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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활 사나이 조인성 군 생활 첫 공개

글 김명희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공군본부 제공

2010. 04. 15

지난해 4월 공군에 자원입대한 조인성. 만인의 연인인 그의 군 생활은 어떨까. 병무 홍보대사로 선정되던 날, 모처럼 군부대 밖으로 나온 조인성을 만났다. 그는 군복이 아주 잘 어울리는, 멋진 남자였다.

바른 생활 사나이 조인성 군 생활 첫 공개


조인성(29)을 만난 날은 마침 2월2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 경기가 열리던 날이었다. 김연아가 150.06이라는 사상 초유의 점수로 경기를 마친 직후 조인성과 마주 앉았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다음 순서인,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경기에 쏠렸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옆방에선 마오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탄성과 환호가 흘러나왔다. 경기를 보고 싶지 않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군 복무 중 사적으로 TV를 시청하는 게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괜히 사람들 눈에 띄어 군 생활 편하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읽혔다.
조인성은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잘 아는 듯했다. 톱스타로서의 삶과, 군인의 삶은 극과 극이다. 톱스타로서 조인성은 일거수일투족이 세간의 관심 대상이다. 세상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해도 조인성이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군에서는 늘 울타리가 돼주던 소속사나 매니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조직생활의 위계에 자신을 맞춰야 하고 그렇다 보니 모든 행동에 제약이 따른다.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처음으로 여성지 인터뷰에 나선 것도 병무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그는 병무청 병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조인성의 모범적인 군 생활을 보며 젊은이들 사이에 병역의무 자진이행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는 것이 박종달 병무청장의 설명. 이에 조인성은 “달라진 병무행정을 널리 알리고 건강한 병역문화를 정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복이 잘 어울리는 남자 중의 남자
조인성은 지난해 4월 공군에 자원입대, 6주간의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5월 공군 작전사령부 군악대에 배치됐다. 인터뷰 당시 일등병이던 그는 “상병이 되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보다 더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3월6일 상병 계급장을 달았다. 입대 전보다 다소 마른 듯했지만 군복이 썩 잘 어울렸고 맑고 선한 눈빛도 그대로였다. 군악대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전직’ 톱스타였지만 군인은 군인이었다. ‘다나까’로 끝나는 말투에서는 군인다운 기백이 느껴졌다. 기름지고 단 음식을 먹고 싶은 것도 여느 군인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남자는 군대에 다녀와야 진짜 남자가 된다고 하던데…”라고 인사를 건네자 그는 “원래도 남자였습니다!”라며 웃었다.

- 공군에 지원한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라고 하던데.
“아버님이 공군 하사 출신이시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막연히 공군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입대를 앞두고 군 복무를 하면서도 저의 재능과 특기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다양하고 전문화된 특기가 있는 공군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직접 복무해보니 생각하던 것보다 더 멋진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입대할 때 아버지가 어떤 조언을 하셨나. 면회는 자주 오시나.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 몸 다치지 말고 열심히 복무하라고 하셨습니다. 면회는 자주 오시지 않습니다.”
- 아무래도 어머니는 걱정이 많으실 텐데.
“어려서부터 자식들을 품 안에 두려고 하는 분이 아니라 제 동생(그는 2남 중의 장남이다. 조인성의 동생은 육군 의장대 출신이다) 때도 그랬고, 저도 산뜻하게 보내주셨습니다. 혹시 걱정을 하신다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현재 공군 군악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각종 군악 연주회의 진행과 멋진 군악대원들을 소개하는 사회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군대 내부 행사가 대부분이지만 대민행사도 있는데 그런 곳에 가면 다들 알아보고 좋아해주십니다. 저로 인해 군을 가깝게 인식할 수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바른 생활 사나이 조인성 군 생활 첫 공개

군 복무 중인 조인성은 여유시간에 독서를 하거나 밴드 연습을 하며 동료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린다.





- 군 복무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훈련소에 있던 기간입니다. 특히 화생방 훈련이 힘들었습니다. 또 군사이론평가가 있기 때문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원하는 곳에 배치 받으려면 제법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 사회에서는 톱스타였다. 하루아침에 평범한 군인이 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훈련소에 있던 기간이 연예인에서 군인으로 신분 전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달았고,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제대하고 나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다나까’ 말투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훈련소에서 익숙하게끔 (말투를) 바꿔줍니다(웃음).”

