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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가 궁금하다

‘역전의 여왕’ 재벌 2세 박시후가 그려내는 ‘꼬픈남’의 매력

“허술하지만 순발력과 재치 넘치는 극 중 용식, 사실저도 부러워요”

글·이혜민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2011. 01. 18

대세는 ‘차도남’이라지만 ‘꼬픈남’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꼬드기고 싶은 남자’로 등장하는 박시후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은 것. 극 중 연상 이혼녀를 사랑하는 그가 생각하는 사랑관 & 촬영기.

‘역전의 여왕’ 재벌 2세 박시후가 그려내는 ‘꼬픈남’의 매력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를 통해 ‘서변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박시후(33). 그가 이번에는 ‘꼬픈남’(꼬드기고 싶은 남자)에 도전한다.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어설픈 재벌 2세 구용식으로 출연 중인 그가 “나 꼬픈남이다”라고 말하며 윙크를 날리면서 유행된 이 말은 이제 박시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인터뷰 시작부터 자신을 ‘꼬픈남’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그는 이 애칭에 애착을 갖고 있다.
“저도 처음에 대본으로 ‘꼬픈남’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너무 재미있었어요. 발음하기도 재미있잖아요. 그러다 이제는 이 명칭으로 기사도 써주시고, 이렇게 많이 불러주시니까 진짜 ‘꼬픈남’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제 자신에게도 이런 별명은 큰 이익이란 생각이 들거든요(웃음). 많이 허술하고 엉뚱하지만 팀원들을 끔찍이 챙기고 황태희(김남주)를 아끼는 ‘꼬픈남’ 구용식을 연기하게 돼 즐겁습니다(웃음).”
박시후는 구용식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고 했다. 얼핏 봐도 “평소에는 낯을 많이 가리고 굉장히 차분해서 신중하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라는 그와 장난끼 많은 구용식이 쉽게 매치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오래된 친구들과 있을 때 장난꾸러기처럼 행동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라면서 극 중에서 보이는 용식이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실제 자신의 숨겨진 모습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런 점을 제외하곤 용식이와 박시후와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용식이는 순발력과 재치를 가지고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많이 부럽죠. 반면에 전 용식이처럼 허술하지도 않고요. 어찌 됐든 그동안 멋있는 재벌 연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망가지기 위해서 노력 중이에요(웃음). 비서랑 얘기할 때는 동네 이장 스타일로 소리도 지르고 농담도 하죠. 제가 용식이처럼 왕자병에 걸린 건 물론 아니고요. 실제로 제 자신의 모습이 조금은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왕자병까지 걸린 건 아니거든요(웃음). 그런데 요즘에는 용식이처럼 생각하고 느끼려고 하기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점점 왕자병에 걸린 것 같기도 해요. 같이 일하는 코디네이터나 매니저가 변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작품 끝나고는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와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웃음).”

연상 이혼녀와의 사랑 가능하다 생각해
어쩌면 그에게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로맨스를 연기하는 것이 더 어려울 듯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상대역은 연상녀이자 유부녀이기 때문이다. 그로서는 상대적으로 미혼 간의 사랑을 그린 ‘검사 프린세스’가 연기하는 데 한결 수월했을 것 같다.
“극 초반에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유부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을 지키면서 연기해야 했어요. 그러다 차츰차츰 관계가 발전하고 지금은 황태희가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찍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펴려고 틈만 나면 노력하고 있죠(웃음). 요즘에는 관계를 진척시키기 위해서 작가 선생님과 남주 누나랑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누나가 자고 있을 때 내가 몰래 뽀뽀하면 어떨까’ ‘내가 누나한테 키스를 하면 나를 때리겠지’ 같은 농담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데 반영될지는 모르겠네요. 그동안 키스할 것 같다가 못하고 끝나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 조만간 진한 키스신이 나오지 않을까요?(웃음)”
재벌 2세 미혼남과 연상인 이혼녀와의 사랑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터. 그런데도 그는 “용식이와 황태희가 연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그는 “러브신을 기대한다”는 희망까지 내비친다.

‘역전의 여왕’ 재벌 2세 박시후가 그려내는 ‘꼬픈남’의 매력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검사 프린세스’에는 로맨틱한 신들이 많았거든요. ‘역전의 여왕’에서도 기회가 되면 황태희 누나랑 달콤한 신을 많이 찍으면 좋겠어요. 남주 누나가 실제로 애교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극 중에서 자제하셔서 아쉽더라고요(웃음). ‘내조의 여왕’ 때도 그런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하니 이번에도 그렇지 않겠어요?(웃음)”
물론 이를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황태희를 사로잡을 자신만의 계획을 갖고 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깔끔하면서도 댄디한 스타일로 그녀를 공략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극 중에서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검사 프린세스’할 때 보여드린 모습이 비현실적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가능한 좋은 모습을 다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이번에도 선글라스 또는 행커치프를 활용하거나, 단추 두 개를 푼다거나 해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웃음).” 춤 또한 그의 매력지수를 높이는 요인이다. 얼마 전 국내외 팬미팅에서 왈츠, 힙합댄스를 선보인 그는 “워낙 개인기가 없었는데, 춤은 한두 달 연습하면 자세가 나온다기에 연습하게 됐을 뿐”이라고 겸손해했지만 ‘역전의 여왕’을 통해 공개된 그의 댄스 실력은 수준급이다. ‘내조의 여왕’에 이어 ‘역전의 여왕’을 집필하고 있는 박지은 작가가 태봉이에게 노래 부를 기회를 준 데 이어 용식이에게 춤 실력을 공개할 무대를 준 셈이다.
“촬영 전날에 대본을 받았는데, 직장 동료들하고 같이 춤을 추는 신이 있는 거예요. 작가님이 인터넷 검색을 하시다가 그래도 저한테는 노래보다 춤이 낫겠다 싶으셨나 봐요. 다른 걸 준비할 시간이 되지 않아서 팬미팅 때 선보인 춤을 활용하자 싶었죠. 많이 잊긴 했지만 그래도 배운 춤을 보여드리는 게 낫겠더라고요. 극 중에 등장한 백댄서들도 급하게 섭외했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네요(웃음).”
댄스 장면이 화제가 된 것은 그의 탄탄한 복근이 공개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운동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평소 웨이크보드, 스노보드, 수영을 즐기는데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한다고. 10여 년 전 극단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면서 낮에 헬스 트레이너로 일했을 정도의 실력이다.
옛 이야기가 나오자 박시후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광고 모델인 아버지 손을 잡고 극장에 드나들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20대 초반부터 연극무대에 뛰어들어 수차례 오디션을 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스물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뒤늦게 데뷔했다고 한다.



