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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이진우·이응경 부부 뇌출혈 완치 사연 고백

“시련 후 더욱 단단해진 부부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소박한 삶”

글·김유림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카페 유(02-546-4745) ■ 의상협찬·가드브로(신세계 강남점) 앤클라인뉴욕 더셔츠스튜디오 스타일멤버스 ■ 코디네이터·배영윤

입력 2010.11.16 09:58:00

뇌출혈을 앓은 지 5개월. 아무리 회복됐다 해도 몸 어딘가는 부자연스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올 봄 갑작스레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은 이진우는 의사도 ‘기적’이라 할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경기도 팔당 전원주택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이진우·이응경 부부의 소박한 행복 스토리.
이진우·이응경 부부 뇌출혈 완치 사연 고백


이진우(42)·이응경(44) 부부를 만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터뷰 요청을 할 때마다 “다음에 하겠다”며 미루더니, 올 봄부터는 건강상의 이유를 대며 또 다시 인터뷰를 고사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기자는 ‘이진우가 중병에 걸렸다’는 소문을 접하기도 했는데, 이진우에게 소문의 진상을 직접 물어보니 사실인즉 지난 5월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뇌출혈로 인한 후유증도 전혀 없다고 했다. 조심스레 다시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처음에는 “아직은 매체를 통해 알리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결국 한 달 뒤 아내 이응경과 함께 인터뷰 장소에 나왔다.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건네며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뇌출혈을 앓았던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건강해보였다. 남편의 손을 잡고 카페로 들어오는 이응경의 표정 또한 밝았다. 두 사람은 사진촬영 중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는 등 인터뷰 내내 다정한 모습이었다. 또한 이들은 서로를 “자기야”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이들의 사랑 저변에는 두 사람을 강하게 묶고 있는 깊은 신앙심이 깔려있다. 이진우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기적처럼 깨어난 이후 두 사람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수술자국 볼 때마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대전 중문교회에서 간증을 할 때였는데 갑자기 어지럽고 구토 증상을 느꼈어요. 가까스로 간증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와 인근 병원을 찾았죠. 최근 몇 달간 드라마 촬영에 교회활동까지, 너무 무리해서 그러려니 하고 그날 밤을 병원에서 보냈어요. 서울로 올라와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MRI며 CT촬영을 하더니 ‘뇌출혈’이라고 하는 거예요. 저나 집사람이나 깜짝 놀랐죠.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수술이 끝난 뒤 의사의 첫 마디가 ‘기적입니다’였어요. 뇌출혈이라는 게 말 그대로 뇌에서 핏줄이 터져 흘러내리는 건데, 제 경우는 피가 굳어 있어서 그 덩어리를 살짝 떼어내기만 하면 됐던 거예요. 덕분에 수술 시간도 보통은 네다섯 시간이 걸린다는데 저는 1시간50분 만에 끝났어요. 의사 말이 피가 자연스럽게 굳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을 뿐더러 뇌출혈이 시작되고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건 ‘기적’이라고 하더라고요.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되거나 언어장애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아무런 후유증이 없거든요. 분명 하나님이 지켜주신 거라 생각해요.”
그가 수술 후 5일 만에 퇴원하자 주위 사람들도 놀랐다고 한다. 심지어 퇴원 준비를 하는 그에게 옆방 간호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디 가세요”하고 물었을 정도. 현재 KBS 드라마 ‘산넘어 남촌에는’에 출연 중인 그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촬영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뇌수술을 받고도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 처음 그가 쓰러졌을 때부터 남편 옆에 있었던 이응경은 “이번 일을 겪고 큰 산 하나를 넘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만약 신앙이 없었다면 병원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거예요. 유난히 겁이 많은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신기하리만큼 아무 일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가족들에게도 연락 안하고 담담하게 기도만 하고 있었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니 새삼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겠더라고요.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꽉 붙들고 계시다는 확신도 들었어요. 그 일 이후 하루하루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오래전부터 짧은 머리를 고수해오고 있는 이진우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통해 머리에 난 수술자국을 볼 때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한다.