배우로서 쌓은 공든 탑, 군 생활 하는 동안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믿어

바른 생활 사나이 조인성 군 생활 첫 공개


남자들이 군 복무를 앞두고 가장 갈등하는 부분은 사회와의 단절이다. 많은 것을 이루고 가진 사람일수록 그러한 것들을 뒤로하고 군에 입대하는 부담이 클 터. 하지만 조인성은 “군 복무를 한다고 해도 사회에서 쌓은 것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조인성의 확신은 성실히 한발 한발 내디디며 살아온 이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사실 조인성은 반짝 스타가 아니다. 98년 모델로 데뷔, 10년 넘도록 성실하게 배우 경력을 쌓았다. 처음에는 잘생긴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그에 안주하지 않고 꽃미남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부단히 노력했다. 드라마 ‘학교’ ‘피아노’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 영화 ‘비열한 거리’ ‘쌍화점’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배역을 맡아 그 속에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데뷔 초 한 드라마에 출연한 그를 보고 “조인성이라는 배우는 왜 그렇게 못하니? 침은 왜 튀기니? 도올 김용옥보다 많이 튀기더라”고 했던 선배 배우 윤여정도 이후 ‘비열한 거리’ ‘쌍화점’ 등에서 조인성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윤여정은 “그 발언 이후 몇 차례 조인성을 만났는데 굉장히 잘 생기고, 열심히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나중에 조인성이 나를 두고 ‘그 선배는 왜 그렇게 연기를 못한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 인기 절정에서 군에 입대했는데, 불안감은 없었나.
“25개월 할 만하다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의무니까 가야 하고, 그게 부담스럽진 않았습니다. 10년 이상 열심히 해온 공든 탑이 군대 생활 2년 때문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고, 배우는 어차피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 시간에 군대 가서 군 복무를 하고 돌아오는 편이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말로만 듣던 군 생활과 실제 군생활의 다른 점은.
“입대 전에는 막연하게 군이라는 절제되어 있는 환경 안에서 불합리한 상황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입대해보니 임무분담제와 으뜸병사 제도를 통해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병영생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습니다. 100% 민주적이고 자유롭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른 생활 사나이 조인성 군 생활 첫 공개


- 군 생활 중 재미있거나 보람 있었던 순간은.
“많은 행사와 격오지 위문공연을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게 기억에 남습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는 할 수 없던 시장 구경도 했고, 수송기를 처음 탔을 때는 ‘내가 공군이구나’ 라는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또 군인 신분으로 공연을 다니기 때문에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된 곳의 아름다운 절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음악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악기 소리만 들으면 어떤 악기인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배우고 싶었던 기타도 배우고 색소폰도 불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사회에 나가 배우 생활을 할 때 접목시키면, 감성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 팬레터·위문편지는 종종 받는지.
“명절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 많이 받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중국·홍콩·대만 등에서 팬들이 보내준 위문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노력 없이 좋은 결과 없다고 믿기에 나 자신을 더 단련할 생각”
지난해 8월 공군사진팀 블로그에는 조인성에 대한 글과 그를 지켜본 동료들의 평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조인성은 기타와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고, 동료들과 어울려 농구도 했다. 공군전투비행단 사진팀 관계자는 조인성에 대해 “평소 알려진 대로 성품이 착하고 모범적인 병사다. 내무실 생활뿐만 아니라 군악대 연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틈틈이 기타를 배우는데 실력도 초보 이상이다. 그는 너무나 멋있는 군인이다”라고 밝혔다.
조인성은 최근 제대가 가장 기다려지는 스타를 묻는 앙케트에서 압도적으로 1위에 선정됐다. 그의 전역 날짜는 2011년 5월4일. 꽤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그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어디에 있든, 조인성은 조인성이다. 진실하게 살겠다는 삶의 자세는 어느 공간에 머물고 있든 언제나 유효한 것이다. 그가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대중 앞에 서는 날, 맑고 선한 눈은 인생과 세상을 담을 정도로 더 깊어져 있을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 ‘제대가 기다려지는 군 입대 스타 1위’에 선정됐다. 제대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평소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제대 후에는 더 많이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여러 작품에서 자의식 강한 역할을 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오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역할에 연연하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었습니다. 쉽게 가는 길이 무엇인지 알면 그렇게 할 텐데, 그 길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노력 없이 좋은 결과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면 금방 들통나기 때문에 생각 많이 하고 책도 열심히 읽고 음악도 다양하게 들으며 저 자신을 단련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군 생활이 큰 도움 됩니다.”
- 제대 후 연예계 복귀 계획은.
“(연예계 복귀는)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게 타이밍을 잘 잡아야겠지만, 저 자신에게도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하기에 서두르지도 않을 생각입니다.”
- 입대를 앞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사자가 처한 상황과 두려움은 어느 누구도 그 사람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병역의 의무를 회피하고 기피하여 나 자신을 속이고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병역의 의무를 다해서 나 자신에게 떳떳한 것이 참다운 인간의 모습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후배들에게 한 가지 조언한다면 대한민국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그 외에도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기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 자신을 계발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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