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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Job & Career①

“처음 3개월간 월수 1백만원 보장, 그 다음은 개인 수완에 달려 있어요”

지원에서 교육, 그리고 수입까지 ‘학습지 방문 교사’ 되기 완전 가이드

글 이설 기자 사진 홍중식 기자

2009. 03. 13

취업을 생각하는 주부 상당수가 학습지 교사를 먼저 떠올린다. 낮은 입사 문턱과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무환경. 가사와 일을 병행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 학습지 교사의 업무는 어떨까.

“처음 3개월간 월수 1백만원 보장,              그 다음은 개인 수완에 달려 있어요”

“의성어와 의태어는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로 읽어주세요.” “아이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숫자를 외우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지난 2월10일 오전 10시 경기도 부천시 구몬학습 소사지국. ‘빨간펜 선생님’으로 유명한 구몬학습 교사 20여 명이 교실에 둘러앉았다. 학습지 교사는 출퇴근 개념 없이 방문 수업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 적게는 1주일에 2회, 많게는 5회까지 사무실로 나가 교수법을 공유하고 교재를 챙긴다.
교실을 빙 둘러보니 남자교사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30~40대 여성. 10년 전만 해도 갓 대학을 졸업한 미혼 여교사가 많았는데 점차 주부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오늘 동행하기로 한 교사 정지은씨(34)는 10년 전 미혼으로 입사해 현재 아이 둘을 둔 주부교사가 됐다.
“출산휴가 2년을 제외하고 꼬박 8년을 일했어요.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꼭 맞아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죠. 오전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아이들을 돌보는 데 무리도 없고요.”
다른 직종에 비해 학습지 교사의 취업문은 넓은 편이다. 전공제한도 경력제한도 없다. 공식적인 나이제한은 없지만 남자 35세·여자 40세의 ‘보이지 않는’ 제한은 있다. 구몬학습은 매달 채용공고를 내는데, 서류·필기·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교사수가 부족해 합격이 쉬운 편이라고 한다.
“필기시험은 영어·수학 과목의 기초 실력을 물어요. 대부분 미리 나눠준 자료집에서 출제돼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본사와 지국 간부가 참석하는 면접은 일에 대한 의지와 태도 위주로 평가하고요. 입사 지원으로부터 5일~2주면 합격이 결정됩니다.”
합격한 뒤에는 바로 4박5일간 합숙 교육과 5일간 출퇴근 교육이 이어진다. 이 10일간의 정식교육이 끝나면 해당 지국으로 흩어져 약 2개월간 출퇴근 교육과 실무를 병행하게 된다. 오전에는 사무실에서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기존 교사에게 인수인계를 받거나 다른 교사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교육은 한마디로 기본교육과 동행실습 기간으로 나뉘어요. 과목별 수업 요령, 학부모와 상담하는 법, 월급체계 등 업무 전반에 대한 것을 배우게 되죠. 학습지 교사는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이에요. 그래서 정식교육이 끝난 뒤에는 해당 지국의 관리를 받게 되죠.”
월급은 시작단계에서 인수받는 과목수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입사 후 첫 3개월 동안은 월 1백만원을 기본으로 보장한다. 본인의 수업 수수료가 1백만원 이상이면 그만큼의 돈을 받게 되지만, 그에 못 미쳐도 1백만원이 나오는 것이다. 구몬은 첫 달에 교통비 조로 지원금 30만원도 함께 제공한다.
주 3~5일 근무, 스케줄 조정은 지국 상황에 따라야
오후 1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에 맞춰 교사들의 업무도 시작된다. 현재 정씨가 가르치는 학생은 대략 50명. 주말을 제외한 주중 5일간 오후 1시부터 8, 9시까지 일한다.
“업무시간과 스케줄은 교사마다 달라요. 저는 170~180과목을 맡고 있어요. 한 아이가 여러 과목을 받아보기도 하고 형제가 함께 수업하는 집도 많아 학생수는 대략 50명 정도 됩니다. 1주일에 5일 일하니 하루에 열 집 정도 방문하는 거죠.”

“처음 3개월간 월수 1백만원 보장,              그 다음은 개인 수완에 달려 있어요”

보통 학습지 교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칙은 그렇다. 하지만 교사에 비해 학생수가 넘치거나 지국이 실적을 독려하기에 사실상 자유로운 시간 선택은 힘들다. 또 회사에서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주 5일 근무를 권장한다고 한다. 고학년인 아이들의 시간에 맞추다 보면 밤 10시에 스케줄이 잡히기도 한다.
오늘 정씨가 방문할 집은 아파트 3개 동에 몰려 있다. 그가 사는 아파트와 멀지 않은 곳이다. 구역 배정은 거주지를 우선으로 고려한다. 그래서 교사 대부분은 동네 근처에서 일하게 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파트 입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정호와 딱 마주쳤다. 4학년인 정호는 영어·수학·일본어·국어 4과목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이날은 일본어와 국어를 공부하는 날. 우리말인 국어를 제쳐두더라도 일본어는 어떻게 가르치는 걸까.
“국·영·수, 과학, 일본어, 중국어 …. 그 많은 과목을 어떻게 다 가르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해요. 학습지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확인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에요. 일본어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만 알고 중국어는 성조와 기본문법만 아는 수준이지만, 가르치는 데 무리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그리고 아이의 진도에 맞춰 그때그때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몰라서 못 가르치는 일은 없어요.”
정호와 책상에 앉아 20분간 수업을 마친 뒤 옆동 5세 태호네로 이동했다. 보통 한 집에 머무는 시간은 30분~1시간. 과목수와 아이들 수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스케줄이 빡빡한 날은 그보다 일찍 수업을 마치기도 한다.
과목수와 수수료율에 따라 월급 천차만별

교사들 이름 위로 들쭉날쭉 솟은 짧고 긴 막대기. 소사지국 사무실에 발을 내디딘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실적표였다. 학습지 교사는 영업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직군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정씨는 “보통 수준으로 따라가도 무리가 없어 영업스트레스가 크지 않다”고 했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닐 터. 교사들이 영업 압박을 받는 배경은 월급체계와 관련이 있다.
“학습지 교사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일한 만큼의 수수료를 받아요. 과목당 37~55%의 수수료가 곧 월급인 셈이죠. 1과목의 가격은 약 3만2천원이고 수수료율은 경력·실적에 따라 달라져요. 170~180과목에 현재 수수료율이 55%인 저는 월 약 3백만원, 1년에 약 3천7백만원 정도를 버는 셈이죠. 매달 중순 전체금액을 입금하면 말일에 55%를 되돌려줘요.”
구몬에서 밝힌 교사 1인당 평균 과목수는 150과목, 평균 수수료율은 44%. 이에 따르면 평균 연봉은 약 2천5백34만원이 나온다. 월급을 결정하는 수수료는 최초 37%에서 출발해 보조수수료에 따라 매달 바뀐다. 보조수수료는 크게 기간과 실적 수수료로 구성된다. 기간수수료는 6개월마다 1%씩 가산돼 장기근무를 우대하고, 실적수수료는 약 20과목을 확장할 때마다 1%씩 붙어 실적수당인 셈이다.
학습지 교사는 교사와 영업사원을 넘나들고 있었다. 학습지 교사를 희망한다면 우선 이 점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0년 차 학습지 교사 정지은씨는 “오전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주부가 일하기에 적합한 직업”이라고 말한다.

학습지 교사의 업무시간은 주 3~5일. 원하면 주말에도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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