어둡고 불행했던 아내의 과거 감싸주고 싶어

이진우·이응경 부부 뇌출혈 완치 사연 고백




각자 한 번의 아픔을 겪고 만난 두 사람은 지금껏 큰 소리 한번 내지 않았을 정도로 서로를 아끼고 위하며 살고 있다. 이응경의 딸 지혜양(25)이 “엄마는 결혼 후 아기가 됐다”고 놀릴 만큼 이응경은 남편에게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소한 것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늘 나를 배려하려 애쓰는 남편이 고맙다” 말했다. 그러자 이진우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뭐든 잘해주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허 웃었다. 사실 두 사람은 결혼 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응경이 전남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는 등 남모를 마음고생이 있었다. 특히 이응경은 첫 결혼생활에서 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전 남편에게 심한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것. 그럼에도 이혼 후 지금까지 과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이응경은 최근 전국 교회를 돌며 간증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있다. 이진우는 그런 아내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내를 더욱 감싸고 보호해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이혼하게 됐을 때, 그 사실만으로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원래 속마음을 잘 털어놓는 성격이 못돼 이혼 전까지 주위사람들은 제가 어떻게 사는 줄 몰랐을 거예요. 메이크업 해주던 언니만 빼고요. 하루가 멀다 하고 얼굴이며 몸 전체에 멍이 들었으니까…. 13년의 세월은 고통 그 자체였어요. 삶이 우울하니 우울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고, 그저 침묵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남자에게 사랑받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하는 걸 느꼈죠. 언제나 저를 든든하게 감싸주는 남편이 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이진우는 딸에게도 더 없이 좋은 아빠다. 행복해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뻐하는 지혜양은 올 초 자신의 성을 이씨로 바꿨다고 한다. 본인이 원해서 선택한 일이었다. 또 이진우는 지난번 뇌수술을 받았을 때 병실로 달려와 펑펑 우는 딸의 모습을 보고 무척 감동받았다고 한다.
“제 걱정을 하는 모습이 정말 예뻤어요. 아내한테 들으니까 지혜가 울면서 제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을 거라고 했대요(웃음).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지혜가 ‘아빠, 두 딸 키우시느라 힘드시죠?’하고 카드를 썼더라고요. 어려서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딸이 못내 안쓰럽고, 이제부터라도 제가 아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고 싶어요.”
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도 함께 살다보면 서로의 허물이 보이기 마련이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불만이 전혀 없다고 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이 채워주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것. 이진우는 “성격이 급한 나와 달리 아내는 차분하고 섬세해 실수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살면 살수록 느끼는 것이 아내는 정말 착하다는 거예요. 아내한테 ‘아기같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이에요. 처음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아내의 외모보다 더 예쁜 마음에 반해서예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마음이 더욱 커지니 더욱 사랑스러울 수 밖에요(웃음).”
남편의 극찬에 이응경의 입 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던 그는 “남편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과도 같다”고 말했다.
“요즘도 문득문득 ‘우리가 어떻게 부부가 됐지?’하는 생각이 들어요.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들 정도로 행복하거든요. 예전의 어두운 옷을 벗어던지고 밝고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기분이에요. 지난번 남편이 아팠을 때는 처음으로 남편이 아들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지금껏 저만 남편에게 보호를 받았다면 이제는 저도 남편을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진우·이응경 부부 뇌출혈 완치 사연 고백

전원에 살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있다는 두 사람은 “명품보다 소중한 것은 감사하며 사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3년째 경기도 남양주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사계절을 몸소 느끼며 자연을 배우고 있다.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낙엽이 지는 자연의 이치를 직접 체험하면서 그 동안 숨죽어 있던 감성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기분이라고 한다. 넓은 텃밭에는 오이·가지·고추·호박·파·시금치·양배추· 파프리카·감자 등 온갖 채소가 자라고, 밤이면 까만 밤하늘에 무수히 떠 있는 별들을 보면서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올해는 오이가 기가 막히게 잘 자랐어요. 사실 사람이 하는 건 특별한 게 없어요. 처음에 물만 잘 주면 그 뒤로는 자연이 알아서 다 가꿔주거든요. 하루가 다르게 풍성해지는 텃밭을 보면 햇볕이 얼마나 감사한지, 비가 내리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되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보면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고요. 겨울이 되면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데, 어떻게 알고 동네 새들이 다 모여들어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새들 사이에도 서열이 있더라고요. 덩치가 큰 새들 순으로 와서 먹이를 먹거든요. 결국 작은 참새는 마지막에 와서 남은 모이를 먹어요.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웃음).”
손재주가 좋은 이진우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원두막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전기톱 등 각종 공구를 갖추게 됐고, 지금은 목공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온 가족이 원두막 평상에 둘러앉아 식사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이응경은 소소한 집안일까지 다 알아서 챙기는 남편 덕분에 손이 많이 가는 전원생활이지만 불편할 게 없다고 말했다.
“못질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세세한 것까지 다 신경을 써줘요. 청소는 물론이고 눈에 보이는 일은 알아서 하거든요. 배려심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아요. 어쩔 때는 그런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넘어갈 때가 있어서 나중에 생각해보면 미안할 때도 있어요. 그래도 늘 고마워한다는 걸 남편도 알 거예요(웃음).”
이응경은 남편의 뇌수술 후 더욱 건강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직접 가꾼 채소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고, 집에서 담근 된장을 연하게 풀어 된장국을 끓이는 식이다. 고기도 비교적 기름기가 적은 닭고기나 흰살생선을 요리하고,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울 때는 현미죽에 우유를 먹기도 한다. 이진우는 결혼 후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술과 담배를 끊고 지금까지 철저하게 금주, 금연을 지켜오고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두 사람의 삶도 소박해졌다고 한다. 특히 이응경은 명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촬영이 없는 날에는 화장도 하지 않는다고. 그는 “자연주의 삶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명품으로 치장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명품으로 치장한다고 해서, 화장으로 얼굴을 가린다고 해서 영혼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찾고,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사는 게 진짜 행복이죠. 연기자로서의 강박관념도 예전만큼 크지 않아요. 결혼하고 살이 많이 쪘는데, 이제는 그 역시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아요. 다이어트가 필요하면 ‘조금 덜 먹고, 운동하면 되지’ 하고 편하게 마음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얼마 전부터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끊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죠.”
11월 중순 방영 예정인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 순정’으로 1년여 만에 연기에 복귀하는 이응경은 역할의 비중을 떠나, 연기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정상을 꿈꿨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지금처럼 편안한 위치가 좋아요. 무엇보다 연기자는 선택받는 직업이잖아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다보면 좋은 기회도 찾아오는 것 같아요. 연기는 직업일 뿐, 삶 전체는 아니기 때문에 큰 욕심을 부리면 안 될 것 같아요.”
올 초 신학대학에 입학한 이진우는 연기자 외에도 목회자로서의 길도 염두에 두는 듯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작은 일에 감사하며 모범가정을 꾸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성동아 2010년 11월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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