무명 시절 낮에는 헬스 트레이너, 밤에는 연극배우로 활동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 제가 속옷 모델로 활동했을 때 사진이 올라왔더라고요. 예전에 이 사진이 공개됐다면 민망하고 부끄러웠을 텐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런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리어 지금은 그 사진을 보면 위로가 되던걸요(웃음).”
그가 현실에 충실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하루에 1, 2시간밖에 못 자는 강행군 속에서도, 추운 겨울에 물속에 빠지는 촬영을 하면서도 긍정적일 수 있는 건 이날을 오래전부터 기다린 까닭이다.
“남는 게 체력밖에 없어서 그런지 한강 신 촬영하면서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대본을 보며 ‘오 과장이 물에 빠지네. 태희 누나도 물에 빠지는구나’ 하면서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용식이가 나타나서 구해준다는 설명이 있더라고요. ‘추운 겨울에 이걸 어떻게 찍지’ 싶어서 앞이 캄캄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힘들어서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아마 이 장면이 ‘역전의 여왕’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웃음).”

장안의 화제는 역시 그와 비서 강호와의 호흡. 일반적인 상사와 비서의 관계와는 달리 비서가 상사인 박시후를 괴롭히는데 늘상 붙어 다녀서 ‘껌딱지 커플’이라고 불린다. 박시후는 작가에게 따로 “강호와의 호흡이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청을 할 정도로 이 관계에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강호하고도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대본에는 안 나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애드리브를 많이 하기도 하는데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시니까 좋더라고요. 강호가 가니까 제가 ‘같이 가~’ 하면서 따라가는 신도 그렇고, 제가 강호를 한 대 때리려고 하니까 강호가 막는 장면도 원래는 대본에 없었는데 둘이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만든 거예요. 이러다 저희 둘이 ‘베스트 커플상’ 받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내조 잘하는 김남주가 이상형

‘역전의 여왕’ 재벌 2세 박시후가 그려내는 ‘꼬픈남’의 매력


이번 작품에 몰입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진심으로 감동받았기 때문일까. 그는 이 작품을 하면서 이상형을 만났다고 한다. 그동안 ‘가문의 영광’ ‘검사 프린세스’에서 미모의 여배우 윤정희, 김소연과 호흡을 맞췄지만 그의 이상형은 다름아닌 김남주라고.
“저는 내조 잘하는 여자가 좋아요. 촬영을 하면서 남주 누나를 지켜봤는데, 정말 승우 형한테 잘하더라고요. 승우 형도 응원차 방문도 해주시고 회식 자리도 만들어주시는데 그렇게 서로 위하면서 사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현장에서 일해보니까 남주 누나는 정말 사귀자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있어요. 차가우면서도 털털하고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귀엽거든요. 만나고는 싶지만 이미 결혼한 분이니 아쉬워할 따름이죠, 뭐(웃음).”
“결혼은 앞으로 2년 뒤에 하고 싶다”는 그는 일단 여자친구부터 사귀고 싶다고 했다. 상대는 연상녀도 괜찮다고. “유부녀라면 자제해야겠지만 사랑한다면 이혼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연애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정말 잘해줄 자신이 있거든요. 전 로맨틱한 걸 좋아해요. 여자친구랑 평상시에 밥 먹으러 갈 때도 예쁜 데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요. 분위기 있는 펜션에 가서 촛불 하나 켜놓고 고백도 하고 와인도 마시고 싶고, 괜찮으면 노천욕도 하고 싶어요. 물론 수영복 입고요(웃음). 여행을 정말로 좋아하니까 여행도 같이 다니고 싶죠. 전날 밤에 여행 가고 싶어 뒤척이다가 그다음 날에 갑자기 떠나는 스타일인데, 얼마 전에는 무작정 짐을 싸서 혼자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을 끝낸 뒤에도 여행을 가고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산토리니 섬에 꼭 가보고 싶네요.”
‘역전의 여왕’을 통해 예전의 반듯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코믹 연기가 되는 배우”란 평을 듣게 된 박시후. 그는 배우로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에는 시트콤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간 멋있는 남자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느와르를 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뱀파이어도 좋을 것 같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오래도록 매력을 어필하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웃음).”
하지만 당장의 숙제는 ‘역전의 여왕’이라는 작품의 이름대로 드라마의 인기 순위를 역전시켜 드라마를 성공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태희 누나가 이혼을 했으니까 저랑 합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는 그가 펼쳐낼 당당한 사랑 이야기가 시청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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