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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terior

작가 이지성과 당구 선수 차유람 부부의 나무집

EDITOR 강현숙 기자

2018. 07. 09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 씨와 당구 선수 차유람 씨 부부가 파주에 나무로 집을 지었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집이다.

1 이지성 작가가 정성 들여 가꾼 정원은 딸 한나의 자연학습장이다. 

2 나무 향기 가득한 계단은 종종 딸아이의 놀이터가 된다. 계단 옆의 문은 정원으로 이어진다. 


3 화이트 외관이 깔끔한 단독주택 전경. 얼마 전에는 자신의 건축 스토리를 정리한 책 

  ‘부부의 집짓기’를 냈다.

최근 라돈에 의한 피폭 위험이 있는 매트리스가 문제가 되면서 건강한 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등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이지성 작가는 오래전부터 건강한 집에 대한 구상을 많이 했다고 한다. 당구 선수이자 방송인인 아내 차유람 씨와 타운하우스에서 전세로 신접살림을 시작한 그는 춥고 다소 불편했던 타운하우스 생활을 접고,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살면 살수록 건강해지는 친환경 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우선 발품 팔아 알게 된 정보로 LH토지주택공사의 파주 교하 땅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뒤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갔다. 이 작가가 가장 먼저 결심한 일은 쓰레기 시멘트와 방사능 시멘트를 절대 쓰지 않겠다는 것. 당시 우리나라 시멘트의 문제에 관해 기술한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을 읽고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친환경적이면서 단열이 뛰어난 목조주택의 매력을 알게 됐고, 나무 향기 가득한 에코 하우스를 꿈꿨다. 

시멘트 사용을 최소화한 목조주택으로 완성된 이 작가의 집은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 1층, 집필실과 부부 방·아이 방이 있는 2층, 다락으로 구성돼 있다. 흔히 선택하는 캐나다산 나무는 공장식으로 생산되는 느낌이라 독일산 나무를 사용했으며, 약 6백 그루의 나무가 들어갔다. 집 자체가 하나의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바닥 공사 등에 들어가는 시멘트는 일반 제품보다 30% 정도 비싼 친환경 시멘트를 선택했다. 또한 환경운동가들에 따르면 시멘트보다 더 위험한 것이 레미콘을 돌릴 때 넣는 화학물질인 혼화제라고 한다. 번거롭지만 레미콘을 쓰지 않고 인력으로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비비는 고전적인 방법을 취했다. 



1층에 방을 만들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다. 암석 지대인 우리나라는 지형 특성상 땅에서 라돈이 많이 나오는데, 새로 집을 지으면 1층에 온갖 화학물질과 유해 물질이 모인다. 또한 2층이나 3층에서 생기는 유해 물질은 아래로 내려간다고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귀찮더라도 건강을 위해 오랜 시간 수면을 취하는 방은 2층에 꾸몄다. 

건축 초기 신생아였던 딸 한나가 벌써 4살이 됐고, 둘째도 곧 태어날 예정이다. ‘건강’을 콘셉트로 집을 지은 덕분인지 아이는 나무 향기 가득한 집에서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 특히 층간소음 걱정 없이 온 집 안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자연학습장이 되어주는 정원에서 옆집 고양이와 노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소소한 행복이 건강한 집이라는 점을 느낀다고. 

‘집 짓다가 뒷목 잡고 쓰러지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이 작가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완공 후에도 자신이 집의 관리사무소가 돼야 해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족만의 에코 하우스에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찾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1 이지성 작가의 집필실. 층고가 높고 원목 책장을 벽 가득 설치해 도서관에 온 듯하다. 
  커다란 창이 나무집의 포인트. 

2 이지성 작가의 집필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책을 자연스럽게 쌓아놓았다. 

  복도 옆에는 데크가 있어 아이와 별을 구경한다.

3 지붕 모양대로 만들어 가운데로 갈수록 높아지는 구조의 다락. 
  부부에게는 아늑한 작업실이자, 아이에게는 뛰어 놀 수 있는 아지트로 쓰인다. 

4 원목 싱크대와 식탁이 고급스러운 부엌. 

5 집 안 곳곳에 노출되어 있는 나무 기둥과 원목 마감 덕분에 목조주택 특유의 온화하고 

  훈훈한 기운을 매일 느낄 수 있다.

사진 홍태식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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