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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제의 결혼

열네 살 연하 대학교수와 웨딩마치 울린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글·김명희 기자 / 사진제공·STUDIO Kai

2008. 11. 18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이 열네 살 연하의 신동욱 교수와 약혼 1년 반 만에 화촉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언니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동생 지만씨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걸 많이 아쉬워하면서 “걱정하는 만큼 잘 살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남다른 러브스토리 & 결혼식 현장 스케치.

열네 살 연하 대학교수와 웨딩마치 울린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차녀인 육영재단 박근령 이사장(54)이 지난 10월13일 14세 연하 신동욱씨(40·백석문화대 교수)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지난해 2월 약혼식을 올린 이후 1년 반 만이다.
결혼식 직전 만난 박 이사장은 전통 한복을 입고 면사포를 쓴 수줍은 신부의 모습이었다. 한복은 박 이사장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를 존경하는 한복연구가 박술녀씨가 그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박 이사장은 “서양의 아름다운 드레스도 좋지만, 생전에 한복을 즐겨 입으신 어머니의 모습이 좋았고 우리 전통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따라 고인이 된 부모 생각이 많이 나는 듯 “결혼을 결심하면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 일부종사하지 못해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82년 한 차례 결혼 경험이 있으나 곧 결별했다.
이날 결혼식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박 이사장의 언니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동생 지만씨의 참석 여부. 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박 이사장은 “언니, 동생과 한자리에 서지 못해 하객들께 죄송하다”며 여러 차례 울먹였다.
“나이 차 때문에, 저라도 제 동생이 이런 결혼을 한다면 말렸을 거예요. 매형 될 사람이 너무 어려 동생에게 많이 미안해요. 언니나 동생도 많이 참석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비록 이 자리에 오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축하해줄 거라고 믿어요.”
신 교수는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유명 대학도 나오지 못하고, 가난해서 죄송하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연 뒤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첫 결혼에 실패한 신 교수에게는 자녀가 둘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저를 이해해줄 거라고 믿어요.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랍니다.”

“서로 많이 좋아해 결혼 결심, 열심히 살면 언니와 동생도 우리 결혼 인정해줄 거라 믿어요”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신 교수가 육영재단 자문을 맡으면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뚝심과 추진력 있는 신 교수의 모습에서 아버지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고, 신 교수는 박 이사장의 소탈한 면에 감동받았다고. 이후 두 사람은 산책·등산 등을 하며 사랑을 키웠고 지난해 2월에는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한 가운데 서울 관악산에서 산상 약혼식을 올렸다. 지난 5월부터는 청약저축에도 가입하는 등 그동안 차근차근 결혼준비를 해왔다.
열네 살 연하 대학교수와 웨딩마치 울린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열네 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박근령 이사장 부부. 박 이사장은 남편 신동욱 교수의 조언으로 선글라스를 벗었다.


“제 눈에는 박 이사장님이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예쁜 여인으로 보입니다. 오늘 결혼식장에 올 때도 시장에서 산 1만원짜리 낡은 비닐구두를 신고, 5천원짜리 벨트를 매고 왔습니다. 몸에 걸친 것을 다 합해도 3만원이 넘지 않을 겁니다. 얼마 전에도 도봉산 등산을 마치고 오다가 지하철역에 있는 옷가게에서 한 벌에 3천원짜리 옷을 사드렸더니 아이처럼 좋아하시더라고요.”
박 이사장은 신 교수의 권유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이다시피 하던 선글라스를 벗었다고 한다.
“이사장님께서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안구가 돌출돼 그걸 가리려고 오랫동안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셨어요. 그런데 제가 벗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선글라스를 쓰면 사치스럽고 거리감 있어 보이는데 그건 당신의 본모습이 아니다’라고요.”
이런 신 교수와의 만남이 “숙명으로 여겨진다”는 박 이사장은 “앞으로 열심히 살면 언니와 동생이 우리를 인정해줄 것”이라고 말했으며 신 교수도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서로 오누이처럼 존경하고 많이 좋아하고 있다. 이 마음 영원히 변치 않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약혼을 발표한 후 일부에서는 신 교수가 정치적 야심 때문에 박 이사장을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그 얘기를 들고 가슴이 아팠다. 나는 박 이사장을 만나기 전부터 한나라당 중앙당 전국위원으로 활동했다. 공당의 당원이 된다는 것은 당연히 정치적 야망이 있다는 얘기다. 새삼스럽게 결혼과 정치를 연관짓지 않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의 주례는 고 육영수 여사와 친분이 있는 혜자스님이 서고 사회는 개그맨 권영찬이 맡았다. 두 사람은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들에게 기증했다. 결혼식 다음날 두 사람은 3박4일 일정으로 남해안의 한 한적한 마을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신접살림은 몇 년 전 동생 지만씨가 박 이사장을 위해 마련해준 전셋집에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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