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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꼭 끊어야만 하는 이유 & 효과적인 금연방법’

‘금연 전도사’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장이 들려주는~

기획·구가인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7.03.16 17:28:00

담배로 인한 사망자수 하루 1백34명. 폐암 등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전 국립암센터 원장인 서울대 의대 박재갑 교수가 금연 전도사로 나섰다. “건강하게 살려면 담배부터 끊으라”고 경고하는 박 교수에게 담배와 암의 상관관계 & 효과적인 금연방법에 대해 들었다.
‘담배를 꼭 끊어야만 하는 이유 & 효과적인 금연방법’

“담배는 독극물입니다. 흡연은 폐암은 물론 후두암, 식도암, 위암 등 여러 암이 발생하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그 해악을 정확히 알면 담배를 멀리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서울대 의과대학 박재갑 교수(59)는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국립암센터 원장을 지내면서 흡연과 암의 상관관계를 알리며 전국적으로 금연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힘써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세계 금연의 날 세계보건기구(WHO) 공로상을 수상한 그는 여전히 강의와 수술을 병행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학교, 병원, 기업 등을 방문해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강연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2005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모든 암 발생의 주된 원인 중 29.8%는 흡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폐암은 78.3%, 식도암은 86.1%, 후두암은 59.5%, 방광암은 50.2%, 췌장암은 37.8%, 위암은 36.1%가 흡연이 원인이다. 또 심장병과 같이 심장 혈관질환으로 인해 숨지는 경우도 사망 원인의 20%가 흡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5분씩 수명이 단축되며 하루 한 갑씩 1년을 피우면 한 달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페놀의 양은 지난 91년 일어난 ‘낙동강 페놀 무단 방류사건’ 당시 낙동강 물 10ℓ에 들어 있었던 만큼의 페놀양과 같습니다. 담배 한 개피를 피우는 게 페놀에 오염된 낙동강물 50컵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것과 다름없는 거죠.”
이 밖에도 담배에는 독약으로 쓰이는 비소를 비롯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벤젠, 청산가리 등 69종의 발암성 물질과 4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 심장병, 당뇨병 등 무려 5천여 가지의 질병에 더 쉽게 노출된다. 특히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15~64배나 높고 후두암에 걸릴 위험은 6~16배가 높다.
이와 더불어 박 교수는 흡연이 성기능과 생식기능을 저하시켜 가정의 평화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한다.
“30, 40대 남성 흡연자의 발기부전율은 비흡연자에 비해 2배나 높습니다. 하루에 1갑씩 담배를 필 경우 매년 3%씩 남성의 성기능이 감소한다고 보면 됩니다. 청소년기부터 흡연을 시작해 20년 정도 됐다면 남성기능이 60%는 줄어든 셈이죠.”
흡연으로 동맥혈관이 좁아져 동맥을 통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 때문에 발기부전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것. 박 교수는 여성 흡연의 경우 생식기능을 망가뜨려 “불임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면서 심각성을 경고했다. 더불어 그는 배우자로 인한 간접흡연의 폐해도 심각하다는 말을 덧붙인다.
“흡연자 남편을 둔 아내의 폐암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해요. 여러모로 담배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백해무익합니다. 운이 좋아 담배를 피우고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아주 특이한 경우고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다면 담배를 끊어야 해요. 자신의 건강을 운에 맡기고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혼자만의 의지로 금연하기 힘들 경우 니코틴 대체제나 금연 클리닉을 이용
‘담배를 꼭 끊어야만 하는 이유 & 효과적인 금연방법’

박 교수는 특히 애연가들의 경우 담배에 함유된 중독성 강한 성분인 니코틴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무조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보다는 일시적으로 니코틴의 양은 유지하면서 담배를 끊는 금연약물요법을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약물요법은 크게 니코틴 패치와 껌, 부프로피온 약물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니코틴 패치는 몸에 붙이는 금연파스입니다. 패치를 붙이면 피부를 통해 니코틴이 흡수되기 때문에 니코틴 중단으로 인한 금단 증상이 크게 줄어들고 금연 성공률이 2배 이상 높아집니다. 하루에 담배를 10개비 이상 피우는 흡연자나 과거 금연 시도에서 금단 증상이 심했던 사람의 경우, 이를 이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니코틴 패치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금연을 결심한 날부터 아침마다 가슴이나 팔에 매일 한 장씩 붙인다. 계속 붙이고 있으면 피부에 발진이 생길 수 있으므로 1주일에 한 번씩 팔다리 등을 돌아가며 6~8주간 매일 붙이는 것이 좋다.
박 교수의 경우 담배를 끊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니코틴 껌을 추천하고 있다.
“하루 25개비 미만의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는 2mg짜리 껌을 사용하고, 25개비 이상을 피우는 경우에는 4mg짜리 껌을 사용합니다. 약처럼 복용하는 기한이 정해진 게 아니라 담배가 생각날 때 은단처럼 니코틴 껌을 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1~2시간 간격으로 한 개씩 규칙적으로 씹어야 효과가 큰데, 처음 껌을 씹을 때 나오는 맛이 사라질 때까지 30분 정도 씹는 것이 좋습니다. 단 껌을 씹을 때는 니코틴 흡수를 방해하는 커피, 주스 등 산성음료는 피해야 합니다.”
이 밖에 부프로피온 약물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부프로피온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받은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금연약으로 니코닌 껌이나 패치 등 대체제와 함께 사용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금연클리닉을 이용하는 것도 금단현상을 극복하고 금연에 대한 의지를 유지시켜주는 길이다. 전국에 있는 금연클리닉에서는 개인별로 적합한 금연방법을 상담해주고, 그에 맞는 약물을 제공한다. 때문에 혼자 금연을 시도할 때보다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박재갑 교수는 이런 모든 금연 시도와 더불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또다시 담배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금연을 시도했다가 술자리나 주변의 유혹에 빠져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먼저 자신의 결심을 모두에게 알리고 협조를 당부해야 합니다. 또 평소 잡곡밥을 먹고, 많이 웃고, 유산소 운동이나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자신의 건강에 투자해야 잃었던 건강을 회복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수 있죠.”
인터뷰 말미, 박 교수는 지난 2002년 폐암으로 사망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코미디 황제로 불리며 전 국민에게 웃음을 주었던 이주일씨도 결국은 담배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폐암 투병 중 제 손을 붙잡고 ‘담배의 해악을 전국에 알려서 저처럼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말하던 모습을 보면서 금연운동에 대한 결심을 더욱 단단히 했습니다.”
금연 전도사, 박재갑 교수의 희망은 한 가지다. 담배로 인해 초래되는 질병이나 죽음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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