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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동희 기자의 베스트셀러 산책

‘로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마지막 강의’…

진행·서지혜‘인턴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 소품협찬·코즈니(이대점 02-3424-5467)

2008. 09. 08

죽음을 통해 삶을 이해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죽음 앞의 삶’을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젊은 아버지의 자서전, 대재앙 후 참혹한 세상 속을 아이와 함께 걸어가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담은 소설, 우리 문단의 거목이던 고 박경리 선생의 유고 시집 등이 ‘지금 이 순간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로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마지막 강의’…



“할 일의 목록은 없었다. 그 자체로 섭리가 되는 날. 시간. 나중은 없다. 지금이 나중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워 마음에 꼭 간직하고 있는 것들은 고통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슬픔과 재 속에서의 탄생. 남자는 잠든 소년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한테는 네가 있는 거야.”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코맥 매카시의 ‘로드’(문학동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상길을 아이와 함께 걸어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원인 모를 대재앙이 닥친 후 인류 대다수는 멸절하고, 지구는 곡물이 자라지 않는 땅으로 바뀝니다. 생존자들은 재앙이 오기 전에 만들어진 통조림 등으로 연명하지만 그조차 구하기 어렵게 되자 사람을 사냥해 인육을 먹는 자들이 나타납니다. 배고픔과 추위, 약탈자들에게 쫓기며 떠도는 삶은 죽음보다 더 힘들게 느껴지지만 아버지가 끝내 굴복하지 않고 고통의 여정을 계속하는 건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각혈을 하며, 언젠가 아이를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순간을 예감하면서 아이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소설 속 아버지의 모습에선 환갑이 넘어 늦둥이 아들을 본 저자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온통 잿빛인 세상에 이따금씩 나타나는 빨간 코카콜라 깡통, 노란 장난감 트럭의 이미지도 뭉클한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울립니다.
이별을 준비하는 또 다른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지금 내 아이들은 너무 어리다. 딜런은 이제 막 여섯 살이 되었다. 로건은 세 살이다. 클로이는 겨우 십팔 개월이다. 나는 아이들이 내가 누구이고 내가 어떤 것들을 믿어왔으며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모든 여정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로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마지막 강의’…

“나는 죽어가고 있지만 재미있게 살고 있다. 앞으로 나는 남은 하루하루를 계속해서 재미있게 살 것이다. 나란 사람은 원래 그렇다. 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A.A. 밀른이 창조한 ‘곰돌이 푸’에 등장하는 티거와 이요르 덕분이다. 나는 재미를 좇는 티거인가, 아니면 엉덩이가 무거운 이요르인가? 우리는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 한쪽을 골라라.”
‘마지막 강의’(살림)는 지난 7월25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미국 대학교수 랜디 포시가 지난해 9월 자신이 근무하던 대학을 떠나며 남긴 마지막 강의 내용과 그 뒷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말기암 환자에 대한 선입견을 떨쳐내듯 명랑한 태도로‘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는 법’에 대해 들려주는 그의 동영상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감동의 물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대화를 나누기엔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 옮고 그름과, 살면서 부딪치게 될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에 대해 가르쳐주기 위해 강의를 영상에 담았다고 말합니다. 화가라면 그림을, 음악가라면 작곡을 했겠지만 자신은 교수이므로 강의를 남겼다고 하네요. 그의 홈페이지(http://download.srv.cs.cmu.edu/~pausch)에 들르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하루하루를 충실하고 ‘즐겁게’ 살아간 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후함으로 하여/삶이 풍성해지고/인색함으로 하여/삶이 궁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생명들은 어쨌거나/서로 나누며 소통하게 돼 있다/그렇게 아니하는 존재는/
길가에 굴러 있는/한낱 돌멩이와 다를 바 없다”
-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사람의 됨됨이’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마로니에북스)는 고 박경리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 ‘현대문학’에 기고한 세 편의 시와 미발표 유고시를 엮은 책입니다. 시집 갈피마다 ‘대문 밖에서는 늘 짐승들이 으르렁거리던’ 시절을 치열하게 보낸 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하신 선생의 만년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선생의 젊은 시절과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 30여 컷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정이현씨의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는 2006년 발표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드라마로 방영돼 다시 주목받은 소설입니다.
“내 곁에 다가왔다 떠난 이들이 나에게서 무엇을 읽고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건 단 한 가지. 그들이 기억하고 있을 그 어떤 나의 얼굴도 오롯한 오은수는 아니라는 것. 완전한 오은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여기, 맵고 달콤하고 뜨겁고 말캉한 떡을 묵묵히 씹어 삼키고 있는 나의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진지하게 뛰고 있다.”
서른한 살 미혼 여성의 일과 연애, 우정, 결혼에 대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맛있는 떡볶이처럼 달콤하고 쫄깃하게 펼쳐집니다.
실용서 분야에서는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청림출판)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방송인 현영씨의 톡톡 튀는 말투가 묻어나는 재테크 입문서입니다. 펀드는 프라이빗 뱅커에게, 보험은 보험설계사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돼 있어 쉽게 읽힙니다. 우량보험사 판별법, 은행 거래 노하우, 자신에게 맞는 펀드 고르는 법, 재테크 포트폴리오 짜는 법 등 생활 속 재테크 정보가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8월 첫째 주, 종합
1 하악하악(이외수, 해냄출판사, 1만2천8백원)
2 로드(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1만1천원)
3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 살림, 1만2천원)
4 개밥바라기 별(황석영, 문학동네, 1만원)
5 시크릿(론다 번, 살림Biz, 1만2천원)
6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 오픈하우스, 1만원)
7 설득의 심리학 2(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북스, 1만2천원)
8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김혜남, 갤리온, 1만2천원)
9 구해줘(기욤 뮈소, 밝은세상, 9천8백원)
10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박경리, 마로니에북스, 9천원)
11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문학과지성사, 1만원)
12 해커스 뉴토익 Reading(데이빗 조, 해커스어학연구소, 1만8천8백원)
13 완득이(김려령, 창비, 9천5백원)
14 해커스 뉴토익 Listening(데이빗 조, 해커스어학연구소, 1만8천8백원)
15 그래도 계속 가라(조셉 M. 마셜, 조화로운삶, 9천8백원)
16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 호세이니, 열림원, 1만2천원)
17 렘브란트의 유령(폴 크리스토퍼, 중앙북스, 1만원)
18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부키, 1만4천원)
19 해커스 뉴토익 보카(데이빗 조, 해커스어학연구소, 1만2천9백원)
20 즐거운 나의 집(공지영, 푸른숲, 9천8백원)
21 꿈꾸는 다락방(이지성, 국일미디어, 1만1천원)
22 ENGLISH RESTART BASIC(I.A.리차드, 뉴런, 9천원)
23 10미터만 더 뛰어봐(김영식, 중앙북스, 1만2천원)
24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북스, 1만2천원)
25 지식 e SEASON(EBS 지식채널 e, 북하우스, 1만2천8백원)
26 허영만 꼴 1(허영만, 위즈덤하우스, 9천8백원)
27 무지개원리:스마트버전(차동엽, 위즈앤비즈, 1만원)
28 멕시코에서 보물찾기(곰돌이CO, 아이세움, 8천5백원)
29 ENGLISH RESTART ADVANCED 1 (I.A.리차드, 뉴런, 1만원)
30 메이플 스토리(송도수, 서울문화사, 8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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