발매 소식을 듣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든든한 파트너인 아내와 함께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만들 계획이다.

알고보니 이미 한 아이 아빠 노유민 결혼 미룬 속사정 고백


이토록 그가 애지중지하는 아내를 만난 건 지난 2002년. 당시 그는 NRG 중국 콘서트 현장에서 코러스 가수로 참여한 귀엽고 아담한 스타일의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유부녀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마음을 정리했는데, 우연히 2008년 군 복무 중 국군방송을 하면서 ‘운명의 여인’을 다시 만나게 됐다.
“반가운 마음에 ‘아이는 잘 크느냐’고 물었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그때 NRG 멤버인 명훈이 형이 싫어서 결혼했다고 일부러 거짓말을 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다행이다 싶었죠. 여전히 아내는 딱 제 이상형이었거든요.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아내가 저한테 ‘아기가 남자가 다 됐네’라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는 희망이 막 생기더라고요. 바가지 머리 한 아이가 스포츠머리 하고 군복 입고 나타나니까 남자답게 느껴졌나 봐요(웃음). 그래서 그 이후에는 보고 싶어서 틈날 때마다 전화했죠. 가수 활동하면서 번 돈을 다 어머니께 드리고 왔기 때문에 군인 월급으로는 돈이 부족해 콜렉트콜로 전화했는데도 다 받아주더라고요. 여자친구는 제가 이러다 말겠지 싶었대요(웃음).”

누나 호칭 버리고 “자기야”라 부르게 돼 기뻐
매주 한 차례씩 공연하며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가던 차 드디어 이들에게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녀의 생일날 싸이가 “오늘은 노유민을 쓰십시오”라면서 큐피드 화살을 자처해 둘의 사랑을 무르익게 해준 것이다.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도 노유민·이명천 커플에게는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된다.
“어떻게든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휴가를 냈어요. 여자친구가 장윤정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하고 있었거든요.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곤 선물을 준비했죠. 당시 일병 월급이 7만원이라 2만원으로 케이크를 사고, 커플 모자를 군인이라고 깎아서 1만원에 산 뒤, 밥값 4만원을 남겨둔 채 5시간을 덜덜 떨면서 기다리니까 공연이 끝나더라고요. 그러곤 그날 ‘누나를 정말 사랑하니까 전역하면 정말 잘해서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사귀어줘. 그렇지 않으면 나 미쳐버릴 것 같아’라고 고백했어요. 여자친구도 제 사랑을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호칭을 바로 ‘누나’에서 ‘자기야’로 바꿨죠(웃음).”
이후 여자친구가 주말마다 면회를 오면서 둘의 사랑은 더욱 깊어졌다.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늘 그랬던 것만은 아니다. 철없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어른들 앞에서 식사를 먼저 하거나 인사를 하지 않을 때도 그랬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백치미를 과장할 때는 “너무 계산하지 않고 행동하면 사람들이 업신여긴다”는 충고를 했다. 사람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제가 누나 친구한테 ‘얼굴이 너무 말라서 늙어 보인다’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그분이 충격을 받았는지 그 뒤에 보톡스를 맞고 나오셨어요. 결과적으로 더 예뻐지긴 했지만 그 뒤로 여자친구가 ‘여자들은 그런 말에 쉽게 충격받는다’며 앞으로는 절대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요즘에는 조심하고 있어요(웃음).”
이렇듯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아내를 만난 덕에 그는 앞으로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17세 때부터 어머니, 형, 남동생을 부양하며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해왔기에 부담감보다 자신감이 앞선다고 한다.
“이제는 한 아이를 키워야 하고, 한 여자를 지켜야 하니까 더 남자답게 살아야죠. 결혼해 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남들처럼 예쁜 가정 꾸려가고 싶어요. 가수로서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더 잘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부담은 안 가질래요. 원래 걱정을 안 하고 잘 풀리겠거니 생각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잖아요(웃음).”

장소협찬·쥬빌리 쇼콜라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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